• 브라질 인민들의 저항
    "축구보다 교육·건강이 더 중요"
        2013년 06월 26일 06: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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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권당인 ‘노동자당’과 전임 노동자 출신의 대통령 ‘룰라’의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브라질에서 연일 대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벌어져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7일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반대하면서 시작된 시위는 점자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17일 수십만명에서 20일에는 200만명에 육박하는 숫자가 전국적으로 시위에 참여했다. 시위 과정에서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중앙노동자연맹(CUT) 등 주요 노동조합들이 다음달 파업을 벌이겠다고 밝히고 ‘땅없는 농업노동자 운동’(MST)도 이에 참여하겠다고 하여 진정 기미가 안보이고 있다.

    브라질 대중시위의 출발 당시에는 대중교통 요금 인상 반대와 시위에 대한 경찰의 폭력진압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정치권의 부정부패, 높은 세금과 생활 비용, 낮은 공공서비스 질, 치안에 대한 분노가 더해지면서 강한 정치적 성격을 띠면서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내년 브라질 월드컵,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대한 120억 달러에 이르는 투자규모를 보면서 “우리는 축구보다 교육·건강이 더 중요하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사회경제적 민주주의’에 대한 대중적 요구인 셈이다.

    이에 대해 18일 호세프 대통령은 시위대의 주장을 수용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19일 상파울루와 리오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안을 철회했다.

    또한 더 나아가 21일 호세프 대통령은 교육과 의료정책 등에서 공공서비스 질과 양을 확대하겠다는 일련의 개혁정책을 발표했다. 대중교통 요금 문제에서 복지, 교육 등의 확산된 시위 이슈와 목소리에 대한 수용인 것이다.

    호세프 대통령은 “더 나은 국가를 위해 많은 사람이 투쟁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며 상점약탈 등 소수의 폭력적 행태에 대해서는 엄중 대응하겠다고 하면서도 시위대의 민주주의 요구를 옹호하기도 했다.

    또 24일에 그녀는 연방각료들과 27개 주지사와 26개 주도의 시장들이 모인 회의에서 전반적 정치개혁을 위한 ‘국민투표’를 제안했다. 이날 재정 개혁, 소외지역을 위한 외국인 의사 채용, 대중교통시스템 개선, 교육 투자 확대 등에 대해 수습방안을 제출하고 ‘반부패법’ 제정 필요성도 강조했다.

    브라질

    브라질 대중 시위의 한 장면

    이번 시위의 특징 중 하나가 중산층이 많이 참여했다는 점이다. 기존 브라질의 사회운동을 대표하는 ‘땅 없는 농업노동자’(MST)와 같은 반빈곤 성격보다는 노동자당 10년동안 경제성장과 생활개선을 통해 형성된 중산층의 목소리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생활 수준은 올랐지만 대중교통과 치안 등 국가의 공공서비스 시스템이 열악한 것에 대한 중산층의 반발이 강하다. <로이터>는 “이번 시위는 평균의 브라질인보다 부유하고 교육을 잘 받은 사람들 사이에서 나타난 (정부에 대한) 시끄러운 불만족의 신호”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산층들이 다수이지만 그들만의 시위가 아니라 노동자와 서민들도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의 목소리들은 ‘정치엘리트들의 부패, 높은 생활비, 낮은 질의 공공서비스, 정치권의 인권 무시’에 대한 불만과 비판이라는 점에서는 공통된다. 노동조합들과 MST의 시위 참여가 그것을 보여준다.

    시위대는 노동자당이나 호세프 대통령 등 특정 정치집단을 비판하는 것보다는 정치권 전반의 부실과 부패, 공공정책에서의 무능력과 무관심을 비판하고 있다. 시위의 조직된 주체도 뚜렷하지는 않다. 이는 19일 발표된 여론조사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가 55% 긍정 평가를 하고 부정평가는 13%인 것에서도 볼 수 있다.

    영국의 좌파 매체 <레드 페퍼 red pepper>의 매튜 리치먼드에 따르면 이번 시위의 핵심 측면 중 하나가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도시와 시민 생활에 미치는 효과이다.

    도시화의 팽창과 주택 투자 붐으로 투기꾼들은 큰 혜택을 얻지만 서민들은 급등하는 주택가격을 따라갈 수 없고, 1960년대 군사정권시절부터 시도했던 도시빈민가 철거정책이 실행될 것이라는 비판이 시위의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도시 시민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대형 스포츠 행사를 통해 교통비용은 급증하고 빈민가는 철거되고 공공병원과 학교는 재원이 없어 허덕이거나 과밀해질 것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월드컵을 잊어라, 보건과 교육에 돈을 투자하라”는 구호가 대표적이다.

    이 매체에 따르면 시위는 그래서 도시정책의 실패에 대해 리오데자네이루주의 세르지오 카브랄 주지사와 파에스 시장을 주로 비판하고 있다는 것이다. 브라질 연방체제에서는 보건, 교육, 치안, 대중교통에서 주지사와 시장의 권한이 크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덜한 편이지만, 호세프 대통령은 과거의 혁명적 경력에 비하면 자신의 권한을 ‘변화’를 위해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을 받고 있다. 그녀와 노동자당에 대해 점차 확산되는 환멸과 비판은 “우리에게는 당이 없다”는 구호에서 드러나기도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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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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