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노동운동의 전략적 투쟁과제
    단병호 울산 강연..."진보정당 바깥에 급진적 대중운동 없으면 정치는 현실에 끌려가"
        2013년 06월 17일 03: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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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낸 단병호 씨가 13일 울산을 찾아 ‘노동운동의 위기’에 대해 강의했다. 이번 강의는 현대자동차 현장조직 금속노동자민주연대(금속연대)에서 주최했다.

    “노동운동 어떻습니까” 단 전 위원장이 물었다. 여기저기서 탄식이 새나왔다.

    “노동운동이 위기라고 많은 이들이 얘기합니다. 저는 위기라는 말 정도로는 설명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운동은 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가장 심각한 상태입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비정규직 무기계약 전환, 정년 연장, 육아휴직 확대 등 노동운동이 쟁취해야 할 일들을 하고 있다”며 “노동운동은 필요없다는 노동운동 무용론이 제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

    그는 ‘전노협’ 이야기를 꺼냈다.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는 민주노총이 만들어지기 전 한국 노동운동의 중심이었고 그는 전노협 위원장도 지냈다.

    단 전 위원장은 전노협 조합원이 20만명에 불과했지만 조합원이 70만명인 민주노총보다 더 노동자 계급을 대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노협의 정신으로 ‘변혁지향성, 계급성, 투쟁성, 자주성, 연대성’을 꼽았다.

    그는 “민주노총은 더이상 노동자계급을 대표하지 못 한다”고 말했다. 우리 나라 전체 노동자 중 절반 정도가 비정규직인데 반해 민주노총 조합원 중 93%가 정규직이고, 7%만 비정규직이기 때문이다. 또 그는 “현재의 노동운동은 보수적”이라며 “여성, 환경 등 각종 사회적 의제들에 관심을 갖는 ‘사회변혁을 지향하는 사회적 노동운동’이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위기란 기존의 방식으로 문제를 풀 수 없는 것”이라며 “전환기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민주노총 산하의 17개 산업별 연맹을 제조업, 공공부문, 민간부문 등 3~4개 정도로 재편시키자고 주장했다. 또 민주노총은 노동조합들의 협의회로 바꿔 교육과 정책, 정치 등을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비정규직 문제를 풀기 위해 정규직이 앞장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비정규직을 조직하고 투쟁하게 만들기 위해 정규직이 인적, 재정적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것이 87년 노동자 대투쟁에 앞장섰던 이들의 마지막 임무”라고 말했다.

    그는 “전략적인 투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노협 시절에는 한국노총 반대 조직건설 투쟁단, 악법 철폐 등의 전략적 요구가, 이후에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산별노조 건설, 비정규직 철폐 등의 요구가 있었지만 언제부턴가 전략적 투쟁 과제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노동운동에 필요한 전략적 투쟁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을 들었다.

    그는 진보정당의 위기에 노동자들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노동자 정치의 상과 방침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진보정당 바깥에 급진적인 대중운동이 존재하지 않으면 정치는 현실로 끌려간다”며 “조급하게 가지 말아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노동당 탈당 이후 정치조직에 가입하지 않다가 얼마전 노동자정당추진회의에 가입했다. 그는 “양경규 전 공공연맹 위원장이 10년을 준비해 100년 둥지를 만들겠다는 말에 10년 동안 회비를 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추진회의가 현실에 함몰되는 듯한 우려가 있지만 처음의 뜻대로 가서 노동 중심의 진보적 대중정당을 만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현장에서는 민주노총이나 금속노조 위원장이 누구냐보다 바로 옆에 있는 현장 활동가들이 중요하다”며 “노동자의 머리로 생각하고 노동자의 가슴으로 느끼며 노동자답게 살라”고 주문했다.

    기사제휴=<울산저널> 기사 원문 링크

    필자소개
    <울산저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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