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장에 비판적 기사는 안돼"
    <가톨릭대학보> 주간교수에 의해 강제로 발행 중단돼
        2013년 06월 10일 06: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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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가톨릭대학 학보가 편집권을 둘러싼 갈등으로, 사상 처음으로 발행이 중단됐다. 특정 기사에 대한 학생 기자단과 주간 교수의 갈등과 편집권 문제, 더 명확하게는 대학총장에 대해 비판적인 학내 구성원(비상대책위)의 입장과 활동을 기사화하는 것을 둘러싼 갈등 때문이다.

    가톨릭대는 그 동안 박영식 총장의 연임 반대와 불신임 목소리가 높았다. 이 대학 교수협의회가 지난해 12월 초부터 박총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비상대책위를 꾸리고 실적 위주의 학사행정과 일방적인 대학 운영방식과 총장 선출 방식의 개선을 촉구해왔다.

    조돈문 비대위 공동위원장이자 교수협의회 회장은 이에 대해 <교수협의회 소식지>에서 “2011년 하반기 교수 의견조사에서 응답자의 91%가 박영식 총장이 구성원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했다고 밝히며, 이런 불통의 상황이 교수들이 비대위를 꾸리고 총장 연임을 반대한 배경이라고 말했다.

    학생 기자들이 박 총장에 대해 비판적인 이러한 비대위의 활동과 의견을 취재 보도하겠다고 하자 총장에 의해 임명된 주간교수가 신문 발행을 중단시킨 것이다.

    김윤주 편집국장에 의하면 “그동안 비대위 활동에 대해 학보에 한 번도 보도된 적이 없어서 이번 종강호에 관련 활동을 실으려고 한 것인데 한동훈 주간교수는 ‘비대위’라는 단어가 학보에 실려서는 안된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가톨릭대학의 한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제가 된 기사는 이미 시의성도 떨어지고 학내에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을 기획”이라는 것이 발행 중단의 배경이라고 해명했다. 이 교수는 “편집상의 이견 때문이고, 특정 주제와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비대위와 총장에 비판적인 특정 주제의 기사에 대한 것이 발행 중단의 핵심 사유라는 것이 대다수의 판단이다.

    이 같은 초유의 학보 발행 중단 사태에 대해 학보사 학생기자들은 주간교수 사퇴 등을 요구하며 서명작업 등 항의 활동을 하는 한편 호외를 발간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톨릭대학보 호외 1면

    카톨릭대학보 호외 1면

    조돈문 교수는 이에 대해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박영식 총장이 금년 3월 1일 새 임기를 시작하며 불통총장의 불명예를 씻기 위해 소통에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학내 소통의 핵심적 수단인 학보가 발행 중단된 사태는 여전히 소통과 의견수렴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며 “총장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싣지 못하게 하는 것은 학보가 자율성을 지닌 학내 언론 매체가 아니라 총장과 학교당국의 관보 ‘찌라시’이기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실 대학신문의 특정 기사와 편집권을 둘러싼 갈등은 가톨릭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작년 성균관대에서도 1인 시위를 한 시간강사의 기사를 둘러싸고 장기간 발행이 중단되었고, 2011년에는 건국대학 신문도 편집국장 해임과 발행 중단 사태가 있었다.

    또 사실상 대학의 총장 직선제가 임명제로 바뀌고, 올 상반기 학내 분규를 걷고 있는 대학이 수도권에만 10곳에 이르고 있는 등 대학사회의 민주화는 후퇴하고 과거의 권위주의, 일방주의로 돌아가는 퇴행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많은 이들이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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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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