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한과 거리 두나? 왜?
미중 정상회담과 남북당국회담...그 연관성과 의미
    2013년 06월 10일 05: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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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당국회담’ 12~13일 서울 개최 합의, 일부에서는 이견 존재

남북 양측은 10일 새벽 판문점에서 끝난 장관급 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접촉에서 이번에 열리는 회담의 공식 명칭을 ‘남북당국회담’으로 부르기로 했으며 12일부터 1박2일간 서울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남북 양측은 의제 일부와 회담 수석대표급과 관련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해 이날 각각 다른 내용의 발표문을 발표했다.

회담 의제와 관련해서 남측 발표문은 “회담에서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 금강산 관광 재개문제,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 문제 등 당면하게 긴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고, 북측 발표문은 개성공단 정상화, 금강산관광 재개, 흩어진 가족, 친척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 문제 외에 “6·15 및 7·4 발표일 공동기념문제, 민간 내왕과 접촉, 협력사업 추진 문제 등 북남관계에서 당면하고도 긴급한 문제들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이다.

회담 구성과 관련해서 대표단은 각기 5명의 대표로 구성하기로 한 것은 합의했으나, 수석대표와 관련해서는 남측 발표문은 “남측 수석대표는 남북문제를 책임지고 협의·해결할 수 있는 당국자로 하기로 하였다.”고 밝힌 반면, 북측 발표문은 “북측 단장은 상급 당국자로 하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류길재 통일부장관 대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의 회담을 남측이 희망한 데 반해, 북측이 곤란함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기존 남북 장관급회담처럼 남측의 통일부장관 대 북측의 내각참사가 수석대표가 되는 회담이 될지, 북측의 상대를 보며 남측도 격을 맞출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중 정상회담, “북의 핵보유 불인정, 핵무기 개발 불용” 합의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은 7~8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에서 가진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목소리를 같이 했다.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8일 언론 브리핑에서 “양국 정상은 북한이 비핵화 돼야한다는 목표,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 이행, 이를 이루기 위한 미·중의 협력과 대화 강화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도닐런은 “중국이 북한 문제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를 밝혔으며, 오바마 대통령도 북한 문제가 중국과 미국이 협력을 해나가는 핵심 분야라는 데 동의했다”고 말하면서 수차례에 걸쳐 ‘절대적 합의(absolute agreement)’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강조했다.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도 이날 기자들에게 “미·중 정상이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같은 입장과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해 미국 발표에 동조하기도 했다.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재개 전망은 오히려 불투명해짐

미·중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의 ‘원칙과 목표’에는 뜻을 같이했으나, 이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완전한 의견 일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양측의 발표에는 ‘지속적인 제재의 이행’ 외에 ‘대화’ 부분은 빠져 있다. 때문에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번 미·중 정상회담이 6자회담이나 북·미 대화 재개의 가능성을 열었다기 보다는 북한에 대해 비핵화와 관련한 명시적 의지를 밝히라고 요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미․중 정상회담 전에 북이 최룡해 특사를 방중시키는 등 그 나름의 노력을 전개했으나 중국이 북의 입장을 반영해 대화의 매개자로 적극적 역할을 수행하지 않고, 비핵화에 대한 명시적 의지를 천명할 것을 요구하는 미국 측의 입장에 오히려 동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2년 전 오바마-후진타오 회담 당시와 비교해 중국의 입장이 크게 달라진 것 아니냐고 보고, 그 함의와 배경 등을 분석하는 중이다.

정책적 함의로는 ‘부전’ ‘불란’ ‘비핵’이라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3원칙이 상대적으로 북한 체제의 안정을 앞세우고 비핵화의 문제를 부차화시켰다고 한다면, 이제 비핵화의 문제가 우선순위가 된 것으로 판단되는 것이다.

사실, 최룡해 특사의 방중 당시 시진핑 주석이 한반도 비핵화를 분명한 목표로 천명했기에 이번 합의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2009년 중국 공산당 외사영도소조에서 북한체제의 안정성을 중요시하며 북-중 우호관계에 힘을 싣고, 대북 제재와 압력보다는 대화를 통한 해결을 일관되게 강조하던 것과는 일정한 변화가 있는 것을 부정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시진핑 주석이 ‘신형 대국관계’ 설명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는 등, 미-중의 협력적 관계 형성에 초점을 두면서 북한과 북핵 문제를 주요한 협력의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보는 견해들이 있다. 그런데 이런 설명은 ‘사이버 보안’, ‘지적 재산권’,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등 해양 영토 분쟁에 대해서는 서로의 이견을 분명히 한 것에 비해, 하필 북핵 문제에 대한 합의가 높은 것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하는 약점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도닐런 보좌관이 8일 기자회견에서 양국 정상이 북한 의제에 대한 합의 배경과 관련,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다면 동북아 다른 나라들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 결과는 중국이 원하지 않는 방향이라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밝힌 것에서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일본이 급속히 우경화하고 있고 미국을 매개로 한-일 간 군사협력도 모색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핵보유를 적극적으로 막지 못할 경우 핵확산이나 미국 중심 동맹의 강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중국을 지렛대로 미국이 포함된 대화를 재개하면서도, 비핵화 문제는 명시적 언급을 회피하려던 움직임에 일정한 차질을 빚은 상황으로 보인다.

남북의 과제

(이번 미중 정상회담이) 당장 북이 원하는 최선의 결과는 아님이 분명하지만 미․중 정상회담 결과가 남북당국회담에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 속단하기는 힘들다.

일본, 중국에 이은 남한 당국과의 전격적 회담 시도가 미국으로 가는 환경 조성용이라고 할지라도, 아직 미국으로부터 대화 재개와 관련한 긍정적 신호가 없는 상황에서 북한 당국이 대화의 자세를 다시 일변하는 것은 너무 근시안적인 태도일 것이기 때문이다.

“조선은 경제발전, 민생개선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으며 이를 위해 평화로운 외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6자회담 등 각종 형식의 대화와 협상을 통해 관련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하기를 바란다.”는 최룡해 특사의 방중 당시의 언급이 현 시점에서의 전략에 대한 진심을 담고 있는 것이라면, 긴장의 중요한 한 축이자 경제발전과 민생개선을 위한 교류․협력의 주된 당사자인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한국 당국은 미․중 정상회담이 비핵화의 원칙을 분명히 하고 북이 당국간 회담에 나선 것에 대해 이는 자신들이 원칙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라고 자화자찬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 문제 해결의 주역으로서 과감히 나설 필요가 있다.

당장, 이번 당국회담에서 양자가 의제에 합의한 개성공단 정상화나 금강산 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 문제 등에 대한 구체적 합의뿐만 아니라, 6․15와 7․4 등 남북당국이 이미 합의한 선언, 성명 등을 공동으로 기념하고 이에 민간이 참여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입장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6․15의 경우 현실적으로 일자 등이 촉박해 여의치 않다고 할지라도 7․4의 경우 양측 수뇌의 부친과 할아버지가 주축이 된 것이고 북측도 그런 면을 고려해 전향적인 만큼 굳이 소극적 자세를 견지할 이유가 없다.

민간 참여 문제의 경우, 이제 당국 간 회담도 재개되는 상황에서 북이 ‘통민봉관’하려 한다는 주장도 명분이 없고, 굳이 민간 및 야당의 반발과 비판을 자초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및 이와 연동된 평화협정 체결 등 평화체제 형성 문제에 대해서 포괄적 목표와 병행 해결을 위한 대화의 원칙을 분명히 하고, 대화와 관련한 구체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쉬움이 크다.

그러나 이는 역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서 남과 북이 다시금 대화와 협력의 주도권을 쥐고 나아갈 기회가 주어진 것으로 판단할 수 있으며, 특히 한국 당국은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는 ‘을’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통찰하고, 남북 간 교류․협력의 재개뿐만 아니라, 비핵화는 물론 정전체제 60년의 비정상성을 극복할 일 주체로서 창조적 제안자, 능동적 매개자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필자소개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문제를 연구하는 정책가이며, 진보정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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