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9회 박종철인권상에
    '밀양 할아버지 할머니들' 선정
        2013년 06월 04일 05: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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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7년 민주항쟁 26주년을 맞이해 제9회 박종철인권상에 ‘밀양 할아버지, 할머니(밀양765kV송전탑 반대 4개면 주민대책위원회)’들이 선정됐다.

    (사)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의 박동호 심사위원장은 4일 이번 수상자를 밀양 주민들이라고 발표했다.

    “대부분 할아버지 할머니들로 구성된 “밀양 765kV송전탑반대 4개면주민대책위원회”가 정부당국과 한전의 일방적인 송전탑 강행에 맞서 지역주민의 삶의 터전과 생명권을 지켜내기 위해 결연히 투쟁함으로써 비록 ‘전문가협의체’ 활동기간 40일이라는 제한이 있지만 공사 강행을 잠정 중지키시고, 주민 참여 보장이라는 갈등해결의 새로운 장을 이끌어내는 등 민주주의와 인권 향상에 적극 기여했다“는 것이 수상의 이유이다.

    심사평에서도 사업회는 “밀양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박종철 열사의 부모님과 비슷한 연세의 어르신들입니다. 박종철 열사가 계셨더라면 할머니들의 탈의 시위 소식에 누구보다도 가슴 아파하며 누구보다도 먼저 달려가 할머니들의 벗은 몸에 담요라도 둘러 드렸을 것”이라며 “이 작은 상이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송전탑 반대 밀양대책위의 주민들(사진=박종철기념사업회)

    송전탑 반대 밀양대책위의 주민들(사진=박종철기념사업회)

    주민대책위원회는 소상 소감으로 “박종철 군의 고귀한 죽음이 있고 20년이 지나고 노년에 이른 저희들은 무참한 국가 폭력에 고통을 당하게 되었다”며 “한전의 수많은 거짓말과 이간질, 공사 현장에서 어르신들에게 욕을 하고, 모욕을 주고, 심지어 성폭력까지 당하고, 어르신 한 분이 분신 자결하는 일을 겪으며 우리는 왜 박종철 같은 청년이 죽어가야 했는지를 이해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다만 우리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저희들에게 이렇게 고귀한 상을 주시니 차마 부끄러워 받기가 꺼려진다”면서도 “그러나 저희들도 이 싸움을 통해 깨달은 바를 따라, 힘없고 약한 사람들이 투쟁하는 곳에 마음을 쓰게 되었고, 몇 군데 지지 방문도 다녀오기도 했다”며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싸우겠다고 밝혔다.

    박종철 인권상은 2003년 6월 이인영 전대협 초대의장이 첫 수상한 뒤로 윤기진-황선 부부, KTX여승무원 노조, 이시우 사진작가, 김진숙 민주노총부산본부 지도위원 등이 수상했다.

    이번 심사는 박동호 신부가 심사위원장을 맡고, 심사위원으로 김거성 목사,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 정도 스님, 조국 서울대 교수,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가 참여했다.

    시상식은 오는 7일 오전 10시 옛 남영동대공분실(현 경찰청인권보호센터) 7층 강당에서 진행한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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