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베스, 인민의 호민관? 독재자?
    [책소개] 『베네수엘라의 실험』(조돈문/ 후마니타스)
        2013년 05월 26일 09:45 오전

    Print Friendly

    2013년 5월 5일, 인민의 호민관이자, 빈민의 구제자로 칭송을 받았던,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포퓰리스트이자 독재자로 비난을 받았던 남미의 대표적인 정치인이었던 베네수엘라의 대통령 우고 차베스가 사망했다.

    1998년 56퍼센트가 넘는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된 이래, 남미 좌파 정치의 중심엔 늘 차베스가 있었으며,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과 더불어 신자유주의에 대한 남미식 대안 모델로서 그만큼 세계의 주목을 끈 이도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세상이 중남미, 특히 베네수엘라에 주목하는 것은 변혁적 실험에 대한 기대 때문일 것이다. 1990년대에 기대를 모으며 재집권한 유럽의 좌파 정당들은 붕괴된 소련과 동구권을 대체할 어떤 변혁적 모델도 보여 주지 못했으며, 외려 변혁적 지향을 상실한 채 제3의 길로 수렴하고 있었다.

    이런 정세에서 그가 새롭게 내건 21세기 사회주의 모델은 차베스의 집권과 함께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차베스에 대한 관심과 환호는 오래가지 않았다. 대통령의 임기 연장과 연임을 위한 개헌은 물론이고, 의회를 중심으로 한 대의 민주주의 원칙을 폐기하고 국가권력을 독점하고 있으며, 의미 있는 사회 변화 없이 사회적 약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시혜를 베풂으로써 온정주의적 관계를 형성해 대중의 지지를 매수한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대중주의로 규정된 독재자라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이처럼 차베스의 베네수엘라를 바라보는 양분되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그 대표적인 시각이 바로 차베스 정권의 성격을 둘러싼 ‘대중주의적 입장’과 ‘사회주의적 입장’이라 할 수 있다.

    즉, 한편에서는 차베스 정권을 집권 연장에만 연연하는 대중주의로 규정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차베스 정권을 진정한 사회변혁을 추구하는 사회주의로 규정한다.

    이러한 대조적 시각은 베네수엘라의 사회 변화와 동학을 분석하는 관점에서 비롯되었지만, 일련의 정권 전복 기도들과 함께 차베스 정권의 정치적 위기 상황이 심화되며 점차 반(反)차베스와 친차베스라는 정치적 입장과 결합하게 되었다.

    그 결과, 차베스 정권을 대중주의로 규정하는 세력 내에서는 차베스 정권의 성과가 폄하되는 반면, 차베스 정권을 사회주의로 규정하는 세력 내에서는 차베스 정권에 대한 비판적 평가가 억압되고 있다. 결국, 이성은 감성에 의해 구축되고, 차베스 정권의 성격과 성과에 대한 과학적 분석과 객관적 평가는 어렵게 되었다.

    베네수엘라의 실험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차베스 정권 실험의 변혁적 실체와 성과를 분석하며, 차베스 정권의 변혁 추진 전략의 동학과 결과를 설명하고자 한다. 제1부는 차베스 정권의 변혁성과 불안정성을 분석하고, 제2부는 노동계급의 딜레마와 주체 형성 문제를 검토하고, 제3부는 공동경영을 둘러싼 사회적 행위주체들의 전략과 함께 사례연구를 통해 공동경영의 실질적 실천과 성과를 분석하고, 제4부에서는 베네수엘라 변혁 실험의 실천적 함의를 논의한다.

    제1부 차베스 정권의 변혁성과 불안정성

    차베스 정권의 변혁적 성격과 함께 제4공화국과의 차별성 여부를 검토하며 정권의 위기 상황이 극복된 이후에도 정치적 불안정성이 지속되는 현상에 대한 인과적 설명을 시도한다.

    <1장: 차베스 정권의 변혁성과 체제 이행의 정치>

    베네수엘라는 지난 10여 년 동안 중남미에 등장한 좌파 정권들의 두 유형 가운데 브라질과는 달리 정치적 불안정 속에서 변혁 정책을 추구하는 유형을 대변한다. 차베스 집권 후 구지배 세력은 반차베스 세력의 핵심을 구성하며 일련의 총파업과 쿠데타 등으로 정권 전복을 시도해 왔다. 선행 연구들은 차베스 정권의 성격을 대중주의 혹은 사회주의로 규정하며 양분된 가운데, 차베스 정권의 동학에 대한 체계적인 인과적 설명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제1장은 제4공화국과 대비되는 차베스 정권의 차별성을 규명하고, 누가, 왜 차베스 정권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지에 대해 구조적 설명을 제시한다.

    <2장: 차베스 정권과 불안정성의 정치>

    베네수엘라 차베스 정권은 변혁적 성격과 함께 높은 수준의 정치적 불안정성을 보이고 있다. 차베스 정권의 정치적 불안정성은 정권 전복을 위한 총파업-직장폐쇄, 쿠데타 등에 의한 정권의 위기 상황이 극복된 뒤에도 지속되고 있다. 위기 이후의 위기 없는 불안정성은 위기 시기의 불안정성과는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지만 아직 체계적으로 설명되지 않고 있다. 제2장은 이런 위기 없는 불안정성의 특성과 그 구조적, 전략적 요인들을 규명한다.

    제2부 차베스 정권과 노동계급

    친노동적 성격을 지닌 차베스 정권하에서 베네수엘라 노동조합운동은 왜 기대되었던 조직력 강화와 노동조건 개선을 이루지 못하는지를 친차베스 노동 진영 내 계급주의파와 코포라티즘파의 대립 구도와 차베스 정부의 편향적 개입을 중심으로 한 노동 통제 체제로 설명하고자 한다.

    <3장: 좌파 정권과 노동조합운동의 딜레마>

    친노동적 좌파 정권인 차베스 정권하에서 베네수엘라 노동조합운동은 차베스 정권과의 강력한 유대 관계 속에서 조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하지만 노동조합운동은 분열을 거듭하며 조직력을 강화하지 못했고,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총파업 투쟁을 전개하는 등 차베스 정권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3장은 왜 친노동적 좌파 정권하에서 베네수엘라 노동조합운동이 조직력을 강화하지 못하는지, 왜 차베스 정권과 갈등하게 되는지, 어떤 딜레마에 직면해 어떤 전략적 선택을 취하게 되는지를 분석 설명한다.

    <4장: 차베스 정부 시기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차베스 정부가 친노동계급적 성격을 지니며 노동조합과 긴밀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노동조건이 개선되었는지, 노동조합이 정부 정책 결정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노동조합의 활동과 조직력이 강화되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대체로 차베스 정부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연구들은 긍정적 평가를 하는 반면, 연속성을 지적하는 연구들은 부정적 평가를 제시하고 있다. 제4장은 차베스 정부하에서 노동조건이 개선 혹은 악화되었는지를 검토한 다음, 그런 노동조건 변화는 어떤 요인들에 의해 어떻게 영향을 받았는지를 분석하고, 이런 노동 체제가 어떤 특성을 지니며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규명한다.

    제3부 차베스 정권과 공동경영의 정치

    제3부는 차베스 정권 변혁 정책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공동경영 실험의 동학과 성과를 분석한다. 먼저 공동경영을 둘러싼 정부, 자본, 노동 등 행위 주체들의 전략 및 상호작용을 분석하고 부정적 국민 여론 속에서 공동경영의 핵심적 추진 주체인 차베스 정부가 추진하는 전략의 성격과 그 결과를 설명한다. 그런 다음 공동경영의 모범적 사례로 지칭되는 인베팔과 인베발을 중심으로 공동경영의 성과를 검토하고 실질적 실천 과정을 분석ㆍ설명한다.

    <5장: 베네수엘라 공동경영의 정치: 행위 주체들의 전략과 상호 영향의 동학을 중심으로>

    베네수엘라의 사회정치적 불안정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변혁성의 실체가 있는지, 그런 변혁 정책과 사회정치적 불안정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제5장은 공동경영 실험의 행위 주체들이 각각 어떤 전략을 취하고, 어떻게 각축하고 상호 영향을 미치며 공동경영의 동학을 산출하는지를 분석함으로써 차베스 정부의 변혁성이 실체가 있는지, 베네수엘라의 사회정치적 불안정이 변혁 정책 추진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규명하는 한편, 공동경영 실험의 가능성과 제약을 검토한다.

    <6장: 차베스 정부의 국유화 정책과 국민 여론>

    차베스 정부가 2009년 2월 국민투표 승리 이후 공세적으로 국유화를 추진하면서 국유화의 정치는 다시 국가와 자본의 대립 구도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특히 식품 산업 초대형 업체들을 대상으로 국유화 조치가 실시되면서 사회적 갈등이 첨예화되면서 국민 여론의 분포가 국유화 정책의 방향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국유화를 둘러싼 국민 여론에 대한 분석적 연구는 수행되지 않았다. 제6장은 국유화에 대한 국민 여론의 분포를 확인하고, 국유화 의견이 어떤 원인과 인과적 메커니즘을 거쳐 형성되는지를 분석함으로써 국유화 추진 주체의 전략적 선택의 배경과 함의를 검토한다.

    <7장: 공동경영 기업의 경영 성과: 인베팔과 인베발의 비교 연구>

    베네수엘라의 공동경영 실험은 인베팔과 인베발에서 시작된 지 7년이 지났지만 공동경영 실험의 경영 성과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제7장은 공동경영 실험의 경영 성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평가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인베팔과 인베발이 공동경영 실시 이후 기업의 경제적 효율성을 향상하는 데 성공했는지를 비교 분석한다.

    <8장: 베네수엘라 공동경영의 실천: 인베팔과 인베발의 비교 연구>

    노동자들이 직장 폐쇄에 맞서 투쟁하며 국유화를 요구하는 가운데 차베스는 2005년 초 인베팔과 인베발을 국유화해 처음으로 공동경영 실험을 실시했다. 공동경영이 21세기 사회주의의 상징으로 부상하며 인베팔과 인베발의 공동경영 실험은 극찬을 받아 왔지만 개별 기업들에서 얼마나 명실상부하게 공동경영이 실천되고 있는지에 대한 체계적 분석은 없다. 제8장은 공동경영의 실질적 실천 여부를 검토하고 그 동학을 설명한다.

    제4부 차베스 정권과 변혁성의 정치

    <9장: 차베스 정권과 변혁성의 정치: 불가역성의 관점에서 본 변혁 실험>

    제9장에서는 베네수엘라 실험의 변혁성을 확인하고, 변혁 실험의 추진 과정과 추진 전략을 검토하며, 추진 주체 형성의 실패와 변혁 실험 성과의 불가역성 문제를 논의한 다음, 실천적 함의를 도출한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