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수 터진 임산부에게
    "대체인력 알아봐" 요구하는 회사
    엘카코리아 사측, "방귀 뀌다가 아이를 조산할 수도 있다"...책임 회피에만 급급
        2013년 05월 22일 04: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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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에서 근무하던 한 여성 노동자가 조산 위험에도 불구하고 무급휴직을 거부 당하다가 근무 중 양수가 터져 병원으로 실려가는 중에도 사측으로부터 고객 응대 요구를 받거나 대체인력을 알아보라고 강요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오전 민주당 장하나 의원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사실을 밝히며 해당 업체인 ‘엘카코리아’ 등 수입화장품 업체의 모성권 침해 문제를 지적했다.

    2012년 6월 엘카코리아 노조의 집회 피켓 사진(출처는 심상정의원 블로그)

    2012년 6월 엘카코리아 노조의 집회 피켓 사진(출처는 심상정의원 블로그)

    엘카코리아 화장품 수입판매업체 소속 김모씨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테라피스트로 근무했다. 또한 김씨는 임신 전 자궁경부암 수술 전력 등을 이유로 조산 위험이 높다는 병원 소견을 받고 지난 2월 사측에 2달간의 무급 병가를 요청했지만 거부 당했다.

    조산의 위험에도 계속 근무하던 김씨는 결국 3월 18일 근무 중 양수가 터져 29주만에 아이를 출산했고, 현재 아이는 인큐베이터에서 폐와 심장 수술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사측은 양수가 터져 홀로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 중인 김씨에게 대체인력을 구하거나 예약 고객 전화 응대 등을 요구했다.

    특히 조산 이후에도 사측은 “조산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방귀를 뀌다가도 아이를 조산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조산의 책임을 김씨에게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뿐만 아니라 피해보상을 위해 노동조합측과 교섭을 진행하는 자리에서 사측 관계자는 피해 노동자가 언론 인터뷰한 것이 내부 기밀누설에 따른 윤리 강령 위반이라며 징계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피해자 김씨는 “양수가 터져 병원으로 가는 그 긴박한 상황에서도 다음 고객은 어떻게 하냐, 대체인력을 알아보라고 얘기하는데 정말 회사가 이렇게밖에 할 수 없냐”고 힐난했다.

    남편 최모씨는 “회사측의 공식사과와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 아기 치료비용, 재발방지 대책 마련, 중간관리자 징계를 요구했지만 회사측이 모두 거부해 협상이 결렬됐다”며 사측의 고의적인 책임 회피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장하나 의원은 이번 사태를 두고 “이번 사건은 단순히 개별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모성권마저 짓밟히고 있는 노동환경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6월 환노위에서 엘카코리아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나아가 백화점 매장 전체를 조사대상에 포함시켜 문제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엘카코리아는 미국에 본사를 둔 ‘에스티로더’의 한국지사로 크림 하나에 2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수입화장품업체이다 총 11개의 고급브랜드를 주로 백화점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소속 직원은 1천600여명에 달한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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