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 이 도둑놈들아!
    [기고] '통상임금' 떼먹은 도둑놈이 더 큰소리 치다니
        2013년 05월 14일 04:1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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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상임금 논란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미국 GM회장의 노동자 통상임금을 날로 먹으려는 로비에 일국의 대통령이 박수로 화답한 한미정상회담의 성과(자본에게는 성과이기는 성과이겠다)에 대한 노동자들의 분노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이에 금속노조 박유기 전 위원장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본인 동의를 얻어 게재한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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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통의 입, 청와대의 입이라는 윤창중인가 하는 인간이 대통령을 수행하고 미국까지 건너가서 밤 늦도록 여성 인턴을 붙잡아놓고 술먹고, 엉덩이를 만지고, 숙소에 불러서는 팬티 벗고 설치고, 그러고도 청와대에 와서는 “허리 한번 툭 쳤을뿐”이라고 지랄하고, 그 윗선은 가해자(범죄자)를 피신시켜 놓고도 피해자와 해외교포, 국민들에게 사과하기 전에 “박근혜 대통령께 죄송하다”고 지랄하고…… 최근 뉴스조차 보기싫은 세월이다.

    그러나 시간은 흐르고, 계절은 가고 오고, 자연은 순리에 따르는 법, 아침 출근길에 창문을 열고 달리다 보니 도로 주변의 하얀 아카시아꽃이 바람에 흔들리면서 그 달콤한 향기가 코끝을 간지르며 잠시나마 기분을 좋게 한다.

    그 기분도 잠시, 회사에 들어와서 들리는 세상 돌아가는 꼬라지는 벌써 와버린 무더위 만큼 사람을 짜증나게 하는것들 뿐이다.

    그 가운데 하나인 통상임금 문제를 짚어보자.

    미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미 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대니얼 애커슨 GM(제너럴 모터스) 회장 등 미국 재계 CEO(최고경영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애커슨 회장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문제를 해결해 주면 한국에 5년간 8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식으로 말했고(이미 지난 2월 한국GM은 80억달러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대한민국 국가원수인 박근혜 대통령은 “최대한 합리적인 해법을 찾아보겠다”라고 화답을 했다고 한다.

    개그콘서트 식으로 바라보면 “박통의 답변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힙니다”

    한국GM 자본은 지금 대법원에 판결을 기다리는 피고의 위치에 있다. 한국GM노조(지부)의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라”는 소송에 1심 재판과 2심 재판에서 한국GM은 패소했고, 이 사건은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애커슨 회장의 발언은 쉽게 해석하면 “1심, 2심 재판에서 패했지만 대법원에 계류중인 한국GM 통상임금 소송 문제를 회사가 이기도록 해 달라” 이런 주문이었고, 박통은 “해법을 찾아보겠다”고 답한 것이다.

    그 아버지에 그 딸이라고, 지금 박통은 3권분립이 헌법으로 명시된 대한민국에서 사법부의 판단을 뒤집어 보겠다는 발상을 여지없이 드러낸 것이다. 그것도 미국의 1개 자본인 GM회장 앞에서. 이게 대한민국의 “국격”이라니, 윤창중만 욕할 일은 아닌듯 하다.

    대통령이 이러고 있으니 한국 자본가들이 깨춤을 춘다. 이건희, 정몽구, 허창수등 한국 재벌 자본가들도 박통을 수행해 미국에 갔지만 차마 낯부끄러워(?) 재판 로비를 꺼내들지 못하고 있을때, 미국 자본가 GM의 애커슨 회장이 대신해서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대통령도 즉석에서 “해법을 찾아주겠다”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

    자본가들 대표 집단인 한국경총이 앞장서서 대법원 판결에 따라 고정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기업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최소 38조5000억 원에 달한다고 엄살을 뜬다.

    그러자 맥쿼리증권은 한 발 더 나아가 통상임금 소송에서 기업이 질 경우 현대차는 올해 영업이익 추산치의 18% 수준인 1조5000억원, 기아차는 24%인 8290억원, 현대모비스는 6%인 1790억원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고 거든다.

    자본가들과 그들의 앞잡이들은 이렇게 협박한다.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면 당장 노동자들에게 갚아줘야 할 돈이 38조5000억이나 되고, 앞으로 그 비용은 감당하기 어려워 한국경제에 큰 걸림돌이된다”

    이런 도둑놈들이 어디 있는가?

    자본가들이 실토(?)한 대로 해석하면 “최근 3년 동안에 우리 자본가들은 법적으로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야 할 상여금을 불법적으로 통상임금에 포함시키지 않고, 38조 5천억원(현대자동차 1조5천억원 떼먹음)을 떼먹었는데, 그 돈을 법대로 다 물어주라면 한국경제가 망하니 안된다. 우리가 불법적인 도둑질을 계속 하도록 눈을 감든가, 아니면 합법적으로 떼먹도록 법을 바꿔 달라” 이런 거다.

    이런 뻔뻔한 놈들이 “대한민국 국격”을 운운하며 대통령을 따라 미국으로 몰려가더니 감히 우리 노동자들에게 “불법행위 중단하라니???”

    근로기준법 시행령 6조는 통상임금을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근로 또는 총근로에 대해 지급하기로 정한 시간급·일급·주급·월급 또는 도급 금액’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1987년 노동조합 설립 후 90년대 초반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단체협약으로 상여금이 결정되어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되어 왔다.

    그렇다면 우리 노동자들은 20년이 넘는 동안 자본가들에게 정당하게 받았어야 할 통상임금(상여금등 포함)을 제대로 못봤아 왔다는 결론이다. 그렇기에 당연히 자본가들은 지금 우리 노동자들에게 지난 20년 동안 떼먹은 통상임금(연장근로, 휴일특근, 각종수당, 성과금, 퇴직금등)을 모조리 소급해서 지급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이나라 법이 임금의 법적 시효를 3년으로 제한하고 있어 “지금이라도 법대로 통상임금을 바로 잡아서 떼먹은 통상임금 3년치를 돌려 달라”고 소송을 한 노동자들에게 “한푼도 못주겠다”며 대통령까지 꼬드기고, 덩달아 깨춤추는 대통령과 자본가들의 본질을 우리는 똑똑히 봐야 한다.

    배당금-1

    5월 13일 재벌닷컴이 발표한 2012년 상장사, 비상장사 주식배당 결과를 보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 등 상장사와 비상장사를 포함해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한 545억9천만원을 기록해 3위,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370억4천만원으로 4위를 차지했다.

    정몽구회장 부자가 2012년 한해 동안 ‘주식을 가지고있다’는 ‘딱’ 그 하나만의 이유로 챙겨간 배당금이 무려 916억 3천만원이다. 이건희 한 사람이 챙긴 배당금이 무려 1033억7천만원이다.

    그런데 이런 자본가들이 스스로가 도둑질한 노동자들의 정당한 통상임금을 돌려주지 않겠다고 부리는 개수작들이야 말로 대한민국 자본주의에서 자본과 노동의 계급관계가 어느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게 한다.

    필자소개
    민주노총 전 금속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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