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웨덴 복지 축소, 원인과 배경은?
    오건호, 신자유주의 기조와 다른 스웨덴식의 재정안정화 정책 평가
        2013년 05월 07일 05:1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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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은 한국 사회에서 복지국가의 모범적 모델로 언급되고 있다. 그런데 1990년대 이후 20여년간 스웨덴에서는 감세 등의 조세개혁, 재정영역에서는 정부의 재정지출 축소, 사회복지에서는 복지의 부분적 축소와 연금의 급여 인하와 자동안정화 조치 등이 진행되었다.

    보수진영에서는 스웨덴의 이러한 변화를 ‘복지국가의 실패’, ‘복지천국의 몸부림’ 사례로 비판적으로 언급하기도 한다.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GPE)의 오건호 연구실장은 7일 <1990년대 이후 스웨덴 재정·복지개혁 내용과 평가>(이하 ‘평가’)라는 워킹페이퍼를 내면서 스웨덴의 변화를 잠정적으로 불가피한 조정이고, 신자유주의 기조와는 다른 스웨덴식의 재정안정화라고 평가했다.

    현재 스웨덴의 재정은 유럽 국가들 다수가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것과 상반되게 매우 안정적이고 재정수지는 거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국가부채도 GDP 48.6%에 불과하다. 독립적인 스웨덴 재정정책위원회도 스웨덴 재정을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상태에 있다고 진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안정적인 재정 상황은 90년대 이후 과감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한 정책의 결과라는 것이 ‘평가’의 진단이다. 정책 추진은 보수연합정부나 사민당정부에서도 큰 차이 없이 같은 방향에서 추진되었다는 것이다.

    1990년대 초반 스웨덴을 비롯한 유럽국가들이 경기침체로 재정수지 적자를 겪었는데 그 중 스웨덴이 가장 심했다. 적자 폭이 다른 국가들의 2배에 이르렀다. 국가부채 또한 90년대 초반에 급증했다. 국가부채가 91년 55%로 유로국가 평균 58.9%와 비슷했으나 94년에는 82.5%로 급격히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복지 비중 축소와 정부 총지출 축소, 재정안정화 준칙을 추진한 것이다.

    조세개혁은 직접세 약화라는 비판점은 있지만 조세 부담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조세제도 지지 10%, 불만 65%)이 상당했다는 점에서, 재정안정화 조치도 급증하는 국가부채와 마스트리히 조약 규정에의 적응등을 배경으로 추진된 것이다. 그 결과 98년 재정은 흑자로 돌아섰고 국가부채 비중도 낮아졌다.

    복지영역에서도 복지지출을 절감하기 위한 정책들이 다양하게 추진되었다. 또한 국가적 과제였던 연금개혁도 이뤄졌다. 가장 먼저 고령화사회에 진입했던(75년에 65세 인구 14% 이상) 스웨덴에서 연금의 지불능력이 약화되었던 것이다. 연금은 98년 개혁으로 보편적 제도였던 기초연금이 저소득계층 노인에게만 지급되는 최소보장연금으로 바뀌었고, 연금의 급여도 경제상황과 연동되도록 자동조정하였다.

    이렇듯 스웨덴은 지난 20년동안 국가재정의 규모와 구조에서 큰 변화를 겪었다. 그 결과 스웨덴은 1990년대까지 가장 높은 복지 비중을 자랑하는 복지국가 국가였지만 2000년대 중반을 거치면서 최고 자리를 프랑스에서 넘겨 주고 지금은 덴마크, 핀란드, 오스트리아에 이어 5번째로 물러나 있다.

    이런 하락에 대해 비판적 평가는 가능하지만 이것을 스웨덴 복지국가의 근본적 후퇴로 지적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 ‘평가’와 오 실장의 잠정 결론이다.

    과거에 비해 그 비중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스웨덴의 복지 비중은 GDP 28.4%로 OECD 평균 21.7%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고, 게다가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불안 요인들이 내재된 다른 복지국가들에 비해 스웨덴의 재정은 매우 안정화되어 있어 더 후퇴와 축소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에서는 보고 있다.

    ‘평가’의 결론은 90년대 초반부터 진행된 스웨덴의 재정 복지개혁은 당시의 정치경제 인구상황 등에서 불가피한 조치로 이해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복지 비중의 축소와 조세개혁에서의 직접세 비중 등이 낮아진 것은 진보성의 약화라고 볼 수 있지만 구조적 상황에서의 불가피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다만 ‘평가’의 결론에서 오건호 실장은 이러한 평가를 잠정적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조세체계에서의 다른 가능성은 없었나, 복지지출 구조에서의 유의미한 변화는 없었나? 복지비중의 축소가 소득재분배 기능의 약화에 미치는 효과와 대안은? 이라는 추가적 질문과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오건호 실장은 ‘평가’에서 스웨덴은 당시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정부총지출 국민부담율을 가진 나라였다는 점, 그래서 재정위기를 맞아 재정지출을 축소할 여력이 있었고 제도적 설계를 일정하게 변화시켰지만 한국에서의 맥락은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국민부담율이 절대적으로 낮은 나라이고 그래서 한국의 재정 건정성 확보는 세출구조의 변화(복지 지출 축소 등)보다는 세입구조의 확대(증세 등)에서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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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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