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의 음원올킬,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
[金土日의 Retweet] 가왕(歌王)의 귀환
    2013년 04월 26일 10:4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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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부터 [金土日의 Retweet] 연재를 시작한다. 대중음악과 대중문화에 대한 칼럼과 비평 글을 써왔던 金土日의 좀 가벼우면서도 재밌고 자극적인 글들을 기대한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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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의 음원이 차트를 올킬했다는 수다스런 기사가 아직도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지만, 사실 멜론이나 엠넷 등에서 조용필의 노래는 악동뮤지션이나 로이킴 등등에 의해 벌써 순위에서 밀려나는 중이다.

‘황제의 귀환’, ‘역시 조용필’이라는 찬사와 각종 분석 기사가 쏟아지는 양상으로 치자면 가요계의 판도를 뒤집은 혁명적 사건처럼 보이지만 냉정하게 차트를 살펴 보면 ‘1일천하’라는 수사로부터 크게 벗어나진 못한 모양새다.

최소한 음원 시장에서는 말이다. 물론 음악의 가치와 인기와 영향력에 대해 음원의 온라인 다운로드 숫자라는 하나의 지표로 평가할 수는 없는 것, 싸이 정도를 제외하고 조용필의 음악만큼 어떤 사회적 파급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그런 작품들은 당분간 없을 것이야 두 말할 것 없겠지만 말이다.

가왕(歌王)의 귀환

조용필의 음악이 만일 지금의 추세처럼 후배 음악인들의 있따른 추월을 허용한다면, 과거 가요톱텐으로 비유해볼 때 1위에 등극하는 것 조차 쉽지 않은 수준에 머물게 될 것 같다.

허나 재미있는 것은 그에 대한 평판과 사회적 관심은 거의 5주간 연속 1위를 차지한 최고 히트곡의 수준에 버금가고 있다는 것.

개인적으로는 참 다행스럽고 기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거니와 음악 팬들이나 제작자들은 바로 이러한 요즘 음악 시장의 특징에 대해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음원 차트 올킬’ 뮤지션이 매일 번갈아가면서 등장하는 요즘 음원 시장의 특징 말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훈훈한 이야기는 좀처럼 화제가 되는 법이 없지만 금메달을 따내거나 이름모를 어느 대회라도 나가 1등을 차지하게 되면 기사가 되고 화제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음악 역시 1등, 2등 하는 식의 인기도 순위를 매기기 시작하면서 더 많은 대중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고 시장의 규모도 수월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순위제가 빈익빈부익부를 강화했는지 또 어떤 다른 부작용을 야기했는지에 대해서도 차분하게 살펴봐야 하겠지만.) 높은 순위에 진입하여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면 마케팅에도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올킬의 시대, 마케팅의 호시절

요즘처럼 가요계의 지배자가 아침 저녁으로 바뀌는 모양새에 대해 시장이 너무 경박해졌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차트를 점령하고 지배하는 이들이 새로이 등장하는 상황은 음악 업계에게는 전에 없던 기회가 펼쳐진 것이나 다름 없다.

조용필

웹서핑을 하다가 호기심이 끌리면 순식간에 휴대폰이나 컴퓨터로 다운받고 바로 감상할 수 있는 환경이라 더더욱 그렇다. 일주일에 한 번 겨우 관심을 받고 아무리 발버둥쳐도 일주일에 1팀 외에는 차트 올킬 스타가 나올 수 없었던 과거와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매일매일 실시간으로 톱스타가 등장하는 멜론, 엠넷 등의 시대, 홍보가 너무나도 중요한 음악 업계에 이건 대단한 호기다. 천하의 조용필도 ‘음원차트 올킬’이라는 훈장을 달고부터서야 각종 찬사의 릴레이가 잇따라 터져나올 수 있던 것 아니었던가.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조용필의 신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열광과 수다와 흥분은 ‘차트 올킬’이라는 물증 혹은 사건을 통해 발생되는 현상이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와 새로운 환경은 조용필이 아니라도 인기를 얻고자 하는 음악인 어느 누구에게나 좋은 기회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다만 적지 않은 음악 관계자들이 주장하듯 현재 음원 가격을 지금보다 대폭 상승시키면 사회적 관심과 열기는 그 이상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점도 함께 유념할 필요가 있겠다.

예컨대 중년의 음악팬과 더불어 현재 조용필의 음원 차트를 훌륭하게 뒷받침하고 있는 20대들의 경우 음원 가격이 대폭 상승할 경우에도 머뭇거림 없이 그러한 지지를 계속해서 보낼수 있을런지는 다소 의문이다.

온라인 음악 시장, 신드롬의 배후

조용필 신드롬과 관련하여 여기저기서 언론이 떠들듯 세대 통합이 어떻고 세시봉이 어떻고 또 뭐가 어떻고 하는 것은 대개 너무 뻔한 이야기들이거나 사후 합리화같은 주장들이다.

실질적인 것은 1)싸이의 신곡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이 지대했듯 조용필의 신보에 대한 우리의 기대와 관심도 상당했고 2)발표된 신곡을 들었을 때 음악이 매우 괜찮고 신선하게 다가왔다는 것, 3)게다가 온라인으로 아주 손쉽게, 그 열정적 관심을 받아서 기분 좋게 다운로드할 다수의 구독 서비스 이용자들이 존재했다는 것, 4)그리고 무엇보다도 일주일 단위의 고전적 인기순위가 온라인의 실시간순위에 의해 대체되었다는 점, 바로 이런 이유들이 일종의 신드롬으로 다가온 조용필 현상의 요점이자 시사하는 바이다.

마지막으로, 곁가지 이야기. 조용필의 음악적 성취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수다들이 온라인에 꽃을 피우고 있으니 특별히 덧붙일 만한 것은 없는 것 같다.

굳이 사족처럼 해설을 해보자면, 훌륭한 안목과 충분한 재력이 있으므로 좋은 파트너들을 선택할 수 있었고, 숙련되었으면서도 틀에 박히지 않은 프로듀싱 능력을 갖고 있으니 파트너들과의 노련한 호흡으로 좋은 결과물을 낸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목소리에 보톡스를 맞는다는 것

한 가지 마음에 남는 것은 얼굴 대신 목소리에 ‘보톡스’를 맞으시었다는 것. 과거 인터뷰를 보니 얼굴에 보톡스를 맞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건 안한다고 했었는데 말이다.

어쨌든 그 결과 상당히 젊어보이는 음악이 등장한 셈인데, 이에 대해 조용필이 스스로 만족하고 있다면 그것은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도 그 덕에 좀더 쿨하고 젊은 노래를 만날 수 있었으니까.

한편에서는 노년의 조용필 그 자체를 보여줬다면 더 좋았을 것을, 하며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꽤나 있는듯 한데, 그러한 의견에도 경청할 만한 의미들은 숨어 있다. 물론 이런 들뜬 수다들 모두 조용필이라서 가능한 혹은 벌어진 일이었다는 것, 그것 역시 잊지 말아야 할 포인트겠다.

필자소개
전주대 연구교수, 라디오관악FM 이사 머리는 좌익, 마음은 보수, 동네 음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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