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학자가 다시 쓴 맑스주의 사상사
    [책소개] 『다시 쓰는 맑스주의 사상사』(한국철학사상연구회/ 오월의 봄)
        2013년 04월 21일 09:4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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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관점으로 어떻게 맑스주의를 읽어야 하는가

    “자본주의는 왜 사회를 이렇게 만드는가. 그럼에도 자본주의가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자본주의의 병폐는 무엇이고 그 혁신을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는가. 21세기의 우리가 맑스에게 다시 눈을 돌려 교훈을 얻어야 하는 이유이고 배경이다.”(29쪽)

    1989년 창립한 한국철학사상연구회는 진보적인 철학자들이 모여 있는 연구 단체다. ‘이념’과 ‘세대’를 아우르는 진보적 철학의 문제를 고민하며, 좁은 아카데미즘에 빠지지 않고 현실과 결합된 의미 있는 문제들을 통해 철학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런 한국철학사상연구회가 의미 있는 작업을 시작했다. 바로 한국 철학자의 시선으로 본 철학사 다시 쓰기를 시작한 것이다. 첫 권으로 2012년에 《다시 쓰는 서양 근대철학사》를 선보였고, 최근 두 번째 권으로 《다시 쓰는 맑스주의 사상사》를 펴냈다.

    맑스주의는 1980년대까지 우리 사회에서 금기였다. 맑스라는 이름을 입에 담지도 못했고, 맑스와 맑스주의 관련 책은 남몰래 읽어야만 했다. 그리고 동구 사회주의가 무너지자 ‘맑스주의는 끝났다’고 용도폐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맑스주의의 중요성이 부각되었고, 지금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맑스주의를 다시 불러들인 건 다름 아닌 맑스가 그토록 비판했던 시장자본주의, 고장난 신자유주의 체제였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터지자 전 세계적으로 맑스 읽기 붐이 일기 시작했던 것. 그 붐은 우리 사회에도 이어졌다. 맑스주의 관련 책이 꾸준히 출간되고 있고, 여기저기에서 맑스주의 연구를 다시 시작하고 있다.

    “자본주의는 왜 사회를 이렇게 만드는가. 그럼에도 자본주의가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자본주의의 병폐는 무엇이고 그 혁신을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는가. 21세기의 우리가 맑스에게 다시 눈을 돌려 교훈을 얻어야 하는 이유이고 배경이다. 동반자인 엥겔스와 함께 맑스가 이루어낸 사상과 실천의 족적, 즉 맑스주의의 현대적 의미는 무엇인지, 또 맑스가 오늘날 살아 있다면 이 변화된 세계 상황을 보고 무슨 얘기를 했을지 생각해보아야 한다.”(29쪽)

    《다시 쓰는 맑스주의 사상사》는 이런 국내외 현실을 반영하며 ‘맑스주의를 지금 이 시대의 관점으로 어떻게 다시 읽어야 하는가’라고 질문을 던진다. 맑스-엥겔스에서부터 요즘 가장 뜨거운 철학자인 지젝에 이르기까지 23명의 동서양 맑스주의 철학자를 다루며, 맑스주의 역사를 되새기고 ‘오늘날의 맑스주의’를 이야기하고 있다.

    1980년대 운동권 사이에서 읽은 맑스주의는 여러 가지 한계를 노출했다. 체계적으로 수용된 게 아니라 소련 시각으로 소개된 맑스주의를 받아들인 바람에 교조적으로 이해된 것들이 많았다. 1990년대에는 서구 사상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탓에 왜곡되고 여러 오해가 생기기도 했다.

    《다시 쓰는 맑스주의 사상사》를 쓴 글쓴이들은 1980년대부터 맑스주의를 본격적으로 연구한 철학자들이다. 그리고 새롭게 맑스주의를 재해석하고 되새김질하고 있는 철학자들이다. 이들은 ‘맑스주의’가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는 사상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맑스주의 읽기’를 제시하고 있다.

    시대에 따라 어떻게 맑스주의가 변모되어 왔고, 어떻게 사상이 발전해 왔는지 역사적 배경과 이론의 형성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오늘의 관점으로 맑스주의를 다시 읽고 있다. 그래서 그동안 왜곡되고 교조적으로 받아들인 맑스주의 이론을 다시 한 번 재점검할 수 있는 책이며, 맑스주의 역사를 한눈에 개괄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우리 시대의 맑스주의자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간과하지 않는다.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자는 모두 맑스주의자이다. 그들은 현실적 가능성보다는 이념 지향성을 중시하기도 했고, 이념을 현실화했다고 생각한 적도 있지만 그렇게 믿은 것에 불과했다는 평가에 직면하기도 했다. 맑스주의자에 관한 평가가 어떠하든지 간에 그들이 사회적 약자 편에 서려 했다는 것, 약자들의 불편한 삶을 외면하지 않았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철학자들은 시대적 사명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들 철학자를 다루고 있는 필자들은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더 나은 세계를 만드는 데에 관심을 두고 있는 ‘철학하는 사람들’이다.”(<서문>에서)

    이 책에 등장하는 철학자들은 시대적 사명을 다한 실천가들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진정한 맑스주의자들이다. 그들은 왜 맑스주의자가 되었으며, 왜 이런 사상을 주장했고, 실천하게 되었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오늘의 맑스주의가 가야 할 길도 모색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맑스주의 사상사

    이 책에 등장하는 맑스주의 철학자들

    맑스-엥겔스: 세상을 바꾼 두 사람의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레닌: 고독한 사유가 빚어내는 혁명의 정치학

    로자 룩셈부르크: 여성 혁명가 로자는 역사를 어떻게 보았는가

    마오쩌둥: 병든 사회를 변혁하기 위한 행함과 앎

    그람시: 헤게모니와 주체 형성의 문제

    루카치: 계급의식과 혁명적 실천

    벤야민: 고통의 기억과 유물론적 구원의 유토피아

    프랑크푸르트학파: 왜 인류는 야만 상태로 돌아가는가

    알튀세르: 과학적 맑스주의를 위하여

    발리바르·랑시에르·바디우: 포스트-알튀세르주의자들의 주체 개념에 대한 사유

    월러스틴: 자유주의 시각에서 벗어나기

    라클라우·무페: 포스트맑스주의, 맑스주의의 재구성인가, 해체인가

    가라타니 고진: 맑스의 가능성, 세계공화국으로?

    네그리: 낡은 봉합선을 뜯고 새 실을 잦는 철학자

    지젝: 진리의 정치로서 레닌주의

     
    필자소개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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