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복지사회로 나아가는 스웨덴
[책소개] 『스웨덴 스타일』( 레그란드 츠카구치 도시히코/ 이매진)
    2013년 04월 21일 09:31 오전

Print Friendly

일본이라는 거울에 비친 스웨덴 ― 스웨덴 스타일을 배워라

복지는 거부할 수 없는 대세다. 후보 시절 ‘복지 포퓰리즘’과 ‘복지병’을 경계하던 박근혜 대통령도 ‘기초노령연금 2배 인상’과 ‘4대 중증 질환 치료비 100퍼센트 국가 보장’이라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놓을 정도다.

그러나 증세라는 장벽에 부딪힌 이 정책들은 제대로 된 복지사회를 향한 기대만 한껏 부풀린 채 또 하나의 헛된 약속이 되고 말았다.

《스웨덴 스타일 ─ 복지국가를 넘어 복지사회로, 스웨덴 모델의 미래를 보다》에서 일본의 학자, 환경 전문가, 저널리스트 등은 현재 일본이 놓인 현실에서 출발해 최신 통계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복지사회 스웨덴의 운영 방식을 분석한다.

또한 스웨덴 복지 정책을 다룬 다른 책들하고 다르게 총론 수준을 넘어 스웨덴의 국가 체제, 이념, 복지 정책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 모델로서 스웨덴 모델의 유효성을 점검하고 있다.

오늘날 복지국가 스웨덴은 ‘정책 실험 공장’이다. ‘잃어버린 10년’ 이후 ‘복지국가 망국론’이 대세이던 일본이 장기 불황의 터널을 지나 후쿠시마 사태를 겪은 뒤 오히려 스웨덴에서 위기의 돌파구를 찾으려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바람직하고 지속 가능한 시민복지국가’를 목표로 삼은 참여사회연구소가 이 책을 기획하면서 일본이라는 거울에 비친 스웨덴을 통해 찾고 싶어한 것도 한국 사회가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고 스웨덴 스타일을 배우는 빠르지만 탄탄한 길이다.

스웨덴 스타일

좋은 정책이 서 말이라도 배워야 보배다

1부 ‘스웨덴의 길, 복지국가를 넘어 복지사회로’는 스웨덴이 복지사회로 나아간 역사와 함께 복지사회를 유지하는 경제, 환경, 복지 분야의 국가 정책을 다루고 있다.

1장 <가난한 농업 국가에서 국민의 집으로 ― 스웨덴 모델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다>에서는 ‘스웨덴 모델’의 맹아기와 협조 노선을 통해 ‘국민의 집’을 형성한 과정을 살펴본다. 2장 <양자택일과 이인삼각 ― 경제와 복지와 환경이 공존하는 길을 찾아>에서는 스웨덴의 정책 혼합 방식을 일본과 미국의 정책에 비교해서 살펴본다.

3장 <정책 실험 공장 ― 지속 가능한 복지사회의 이념, 틀, 재정을 만드는 길>에서는 스웨덴의 사회보장에 관련된 이념, 틀, 재정을 포괄적으로 다루며 스웨덴이라는 ‘정책의 실험 공장’에서 배워야 할 점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4장 <포어캐스트? 백캐스트! ― 환경 문제에 대응하는 복지사회의 길>에서는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문제를 미리 다루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책을 내놓는 백캐스트 방식의 스웨덴 환경 정책을 설명한다.

2부 ‘개인적인 것은 사회적인 것 ― 복지사회의 일과 가정’의 5장 <평등과 균형 ― 복지사회의 일과 가정을 떠받치는 두 이념>과 6장 <‘세이브 더 패밀리’ ― 젠더와 아동의 관점에서 본 스웨덴 복지사회>에서는 시민이 균형 잡힌 생활을 운영할 권리를 국가가 ‘사회권’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개념을 접할 수 있다. 또한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실행된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는 정책을 통계를 통해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3부 ‘가족의 탄생 ― 복지사회는 지속 가능한가’는 복지사회가 바꾼 스웨덴의 가족 형태와 노인 돌봄 방식을 다룬다. 7장 <다시 쓰는 가족관계부 ― 변화하는 파트너와 가족 관계의 사회학>에서는 복지사회가 가부장적 가족 관계를 해체한 뒤 나타난 새롭고 다양한 가족 관계의 형태와 그 가족 관계를 정책으로 수용하고 인정한 역사적 흐름을 제시한다. 8장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 고령화 가족과 복지사회의 미래>에서는 노인이 사회 속에서 돌봄을 받을 정당한 권리를 어떤 정책을 통해 보장했는지 자세히 살펴본다.

마지막 4부 ‘잠정적 유토피아의 오늘 ― 아이들과 여성이 행복한 사회’는 개인의 권리를 강조하고 보장하는 방식을 통해 가정 안에서 달성한 성별 평등과 그래도 아직 남아 있는 성별 불평등을 보여준다.

9장 <아이 천국은 엄마의 낙원 ― 고복지와 고부담이 만든 북유럽의 유토피아>에서는 복지사회에 던지는 의심을 스웨덴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삶과 견해를 통해 걷어내고, 복지란 안전망이자 구성원을 안심시키는 제도이지 무조건 의존하는 대상은 아니라는 인식이 지속 가능한 복지사회의 바탕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10장 <48 대 52 ― 숫자로 본 스웨덴 복지사회와 젠더>에서는 남녀별 통계를 통해 스웨덴 사람들의 삶을 거시적으로 알아보고 성별 불평등을 없애려는 노력을 배울 수 있다.

잠정적 유토피아 스웨덴? ― 지속 가능한 복지사회란 무엇인가

고용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아빠의 달’은 스웨덴에서 1980년대부터 시행한 정책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동성 결혼 합법화를 이슈로 만들고 있지만 이미 동성 커플의 동거권을 보장하고 있던 스웨덴은 2009년 혼인법을 개정해 결혼에서 성별을 구분하지 않는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나기 훨씬 전인 1999년에 스웨덴은 지속 가능한 녹색 복지사회를 위해 세계 최초로 민간 원전을 폐쇄했다.

스웨덴은 앞서 걷고, 세계는 스웨덴을 좇고 있다. 지금도 정책을 끊임없이 수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스웨덴도 완벽한 유토피아는 아니다.

그렇지만 복지국가를 유지한 ‘스웨덴 모델’을 해체하고 지속 가능한 녹색 복지사회로 나아가려는 스웨덴의 모습은 몇 가지 시사점을 던진다. 한국이 지향해야 할 복지사회는 몇몇 기발한 정책이나 넉넉한 재정만 갖추면 뚝딱 만들어지는 완제품이 아니라, 국가와 시민 사이의 신뢰와 자립성을 토양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는 진행형의 과제다.

제2의 스웨덴과 제2의 일본, 바람직하고 지속 가능한 복지사회를 향한 선택의 갈림길에서 《스웨덴 스타일 ─ 복지국가를 넘어 복지사회로, 스웨덴 모델의 미래를 보다》은 좋은 나침반이 될 것이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