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류독감 유행하면 어디로 가지?
    사스와 신종플루 등 유행할 때, 그 최일선의 진료기관은 '민간병원' 아닌 '지방의료원'
        2013년 04월 17일 12:2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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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염병에 걸린 사람들은 어떤 병원으로 가야할까? 정답은 지방의료원이다.

    2003년 사스(SARS)와 2009년 신종플루 사태 당시 민간 병원은 다른 환자에게 전염될 우려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지만, 지방의료원과 시립병원이 이를 전담했다.

    현재는 중국에서 신형 H7N9 조류독감이 유행하고 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에 따르면 현재까지 치사율은 30%이다. 또한 이 독감으로 사망한 이들도 17일 현재 16명으로 늘어났다. 그런데 이 신형 조류 독감이 한국에 넘어올 때 경남도민들은 어디로 가야할까.

    공공병상 점유율 10.4%에 불과…OECD 평균 75.1%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08~2009년을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OECD 국가 중 공공병원 병상수 비중 평균은 75.1%이다. 한국은 2011년 기준으로 10.4%으로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문제는 이런 와중에 공공의료기관과 공공병상 점유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것. 민주통합당 남윤인순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자료에 따르면 공공의료기관 비율은 2005년 6.8%였던 것이 2011년 5.9%로 공공병상 점유율도 13.6%에서 10.4%로 하락했다.

    이는 역설적으로 민간병원과 민간병상 점유율은 상승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신종플루 의심 환자, 컨테이너 박스에서 진료한 민간병원

    특히 이들 민간병원은 수익성을 위해 환자를 꽉 채우기 바쁘기 때문에 사스나 신종플루가 유행했을 당시 제대로 된 격리시설과 병상을 마련하지 못해 정부 정책에 제대로 협조할 수 없는 지경이이었다.

    신종플루가 유행할 때 한 종합병원이 건물 밖에 설치한 임시진료소의 모습

    신종플루가 유행할 때 한 종합병원이 건물 밖에 설치한 임시진료소의 모습

    2009년 신종플루 당시 정부는 지역거점병원을 선정했으나 당시 민간병원은 전염병 환자가 많아지면 일반 환자가 줄어든다며 난색을 표했다.

    또한 신종플루 의심환자를 진단하는 거점병원은 전염병 환자를 받음으로 발생하는 수익손실에 대한 정부 지원을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당시 지방의료원은 부족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신종플루 환자 1명이 입원하더라도 한 층을 신종플루 환자 입원용으로 사용했다. 그 때문에 당시 한 지방의료원은 한달 간 손실액이 1억5천만원에 이르기도 했다.

    이는 지방의료원에 대한 예산 삭감 때문에 발생한 것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공익성을 위해 손실을 감수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손실을 감수할 민간병원은 어디에도 없다.

    당시 민간병원은 일반 환자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 병원 한켠에 컨터이너 박스 등을 임시로 설치해 울며 겨자먹기로 진료를 담당해왔다. 그마저도 거부했던 병원이 태반이여서 신종플루 의심환자들이 병원을 찾기 위해 헤매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대한병원협회도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하는 이유

    지난 10일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 의료공급자 단체 6곳이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을 유보할 것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서를 냈다.

    이들의 핵심 주장은 공공의료서비스 공백이 민간의료기관들이 떠안게 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공동 성명서에서 이들은 “민간 의료 기관들이 그동안 공공 의료 기관이 해오던 기능을 차질 없이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지방의료원의 만성 적자는 질타의 대상이 아니라 권장의 대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염병, 저수가 진료 등이 의료공공성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지만, 민간의료기관이 그를 떠안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내포되어있는 것이다. 민간병원은 수익을 내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 공백은 공공의료기관이 채워야 한다는 논리인 셈이다.

    이같은 논리는 2009년 신종플루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대한병원협회는 보건복지부에 신종플루 확산방지를 위해 효율적 치료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건의했는데, 그것은 바로 “전염성이 강한 신종플루의 입원진료는 공공의료기관 중심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었다.

    역설적으로 민간병원에서조차 수익성을 이유로 공공의료기관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이다.

    국가지정 격리병상, 공공병원 197병상에 불과, 이마저도 줄어든다면?

    2010년 당시 민주통합당 전혜숙 의원에 따르면 국가지정 격리병상은 공공병원 5곳의 197병상에 불과하다.

    전 의원은 공공의료기관 자체가 턱없이 부족한 탓으로, 2009년 신종플루 당시 격리병상 부족으로 민간병원이 신종플루 거점치료병원으로 지정됐으나 격리병동이 거의 없거나 치료를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전혜숙 의원은 2009년 8월 2주차에 358명이던 감염자가 3주차에 948명에서 4주차에 1,000명을 넘게 된 이유를 격리치료 시설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공공보건의료예산 확충과 민간의료기관의 긴급 예산지원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급속한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민간의료기관에게 공공성을 이유로 무턱대고 진료를 떠넘기는 것 자체도 오히려 전염만 더욱 키울 위험도 있다는 것.

    그런데도 지방의료원이 점차 축소된다면 그 피해는 1차적으로 민간의료병원이 부담하게 되고, 손실을 피하기 위해 진료를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최종 피해는 국민이 지게 된다.

    또한 정부가 전염병 발생시 당장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민간병원의 요구대로 각종 예산을 긴급 지원하게 된다면, 효율적인 전염병 관리체계는 커녕 공공의료기관을 유지하는 비용보다 더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될지도 모른다.

    중국 조류독감이 한국에 들어올 때, 경남도민은 어디로 가야 할까.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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