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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윤미의 좋은 여행] 네팔 여행자의 거리 '터멜'
        2013년 04월 08일 12:3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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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팔에서 두달간 집을 못 구해 떠 돈 곳은 여행자 거리 ‘터멜(Tamel)’이었다. 너바나와 에이델을 너무나 좋아하던 클럽의 청년은 레파토리가 바뀌지 않았다.

    터멜은 태국의 카오산로드처럼 잠시 머물다 즐기고 떠나는 여행객들의 천국이다. 값싼 옷가지와 여행자들을 반기는 클럽과 먹거리, 나에게 터멜은 소음과 쇼핑 두가지였다.

    그런 터멜을 새롭게 볼 수 있는 시티투어가 있었다. 영국의 공동체이익회사(CIC)로 등록되어 있으며 네팔에서는 비영리이지만 수익사업을 하는 사회적기업 형태로 등록이 되어 있는 “Welcome To My Yard(WTMY)” 라는 단체에서 하는 터멜 도보투어가 있어 참여했다.

    시작은 터멜에서 제일 처음 생긴 게스트하우스인 카트만두 게스트하우스 앞에서 단체 설명을 듣는 것으로 시작했다.

    사회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이자 WTMY에서 활동가로 일하는 투어가이드인 수믹과 그 옆에 쫄래쫄래 수줍은 미소로 두 손을 주머니에 푹 찔러놓고 슬리퍼를 신고 나온 알렉스.

    WTMY은 파슈파티 근처 거리 청소년들을 조직하여 주2회 정도 영어수업도 하고 이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단체이다.

    터멜 도보투어 프로그램은 경제적 자립사업의 일환으로 거리의 청소년들이 투어가이드와 동행하면서 가이드 수업을 받게 하고 여행객의 투어비용 중 일부를 청소년에게 지급하는 프로그램으로 작년 9월부터 시작하였다.

    인도에서도 Slum Tourism 의 일환으로 비슷하게 거리의 청소년들이 직접 빈곤지역과 도심을 다니면서 가이드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Salaam Baalak Trust 가 있었는데 비슷한 목적이었지만 WTMY의 프로그램은 빈곤지역을 돌기보단 터멜에서 여행자들은 알 수 없는 골목 구석구석을 다니며 생생한 현지문화를 알려주었다.

    매일 다녀 익숙한 거리였는데 갑자기 골목 구석구석으로 들어가 각기 다른 의미를 가진 신의 사원들에 대해서 설명해주었다.

    비의 신, 카트만두 밸리를 만든 신부터 티카를 찍는 방법, 더사인 축제 때 제물로 바치는 5가지 동물에 대한 의미, 사원에서 기도하는 방법 등 들을수록 재미있는 현지인들의 삶의 이야기였다.

    특히 치과가 유난히 많은 거리에선 신의 치아라고 믿는 상징물과 본인의 치아가 아플 때마다 낫게 해달라고 끼워둔 동전들을 보여주며 설명해주는데 그냥 지나쳤을 거리들의 이야기가 쏟아졌다.

    치과가 많은 거리의 신의 치아

    알렉스는 한국에서 촬영했던 네팔 거리의 아이들에 관한 다큐에도 출연했다고 했다. 밤에는 호텔에서 일을 하며 먹고 자는 알렉스는 가이드도 되고 싶고 선생님도 되고 싶다고 했다. 한시간 반의 시간이 너무 짧고 아쉽게 지나갔다. 다음에는 3시간짜리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해 또 다른 네팔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Walk With Me! (WTMY 도보투어 프로그램명) www.welcometomyyard.com

    필자소개
    구로에서 지역복지활동으로 시작하여 사회적기업 착한여행을 공동창업하였다. 이주민과 아동노동 이슈에 관심이 많고 인권감수성을 키우려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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