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김진우가 돌아왔다
        2013년 04월 08일 11:2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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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우가 방황했을 무렵, KIA 팬들의 장탄식이라는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모기업의 부도로 타이거즈가 침몰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을 때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 그런 해태 시절 마지막 1차 지명자가 바로 김진우였으니 안타까움은 더 했다.

    제 2의 선동열이라고 불릴 정도로 기대를 받았고, 데뷔부터 좋은 성적을 거두며 향후 10년간 KIA의 에이스로 군림할 거라 모두가 생각했던 바로 그 김진우.

    심지어 야구를 좋아하는 네티즌들 중 일부는 팀에서 이탈한 김진우가 삐딱선을 타고, 야구와 다른 험한 일을 한다는 제보를 주기도 했었다.

    제 2의 선동렬, 해태 계보를 이어줄 수 있는 강력한 커브와 속구. 선동렬 감독을 부자구단 삼성에 뺏기고 나서 타이거즈 팬들에게 위안이 되어야 했던 선수가 그렇게 빠져나갔으니 당시에는 배신감보다는 나도 모를 속상함이 그 당시에는 더 컸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몇 년전, 이 묘한 모습이 중계에 잡혔다. 김진우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일 때, 선동열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간 모습. 여간해선 마운드에 올라가지 않던 선감독이 웃으며 김진우를 다독거리는 모습은 뭔지 모를 기분이 들게 했다.

    진짜 선동열과 제 2의 선동열. 해태의 전성기를 했던 인물과 해태의 마지막에 희망으로 불리었던 선수가 한 마운드에 있다는 것은 참, 타이거즈 팬들에게 짠한 광경이었다.

    선발을 기대했던 복귀 후 김진우의 보직은 중간계투. 과거 선발로서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야구를 오래 쉬었던 현실상 중간계투부터 천천히 몸을 만든다는 계획이 지면을 통해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김진우가 선발보다는 계투로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덕수의 류제국과 진흥고 시절 자웅을 겨루었고 LA 다져스 입단 제안을 받았던 투수. 실제로 우리는 류현진 이전에 다져스 유니폼을 입을 뻔했던, 혹은 박찬호만큼 대단할 뻔한 투수를 광주가 아닌 미국에서 봤을지도 모른다. 다만, 지금이라도 이렇게 돌아와 준 김진우를 생각한다면 그런 아쉬움은 별 것 아니라는 생각까지 든다.

    김진우-1

    힘차게 공을 던지는 김진우

    4월 5일, 식목일. 김진우는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KIA팬들 가슴에 희망을 심었다. 전성기를 방불케한 그 무시무시한 커브를 갖고 김진우가 선발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김진우가 앞으로도 KIA 선발로 남아주길 누구보다 바란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김진우의 마무리론이 거론될 무렵, 앤서니의 마무리를 바랬던 팬들의 의견 중 하나가 기억난다. 그 의견을 여기에 남기며 글을 마무리 짓는다.

    “앤서니를 미워해서가 아니라 김진우라는 선수가 선발로 반드시 남아줬으면 하는 열망이 더 크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다시는 계투에서 선발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그렇게 떡대 좋고 해태스러운 이미지를 가진 선수가 있었당가. 방황의 시기가 길었다는 것 잘 알지만, 그 방황이 반드시 진우에게 약이 될거라 생각한다. 아니 충분히 그럴 것이다.”

    필자소개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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