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 걸려도 24시간 심야영업 강요
    편의점 점주들, 유통자본의 노예 신세...피해자 증언대회
        2013년 04월 02일 03:12 오후

    Print Friendly

    가맹사업법의 허점으로 편의점 점주들이 사실상 본사의 ‘강제 노예’ 신세로 전락한 실정이다. 암에 걸려도 24시간 영업을 해야하고, 상권을 고려하지 않고 편의점을 막무가내로 늘려 그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점주가 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2일 오후 2시 민주통합당 민병두 의원실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전국편의점 가맹점주 사업자단체 협의회(준) 등이 모여 피해자 증언대회를 개최했다.

    편의점 가맹사업법 개정 기자회견 모습(사진=민병두의원실)

    편의점 가맹사업법 개정 기자회견 모습(사진=민병두의원실)

    암에 걸렸는데도 24시간 심야영업 강요

    CU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갑상선 및 전이암으로 건강상태나가 나빠졌지만 본사가 폐점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해지위약금을 요구해 아픈 몸을 이끌고 심야 영업을 계속했다.

    그러다 지난달 약 5일간 심야 영업을 이어가지 못하자 본사측은 24시간 영업을 유지하지 않은 이유로 ‘소장’을 접수해 강제 심야영업을 강요했다.

    점포 이사 불가능, 진주와 울산 오가며 15시간 근무

    세븐일레븐 본사 담당자의 말만 믿고 아파트를 담보로 6천만원을 대출받아 진주에 편의점을 냈던 B씨는 울산으로 이사를 가게 됐지만 양수인을 구해주지 않아 진주와 울산을 오가며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인건비라도 아끼기 위해 하루 15시간씩 매장을 운영했지만 본사가 매장 바로 근처에 같은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추가 오픈했다. 손실이 너무 커 B씨는 폐점을 문의했지만 본사측은 해지위약금이 6천만원이라고 답변했다.

    한 동에만 편의점이 108개…걸어서 1분 거리에 같은 점포

    도봉구 창동역 부근 500m 이내에 편의점만 9개가 있다. 2011년 전에는 미니스톱과 세븐일레븐 하루 매출이 150만원으로 흑자운영이 됐지만 최근 CU가 들어서면서 두 점포 모두 매출이 반토막 났고, 3개 점포 모두 적자이다. 하지만 폐점할 경우 수천만원의 위약금을 물어야하기 때문에 모두 24시간 노예노동을 하고 있다.

    관악구 신림동에는 108개의 편의점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말 기존 편의점 반경 250m 이내에 신규 출점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미 들어선 편의점을 단속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신림동은 현재 같은 브랜드 편의점간의 거리가 10m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치동의 한 건물에는 같은 브랜드 편의점만 2개가 있고, 바로 옆 건물에도 같은 브랜드 편의점이 있는 경우도 있다.

    24시간 강제 영업 금지 등 가맹사업법 개정안 발의

    이 같은 피해가 속출하는 이유는 현행 가맹사업법이 불공정거래를 근절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비책이 없다는 지적이다.

    본사측이 신규가맹 계약시 과도한 위약금을 설정하고, 24시간 영업을 강제하며, 매장에 물건을 강매하는 등 가맹점주의 피고름을 짜내어 매출을 유지하는데도 이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다. 이 때문에 편의점 가맹점주와 본사의 관계를 현대판 소작-지주 관계라고 부르기도 한다.

    최근 이 같은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민주당 민병두 의원실이 참여연대, 민변 등과 함께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24시간 강제 노동 금지 △가맹계약서 사전등록 의무화 △과도한 위약금 금지 △가맹점 사업자 단체의 결성-협의-협약체결권 보장 △가맹점주 속이는 허위과장 정보제공의 경우, 형사처벌 및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가맹점 사업자단체의 법적 지위 보장(결성권, 본사와의 협의권, 협약체결권, 가맹본부의 부당한 지배개입 금지) 등이 담겨져있다.

    만약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편의점 점주는 심야 영업 매출이 인건비보다 낮을 경우 심야 영업을 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건강, 적자 경영 등의 이유로 폐점할 경우에도 과도한 위약금을 시정해 가맹점주들의 선택권이 보다 넓어질 수 있어 현대판 지주-소작제도 근절이 기대된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