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재투표 결정 규정 해석 논란
    관행은 관행, 규정대로 한다...선관위 기존 해석 번복
        2013년 03월 27일 03: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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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0일 임시대의원대회(임시대대)에서 실시된 7기 임원선거에서 이갑용-강진수 후보조의 다득표를 무효로 하고 재투표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노총 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 중앙집행위에 △재투표를 실시한다 △선거관리 통합규정 2편 27조 2항에 의거 최다투표자와 차점자에 대해 2차 투표를 실시한다 △재투표는 대의원대회에서 진행하며 그 일정과 절차는 중앙선관위가 결정한다 △차기 대의원회가 유회될 경우 재선거를 공고한다는 결정사항을 보고했다.

    선관위 유권해석 스스로 번복…’관행보다 규정’

    이 같은 결정은 선관위가 20일 임시대대에서의 유권해석을 스스로 뒤엎는 것으로, 당시 의결정족수 미달로 유회됨으로써 발생할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거 규정대로 하겠다는 판단이다.

    민주노총

    지난 3월 20일 유회된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의 투표 결과 발표(사진=노동과세계 변백선)

    민주노총의 ‘선거관리통합규정’은 직선제인 1편과 간선제인 2편으로 나뉘어지는데 이번 선거가 간선제인 만큼 간선제 규정을 적용한다. 이 간선제 규정 27조 2항에는 ‘위원장, 수석부위원장, 사무총장 입후보자는 1차투표에서 입후보자 중 과반수가 없는 경우 최다득표자 및 차점자에 대해 2차 투표를 한다. 2차투표에서도 과반수가 없는 경우 최다득표자에 대한 신임투표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민주노총은 20일 임시대대에서 기호 1번 이갑용 후보조와 기호 2번 백석근 후보가 출마해 두 후보 모두 과반을 넘지 못했다. 이를 간선제 규정에 적용하면 최다득표자인 이갑용 후보와 차점자인 백석근 후보가 2차 투표를 진행한 뒤 그럼에도 과반득표자가 없는 경우에 최다득표자에 대한 신임투표, 즉 찬반투표를 진행해야 한다.

    20일 임시대대에서는 선관위가 관행대로 2차 투표를 생략하고 최다득표자인 이갑용 후보에 대해 찬반투표를 진행하려 했지만, 다시 유권해석한 결과 규정대로 찬반투표(사실상 3차 투표, 신임투표)가 아니라 2차투표를 진행해야 한다고 결정한 것.

    이는 선관위가 유권해석을 번복한 것으로 논란의 소지는 있지만, 그런만큼 관행보다 규정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직선제와 간선제 규정 달라…간선제 규정대로 해석해야

    일각에서는 해당 선거 규정이 사실상 3개조 출마를 전제한 것이라는 이유로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규정대로라면 2개조 출마에 적용해도 문제는 없다.

    선거관리통합규정에서 직선제 규정인 제1편 88조 2항의 경우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자가 없을 경우 입후보자가 3인일 경우 최고득표자와 차점자에 대하여 재투표를 실시해야하며 그럼에도 과반득표자가 없을 경우 3차 투표에서 최고득표자에 대한 찬반 투표한다. 단, 후보가 2인 이하일 경우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가 없을 경우 최고득표자에 대해 찬반 투표를 한다’고 보다 명확하게 명시되어있다.

    때문에 이를 근거로 2개조 이하가 출마한 이번 사례의 경우 최고득표자인 이갑용 후보에 대해 찬반투표를 해야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해당 규정은 직선제 규정으로 간선제에 적용할 수 없다는 맹점이 있다.

    지금까지 민주노총 임원 선거에서 간선제 선거 규정에도 불구하고 2차 투표를 생략하고 곧바로 찬반 투표를 해왔던 사례가 있다는 점도 논란이 된다. 하지만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관행이 규정을 이길 수 없는 것이다. 해당 규정이 잘못됐다면 고치고 새로운 관행을 만들면 되는 것이지, 관행만 고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선관위는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재투표를 결정하고 5일의 이의신청 기간을 공지했다.

    1차 투표에서 최다득표를 얻었던 이갑용 후보는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상식적인 선에서 대응해야지 싸울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선대본 관계자들과 신중히 의논해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첨자인 백석근 후보는 “선관위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향후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직 논의하지 못했다”며 조만간 입장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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