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지적 충돌이 '한미 VS 북' 충돌로
한-미 국지도발 대비계획 합의, 문제점과 대안
    2013년 03월 25일 06: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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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2일 정승조 합참의장과 제임스 D. 서먼 한미연합사령관이 ‘공동 국지도발 대비계획’에 서명했다. 북한의 국지도발 때 한미 연합 전력으로 응징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공동 국지도발 대비계획은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한·미 합참의장 합의로 작성된 ‘한국군 주도-미군 지원’의 북한 국지도발 시 대비계획이라는 것이다, 공동대응을 위한 협의 절차와 강력하고 결정적인 대응을 위한 방안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공식 설명 외에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대체로 한국군이 1차적으로 현장 대응을 하고, 이후 한-미가 공동 대응에 대해 협의한 후 미군도 참여하는 공동의 군사적 대응이 이뤄지는 것이 골자로 보인다.

국지도발 유형 정리와 그에 따른 대비계획을 세부화

주요 도발유형에는 ▲군함 등을 동원한 북방한계선(NLL) 침투 ▲서북도서 등에 대한 포격도발 ▲저고도 공중침투 상황 ▲특수부대의 후방 침투 ▲군사분계선(MDL) 지역의 국지적 충돌 ▲잠수함을 이용한 우리 함정 공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 측과의 협의를 거쳐 추가적 대응을 하는 것이 초점인지, 국지도발에도 한미 연합 전력 차원에서 공동 대응하는 것이 초점인지는 불분명하다.

연합뉴스는 “북한의 도발양상에 따라 도발원점은 물론이고 지원세력과 지휘세력까지 타격한다는 우리 군의 작전개념이 한미가 공동 수립한 이 계획에 반영됐다.”고 하지만 미국이 한국군의 이런 확전 가능성이 있는 대응에 수동적으로 뒤따라가는 이른바 자동개입에 동의했는지는 불명확하다.

합참 관계자는 “기존에는 미국 측이 (개입 여부를) 판단했지만 이제부터는 요청 조건이 맞으면 미군이 이를 거절할 수 없다”고 설명했고, 서먼 연합사령관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신속하게 공동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발언했다.

미국 측 요구대로 이 계획에 공동대응을 위한 ‘사전 협의 절차’가 명문화된 것은 분명하고, 국지도발에도 한미연합 차원 즉 기존 한국군 대응에 ‘미군의 대응이 추가’된 것도 분명해보인다.

북한의 도발원점을 타격하는 포병공격 모습(사진=욱군블로그 아미누리)

북한의 도발원점을 타격하는 포병공격 모습(사진=욱군블로그 아미누리)

국지적 충돌이 ‘한미’ 대 ‘북’의 충돌로 확산되는 것은 분명해보여

위에서 살펴본 어느 쪽에 초점을 둔 것이냐에 따라, 협의에 주목하면 한국군 주도의 맹동에 브레이크를 걸어 확전을 방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반면, 연합 전력이 함께 응징하는 것에 초점을 두면 오히려 확전을 부추기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정반대의 해석이 이뤄질 수도 있다.

그러나 위 서먼 연합사령관의 발언이나 합참 관계자의 발언을 종합하면 양측 관계자가 동의가 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한미가 공동 군사 대응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즉 연평도 포격 같은 사안이 발생시 한국군뿐만 아니라 주한미군 등 미군도 공동 대응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당연히 북한도 주한미군 등에 대한 대응 공격을 할 것이다. 그러면 자국군이 피해를 본 상황에서 미국의 개입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미국과 주한미군의 확전 방지 및 억제자로서의 위상과 기능(위협대상으로서의 북한의 인식과 또 다른 측면은 차치하고)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지적 도발 억지책보다는 확전 가능성 높이는 악수 가능성 높아

이번 공동국지도발계획 합의가 국지도발의 경우에도 한미가 공동 대응할 것임을 천명함으로써 북한이 그마저도 함부로 하지 못하도록 억지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서해 해상분계선 즉 NLL 등을 둘러싼 명백한 이견과 북한의 의지 등을 보았을 때 그 지역을 중심으로 한 국지적 충돌의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양측 간의 불신이 극도로 팽배하고, 최근에는 군사핫라인도 폐쇄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수나 다소 사소한 충돌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가능성이 다분한 것이다.

예를 들어 2010년 11월 28일 임진각 부근의 군부대에서 아군병사가 대구경 포의 조작훈련을 하다가 장전될 줄 모르고 격발해 포탄이 북쪽으로 날아가 군사분계선(DMZ) 부근에 떨어진 일이 있었다. 다행히 당시 군사 핫라인으로 즉각 북측에 오발이었음을 통보하여 북측의 반격은 없었다.

요즘 같이 양측 군사핫라인이 끊어지고 이번 합의에 의해 주한미군도 개입하는 상황이라면 남북한 군대가 서로 포격전을 벌이고 주한미군도 이에 가세하는 군사충돌이 일어났을지도 모를 일이다.

남북 양 측의 교전지침의 공격적 개정의 위험과 맞물릴 가능성

2010년 11월 북한에 의한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국방부는 ‘선조치, 후보고’ 지침을 하달했다. 이 지침은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2010년 12월 전군지휘관 회의와 2011년 3월 전방부대 시찰 시 등 두 차례에 걸쳐 지침을 직접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2011년 6월 17일 강화도 부근 교동도에서 해병대 대공감시초병 2명이 119명을 태운 아시아나항공 민항기를 북한비행기로 오인해, 이 지침에 따라 99발이나 총격을 가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서해에서의 수차례 충돌 이후 남한뿐만 아니라 북한군도 공격적으로 교전지침을 바꾼 것으로 보이는데 2002년 연평도 해전이나 2010년 연평도 포격 사태 등에서 보여준 북한군의 공격적 행태가 그 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확전 방지를 위한 군사핫라인의 조속 복원, 그리고 한미-북의 양 측 합의에 의해 교전수칙 확전 방지를 최우선에 두고 재개정할 필요가 있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핵심으로 하는 한반도 평화체제의 조속한 수립이 근본적 대책이 될 것인 것은 분명하다.

필자소개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문제를 연구하는 정책가이며, 진보정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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