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적 취향과 성폭력, 고은태 사건
    [기자눈깔]성적 취향과 성 개방도는 핵심이 아니야
        2013년 03월 21일 06:0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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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앰네스트 전 이사장인 고은태 교수의 성희롱 사건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부 언론보도가 고은태의 성적 취향에 대해 ‘변태적 취향’이라고 해설하고 있다.

    고은태 교수의 성희롱 사건을 보면 고 교수는 DS(domination 돔, submission 섭) 관계를 요구했다. 주인과 노예라는 관계를 설정해 성적 역할을 맞는 섹스의 한 방식이다.

    여기서 고 교수가 상대방이 원하지 않은데도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명백한 성희롱에 해당하며, 이는 고 교수 스스로 인정하고 사과했다.

    성적취향과 별개로 성희롱은 성희롱

    그런데 언론과 여론은 고 교수의 ‘번태적 취향’에 초점을 맞춰, 가십거리에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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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데일리 기사의 캡쳐 화면

    고 교수의 성적 취향을 ‘변태적 취향’이라고 해설하는 것은 동성간의 사랑을 변태적 취향이라고 해설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편견에 해당된다.

    이성애자가 동성애자에게 성관계를 요구하는 경우나 그 반대의 경우 모두 일방의 폭력이라는 점과 마찬가지로 DS 관계를 그를 원치 않는 사람에게 강요하는 것도 일방의 폭력일 뿐 그러한 성적 취향 자체가 문제시 될 수 없다.

    다만 고 교수의 사건은 이성애자의 전형적인 남성주의적 사고를 반영한 결과로, DS 관계를 요구했는지 여부는 부차적인 문제이다.

    만약 피해자가 DS의 취향을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서로가 동의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 같은 내용의 메세지를 보내고 요구하는 것 자체가 성희롱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구체적인 성적 요구의 내용과 관계 없이 이는 성희롱일 뿐, DS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핵심은 고은태 교수가 피해자 여성을 성적대상화시켜 나름의 위계(존경하는 인물과 팬의 관계) 질서 속에서 발현한 성희롱이다.

    이는 남성 이성애자가 여성 이성애자에게 가하는 성희롱 유형 중 매우 일반적이고 가장 많은 빈도의 유형의 성희롱으로, 고 교수가 비판받아야 할 지점이라면 바로 이것이며, 그를 비판하는 남성 이성애자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시사평론가 고종석씨의 ‘평소 성적 농담을 하는 여성’이었다는 이유로 성희롱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논리 또한 전형적인 남성 이성애자의 남성중심적 사고의 발로일 뿐이다.

    성 문제에 개방적이고 표현력이 높다고 해서 성적 농담을 건네는 것과 상대를 성적 대상화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상대방이 어떠한 사람이건간에 성적 대상화한 후 문제가 생기자 상대방의 성적 개방도를 따지는 것은 가해자의 전형적인 변명일 뿐이다.

    성적 취향도, 피해자의 성 개방도도 사태의 본질이 아니다. 너무나도 전형적인 성희롱 가해의 유형일 뿐, 가해자와 피해자에 대한 가십은 이제 멈춰지길 바란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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