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으로 여행하다
    2013년 03월 21일 01:4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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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이파는 아저씨

한국에서 손님을 맞을 땐 ‘밥상다리 휘어지도록 한상 차린다’ 라는 표현을 한다. 한국은 반찬문화가 매우 발달해있고 밥 한 끼가 의미하는 것들이 참 많다.

음식은 여행과 참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 나라의 식문화와 식재료를 보면서 그 나라를 이해할 수 있는 것들도 있다.

인도에서는 짜이, 미얀마에서는 러펫예, 네팔에서는 찌아라 불리는 밀크티는 서남아시아 지역에선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차이다.

누군가를 만나 인사할 땐 꼭 찌아를 시킨다. 아침일찍 물소우유를 따뜻하게 끓여 마시기도 하고 우유에 홍차를 넣어 만들기도 하며 블랙 홍차에 검은 통후추를 넣어 끓이기도 한다. 검은통후추가 사람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고 한다.

나는 요즘 아침, 이 찌아 한잔에 좁은 골목 어귀에서 갓 구워낸 따뜻한 ‘셀’ (쌀가루로 튀겨낸 도넛츠 비슷한 과자) 하나면 아침이 행복해진다. 그러다 동네 아주머니와 눈인사도 하고 하루, 이틀 가다보면 동네 사람이 된 듯 하다.

여행 후 돌아오면 여행 때 먹은 그 나라 음식의 향수에 사로잡혀 그 음식을 찾아 다시 여행의 추억을 회상하기도 한다.

네팔은 정말 다양한 소수민족이 같이 어우러져 산다. 각 민족마다 지내는 새해의 풍습도 날짜도 다르고 음식도 다르다. 공정무역 단체들이 합심해서 만든 카페 ‘The Village’ 란 카페는 네와리족의 ‘여머리(Yomaree)’ 라는 떡같이 생긴 음식을 전문적으로 판매하고 네와리족의 축제 중에는 이 여머리를 먹는 축제도 있다.

또한 네팔 식사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2가지는 ‘감자와 Cauliflower라 불리는 꽃양배추’ 이다. 렌즈콩(lentil)과 향신료를 끓여 ‘달’을 만들고 밥(밧)과 감자와 꽃양배추 커리를 만들어 먹는 ‘달밧’ 이 아침, 저녁으로 먹는 주식이기 때문이다.

하루는 네팔 친구네 집에 달밧 만드는 법을 배우러 갔었다. 오색찬란한 색깔을 가진 다양한 원재료에서 나온 향신료들, 재료를 다듬기 위해 사용하는 각종 도구들에 대해 연신 묻느라 요리하는 네팔 친구 옆에 붙어서 있었다.

친구 가족들과 다 같이 모여 손으로 밥을 먹었다. 처음엔 어떻게 손가락을 이용해야할지 몰라 밥 먹는 속도가 매우 느렸다. 지금도 친구 집에서 손으로 밥 먹는 내가 어색하지만 네팔친구들과 더 가까워지는 느낌에 숟가락을 이용하고 싶진 않다.

그리고 항상 배우게 된다. 낭비 없이 단촐하게 쟁반 하나에 밥과 반찬을 담고 작은 국그릇 하나면 끝이다. 손으로 싹싹 비우고 설거지도 깔끔하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자연스레 그들 앞에서 다시 겸손해지게 된다.

시간이 된다면 여행 시 재래시장에서 다양한 식재료에 대해 배우고 직접 구입해서 여행지의 요리를 배워보는 체험을 해보는 것도 여행의 재미를 더 높혀 줄 것이다.

저녁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시간, 인도 음악이 들리며 약간 쌀쌀해지기 전 내 몸을 녹여줄 짜이 한잔을 끓여주시던 아저씨가 생각난다.

필자소개
서윤미
구로에서 지역복지활동으로 시작하여 사회적기업 착한여행을 공동창업하였다. 이주민과 아동노동 이슈에 관심이 많고 인권감수성을 키우려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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