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푸치노'가 만들기 제일 어려워요
    [타인의 삶] 세번째 인터뷰: 커피전문점 부점장
        2013년 03월 12일 05: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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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청년유니온이 7개 커피전문점 브랜드 251개 매장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82.1%의 매장이 아르바이트생에게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적발했다.

    시간제 아르바이트도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새삼 다시 들추어내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켜, 한 커피전문점은 아르바이트생과 퇴사자 3천명에게 5억원 상당의 미지급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다른 커피전문점도 향후 미지급 주휴수당을 지급하겠다고 밝혀 커피전문점 직종의 올바른 임금 정책에 기여했다.

    오늘의 주인공은 고등학생 시절부터 각종 대형 프렌차이즈업종에서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하다 두 곳의 커피전문점을 거쳐 지금의 A커피전문점에서 부점장으로 승진한 박정현(가명)씨다.

    시간제 알바에서 무기계약직, 그리고 정규직으로 승진하기까지 3년이 조금 넘게 걸렸다. 다른 커피전문점과 달리 100% 직영점만 운영하고 일정한 자격조건에 도달하면 승진의 기회를 주는 시스템 덕에 3년간 일하면서 커피 전문가가 됐다.

    알바 100단이 커피전문점의 부점장으로 되기까지의 여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업체 이름은 익명으로 처리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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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원은 커피 무료라는 말에 선택한 A커피전문점

    장여진: 일단 커피전문점 아르바이트 경력에 대해 말해달라.

    박정현: 편입준비하며 생활비를 벌려고 B커피전문점에서 알바하게 됐다. 그때 세상에 드립커피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됐고, 까페라떼와 카푸치노의 차이도 알게됐다. 거기서 약 6개월 간 일하다 편입이 잘 안되면서 그만두었다가 다음 해 C커피전문점에서 일하게 됐다.

    그런데 C커피전문점은 직원 없이 알바만 채용했던 곳이라 커피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이 전혀 없었다. 커피 제조 레시피가 있지만 ‘출처’가 불명확했다. 그래도 B커피전문점은 본사 로고가 박혀있는 레시피가 있었는데 C커피전문점의 레시피는 그런 게 없었다.

    장여진: A커피전문점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박정현: 2009년 입사했다. 그 때 당시 A커피전문점은 알바를 채용할 때 주3일만 근무하는 알바를 채용했는데, 당시 집에서도 가깝고 다른 알바도 하고 있던 터라 일주일에 3번 정도 나가는 알바를 찾고 있었기에 선택했다.

    특히 가계부를 쓰고 있는데 당시 커피값 지출이 커 심장이 두근됐던 터에 A커피전문점은 직원에게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것이 명백하게 명시되어있어 선택했다. 다른 커피전문점은 직원에게 무료로 커피를 준다고는 하지만 명시적으로 되어있지 않아 확실하게 주겠다는 곳으로 선택했다.

    장여진: 성격이 확실하다.

    박정현: 그렇게 주3일씩 출근하면서 일하다 다른 지점이 오픈한다고 점장이 권유해 그곳으로 옮기게 됐다. 빨리 진급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는데 새로 오픈하는 매장은 T/O가 없어 가겠다고 했고, 그 지점에서만 2년간 일하게 됐다.

    진급이라는게 주3일 알바가 주5일 일할 수 있게 되는 거고, 입사후 6개월 뒤면 자동으로 진급되는 시스템이다.

    장여진: 왜 알바 채용할 때 굳이 주3일 미만 근무하는 사람을 뽑는건지?

    박정현: 미국 본사 방침이다. 아마 파트타임 제도가 발달해서 그런 걸로 알고 있다. 거긴 주3일 알바로도 충분히 생활비가 가능할테니. 주3일 일하는 알바는 하루 5시간 미만, 1주일 15시간 미만으로 일해야 한다. 현재는 주3일 알바 제도는 없어졌다.

    다음 직급은 주5회 근무하는 거다. 주5회 이상 25시간 이상이어야 한다. 이를 바리스타고 부른다. 그 다음이 슈퍼바이져라해서 근무시간은 주35시간이상 근무해야 하며 그 다음이 부점장이고 주40시간 이상 근무해야 한다. 그 다음이 점장이다. 점포 직급은 점장까지이고 여러 점포를 모아 관리하는 지역 매니저가 있고, 지역 매니저는 본사 소속이다.

    그리고 부점장 전까지는 무기계약직으로 4대보험, 복리후생, 퇴직금 등 정규직과 동일한 대우를 받고, 부점장부터 정규직으로 이때부터 연봉계약서를 쓴다.

    어떤 커피전문점은 알바와 직원의 직무차이 있어

    장여진: 누구나 알바부터 시작해도 점장으로 승진할 수 있는 건가?

    박정현: 그게 A커피전문점의 메리트다. 당시 D커피전문점도 A커피전문점처럼 직영점밖에 없지만 보너스 개념이 A커피전문점이랑 많이 달랐다. D커피전문점은 연장근무나 심야근무에 대한 수당이 없이 몇 시간을 근무하던지 고정된 월급만 준다. 심지어 알바를 뽑을 때 하청업체를 통해 뽑는다. 내가 복리후생과 근무시간에 따른 임금을 중요시 여겨 그쪽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또한 거기는 직원들만 커피를 만들 수 있게 하고 알바는 주문, 청소, 설거지만해야 한다.

    장여진: 직급이 안 되면 커피전문점에서 일해도 커피를 못 만든다?

    박정현: 그렇다. 그런데 주문, 청소, 설거지만 하는 것이 일이 정말 많다. 직원은 편하게 커피만 만들고 알바는 하루종일 설거지하고 청소하다 끝나는 시스템인 거다. B나 E커피전문점도 D커피전문점처럼 직원과 알바의 경계가 있다. 또한 그쪽은 대부분 가맹점이라 싫었다. 가맹점이 싫은 이유는 직원에 대한 교육시스템이 엉망이기 때문이다. 내가 배우고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적다.

    이 모든 부적합한 조건을 만회한 곳이 A커피전문점이었다. 그때부터 커피전문점 직종에서 오래 일할 생각이었기에 신중하게 선택했다. 슈퍼바이저가 될 때까지 거의 1년 반이 걸렸는데, 그 1년 반 동안 다른 일도 겸하면서 일해야 할만큼 월급이 적음에도 그걸 감수하고 견뎌냈다.

    장여진: A커피전문점은 알바와 점장이 하는 일이 똑같은가?

    박정현: 그렇다. 명찰에도 이름만 있지 직급은 적시하지 않는다. 하는 일도 똑같으니 자주 오는 손님이 아닌 이상 손님들은 일하는 사람들의 직급을 알 수 없다.

    커피

    제일 만들기 어려운 커피는 ‘카푸치노’

    장여진: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면 주로 하는 일들이 무엇인지?

    박정현: 기본적으로 음료 주문, 음료 만들기, 청소, 설거지 등을 한다. 바리스타 때부터는 여기에 물건 주문하는 일을 추가로 하게되고 슈퍼바이져부터는 파트너 교육까지 담당한다. 더불어 본사에 제출할 여러 사무 서류를 작성하고 보고하는 건 부점장이 하고, 총체적으로 매장과 매출을 관리하는 것이 점장이다. 직급이 높아질 수록 하는 일이 많아진다.

    장여진: 그 많은 음료를 어떻게 다 만드는지? 맥도날드처럼 만드는 과정이 철저히 시스템화 되있는 건가?

    박정현: 기본적으로 A커피전문점에 입사하게 되면 본사에서 진행하는 유급의 15시간 교육을 수료해야 한다. 내용은 기업문화와 경영윤리, 사내 성폭력 방지 교육, 공금횡령 방지 등에 대해 교육한다.

    별도로 교육 홈페이지도 있어 여기서 학습한다. 마감하는 법, 청소, 설거지, 기계 다루는 법이 모두 이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음료 마드는 법은 A커피전문점 매장 안에서만 볼 수 있다. 공부를 많이 해온 알바는 매장이 바쁘더라도 금방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이다.

    장여진: 처음 배우는 음료는 무엇인가?

    박정현: 아메리카노이다.

    장여진: 에스프레소가 아니고?

    박정현: 에스프레소는 자동으로 추출되는 거니깐, 에스프레소에 대한 개괄적인 것만 알면 된다.

    장여진: 만들 때 가장 어려운 음료는?

    박정현: 카푸치노이다. 거품이 고와야 한다. 온도와 타이밍이 중요한 음료이기도 하다. 손님들이 베이직한 음료인데도 가장 까딸스럽게 구는 음료가 카푸치노인 게 바로 이렇게 예민한 음료이기 때문이다.

    바리스타 사이에서 우스개 소리로 남에 매장 가서 카푸치노를 주문해보라고 한다. 카푸치노를 마셔봐야 그 매장의 스킬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고 한다.

    장여진: 주문을 엄청나게 복잡하게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건 다 어떻게 처리하나?

    박정현: 일단 머리로 다 외우고 컵에 표시한다. 지금은 주문 받을 때 영수증에 표시되도록 적을 수 있게 됐다.

    장여진: 지금까지 제일 복잡했던 주문은?

    박정현: 우유 온도를 71도로 해달라는 손님이 있다. 그런데 그 손님은 날씨에 따라 85도로 해달라고 할 때가 있다. 한국에는 없는 매뉴얼인데 가끔 에스프레소 샷이 들어간만큼 뜨거운 물을 넣어달라는 손님이 있다. 원하는 온도, 원하는 물의 비율과 라인이 있는 손님들이 어렵다.

    장여진: 밥집 가서 ‘밥은 진밥 주시고, 된장찌개에 두부 추가해주시고, 시금치는 간장으로 버무려주세요’라고 주문하지 않는데, 왜 유난히 커피전문점만 가면 개인의 기호가 강해지는 걸까?

    박정현: 글쎄 왜 그럴까. 커피라는 것 자체가 재배에서 제조까지 복잡한 과정에 있는 예민한 음료라 조금만 다른 방법을 사용해도 다른 맛이 나서 그런게 아닐까? 뭐 말 그대로 기호식품이니 그런게 아닐까 싶다.

    커피전문점만 가면 어깨에 힘들어가는 손님들

    장여진: 가장 기억에 남는 진상 손님은?

    박정현: 직원이 자기보다 못할 꺼라 생각하는 손님이 많다. 어떤 손님이 ‘로우 팻’으로 주세요’, 라고 해서 ‘알겠습니다’라고 했더니 곧바로 비웃으면서 ‘훗. 저지방 달라고요’라는 사람이 있었다. 누가 모르나.

    어떤 손님은 일부로 테스트하듯 까다롭게 주문하는 손님이 있다. 어떤 손님은 우리가 주문을 하거나 음료를 만들고 있는데 자신이 있는 위치로 오라고 요구하는 손님들도 있고, 그럼 또 우리는 가야 한다. 바쁘더라도.

    제일 황당한 손님은 아메리카노 큰 걸로 하나만 시키고 컵은 4-5개 달라는 손님이다.

    그리고, 앞에서 진상부리는 손님은 뒤에 가서 뭐라 안 하는데, 앞에서도 진상부릴 꺼 다 부리고 뒤에 가서 뭐라하는 손님들이 제일 황당하다.

    어떤 손님이 까페라떼 8잔을 시켰는데, 우유 스팀 도구가 한 번에 4잔을 만들 수 있을 꺼라 생각해 만들고 있는데 예상과 달리 4잔 분이 다 들어가지 않아 1잔이 모잘라 다시 그 1잔 분만 스팀을 했다. 그런데 그거 가지고 ‘처음부터 네가 잘못해서 음료가 늦게 나온다’고 따진 손님이 있었다.

    죄송하다고 했더니 변명한다고 더 화를 내더니 ‘네 입에서 쓰레기 냄새 난다’,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냐’라고 인신공격을 했다. 그런데 웃긴 게, 나 같으면 그렇게 진짜 화났다면 다 엎어버리고 가던가 할 텐데 또 그거 다 기다렸다가 가져가긴 가져가더라.

    커피전문점들3

    각종 커피전문점의 브랜드 자료사진

    1시간에 20번 이상 손 씻어 손 트는 일도 잦아

    장여진: 일할 때 가장 힘들 때는?

    박정현: 혼자 일할 때다. 최대한 빨리 음료를 만들어줘도 손님이 늦었다고 불평할 때가 많다. 특히 점심 시간에 오는 손님이 굉장히 예민하다. 지나다가 차 세우고 들어오는 사람도 많은데, 자기차 견인 당하면 어쩔꺼냐고 난리 치는 사람도 있다. 내가 굉장히 열심히 빨리한다고 하는데도 너무 재촉하고.

    또 주문 받고 음료 만들러 갈 때나 에스프레소 머신에 버튼 누르고 그걸로 시럽과 파우더 들어가는 음료를 만들기 위해 손을 씻고 해야 하니깐 그것 때문에 늦는다고 불평하는 손님들도 있다.

    장여진: 에스프레소 머신 버튼 하나 누를 때마다 손 씻어야 하나?

    박정현: 그렇다. 버튼을 눌러 나온 샷을 잡아야 하니깐. 매뉴엘에도 그렇게 나와있다. 이 동작에서 저 동작으로 갈 때 손을 씻으라고.

    장여진: 하루에 몇 번이나 손을 씻는 건가?

    박정현: 설거지 하는 걸 제외하면 1시간에 20번 이상 손 씼는다. 두 명이 일하면 한 명이 주문 하고 한 명이 음료를 만들면 되니깐 손 씻는 횟수가 줄어들지만 혼자 할 때는 주문하고 손 씻고 에스프레소 머신 누르고 손 씻고 음료 만들고, 무한 반복이다.

    장여진: 청결한 건 좋지만 기본적으로 인력이 적으니 한 사람이 손이 틀 때까지 손 씻는 횟수가 많은거 아닌가?

    박정현: 그렇다.

    장여진: A커피전문점이 직급 체계도 괜찮고 임금 체계도 좋지만 인력을 너무 타이트하게 돌리는 것 같다.

    박정현: 나도 왜 이렇게 적은 인력만 쓰는 걸까 생각해봤는데. 사실 매출이라는게 변동폭이 커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밥은 매일 먹지만 커피는 그렇지 않으니니깐. 매출이 적을 때는 일하는 사람을 정규 휴일보다 더 쉬게 해야 하는데 그 명목이 없으니깐.

    장여진: 매출이 줄어든다고 그것이 곧 순손실을 의미하는 것도 아닌데?

    박정현: 그렇다고 A커피전문점이 인건비를 줄여서 헛짓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공정무역 커피도 곧 100% 사용하려고 하고, 재능기부도 많이 한다. 재료도 싼 걸 쓰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A커피전문점의 기업문화를 잘 아는 사람은 오래 일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이제 나보다 낮은 직급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기업문화에 어느 정도 관심 있던 친구들이 오래 일한다.

    장여진: 그건 복리후생과 직급체계 때문에 그런거 아닌가?

    박정현: 그런 면도 있다. 하지만 애사심이 높은 사람이 많다. 퇴사했던 사람들의 재입사자 비율도 높고.

    대졸 출신 우대, 하지만 적응하는 사람 별로 없어

    장여진: A커피전문점이 어느날 누구에게 공평한 직급체계에도 불구하고 대졸공채를 뽑기 시작했다. 대졸 공채는 무슨일을 하는 건가?

    박정현: 대졸 공채는 부점장 바로 아래로 채용하고, 공금횡령 문제만 없다면 점장까지 승진하는 기회를 준다. 아마 A커피전문점의 질적인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서 하는 것 같다. 직급이 높아질 수록 사무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일이 많은데 이것이 담보된 사람들이기 때문에 뽑는 것 같다.

    장여진: 상대적 박탈감 없었나? 알바부터 시작해 승진을 노리는데 갑자기 대졸이라는 이유로 내 윗사람으로 들어오고 하니깐.

    박정현: 첫 대졸공채랑 같이 일했는데 그 사람들이 워낙 적응할 수 없는 상태였다. 다른 데 알바했던 사람들이 대졸공채로 들어오긴 하는데, 다른 커피전문점에 비해 해야 할 일이 많으니 못 견디고 나간 사람들도 많다. 첫 기수에 40명 정도 뽑았는데 10명도 안 남은걸로 안다.

    장여진: 예전에 대졸 공채 때문에 부점장 승진에서 밀렸던 거 아닌가?

    박정현: 대졸 공채는 반 부점장식으로 뽑았다. 1년 지나면 성과보고 부점장을 거쳐 점장이 되는 형식이었는데, 그 때 뽑힌 사람들이 아직 점장된 사람들이 없다. 결과적으로 직접적으로 피해 받은 사실은 없다.

    장여진: 이런 손님, 좀 너무한다, 바뀌었으면 좋겠다하는 건 무엇?

    박정현: 카드로 테이블을 치면서 보채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기 습관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음료가 빨리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차 세워놨다고도 보채지 않았으면 좋겠고. 외부음식 가져와서 커팅해달라거나 기저귀 갈아놓고 버리고 가는 것도 안 했으면 좋겠다.

    커피가 싱겁다, 녹차라떼에 가루가 덜 녹았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음료 바꿔달라는 손님 많은데 최대 6번까지 바꿔가는 사람도 있었다. 우유가 덜 뜨겁다는 손님들도 많은데 추운 날 특히 그런데 체감온도의 차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린 매뉴얼대로 만들기 때문에 덜 뜨겁거나 더 뜨겁게 만드는 경우가 없는데 말이다.

    테이블 만석인데 테이블 붙여서 2-3명이 테이블 2개에 의자 5개 사용하는 경우도 좀 그렇다. 테이블 하나 양보해달라고 하면 불쾌해하고. 다른 손님은 앉을 때가 없어 서있고.

    그리고 음료 나가기 전에 미리 다 주문했음 좋겠다. 음료를 줄 때 그제서야 포장해달라, 우유 더 달라, 얼음 더 달라 그러면 다른 손님이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물은 공짜지만 우유는 아닌데, 우유를 더 달라고 하면 난감하기도 하다.

    손님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높은만큼 임금도 인상됐으면

    장여진: 회사는 어떤게 바뀌었으면 하나?

    박정현: 최저임금에서 반올림하고 플러스 100원을 더 줘서 아마 시급이 5천원인 걸로 아는데. 우리에게 요구하는 서비스의 질이 높은만큼 기본 시급을 올려줬으면 한다. 우리도 정말 손님들에게 정성을 다하고 있고, 다른 커피전문점과 정말 차별성 있는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정작 비슷한 돈을 받고 일한다는게 좀 그렇다.

    커피전문점2

    한 커피전문점의 내부 모습

    장여진: 만약 박정현씨가 노사협의체 대표라면 어떤 걸 관철하고 싶은가?

    박정현: 바리스타는 손목 질환이 많은데 정형외과 진료를 무료나 저렴하게 받게 해줬으면 좋겠다. 하지정맥 증상 가진 바리스타도 많은데 이런 부분도 신경쓰고 싶다.

    장여진: 계속 커피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은가?

    박정현: 계속 하고 싶긴 한데 일 특성상 젊은 사람이 하기에 좋은 일이라 내가 나이를 더 먹고나서 할 수 있을까 싶다. 40대 초반까지도 매장에서 일하는 경우 봤는데, 그보다 더 오래 일하려면 매장에서 본사로 진급해야 하니 그런 아쉬움이 있다.

    기본적으로 음료를 만드는 것도 재밌고, 손님들이 내 커피가 맛있다고 하면 정말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어떤 손님은 내가 만드는 커피가 맛있다고 굳이 나 불러서 만들어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기분 좋은 일이다. 다만 커피전문점 오픈 시간이 너무 빨라 조금 늦춰주거나 오전 8시 이전부터 근무하는 것도 월급에서 좀 더 가산됐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장여진: 앞으로의 계획은?

    박정현: 다들 점장 5년하고 자기 까페 차리는 게 순서라는데, 나도 점장이 되고 나면 매출 관련 공부도 하면서 북까페를 차리고 싶다. 오래 앉아 있다 가도 될 것 같은 컨셉으로 만들고 싶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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