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용가능 핵무기, 한반도로 돌아오나?
    미국 전술핵무기 서태평양 배치 추진과 핵무기현대화 계획
        2012년 06월 02일 11:1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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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18일 미국 하원은 한반도를 포함한 서태평양 지역에 전술핵무기 재배치를 미국 행정부에 권고하는 내용이 포함된 ‘2013 국방수권법 수정안’을 의결했다. 법안이 상원에서 통과될지 불확실하고 오마바 대통령도 거부권 행사 방침을 밝혔기 때문에 당장 전술핵무기 배치가 실행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지만 미국 본토에는 언제라도 해외 배치될 수 있는 300개의 전술핵무기가 비축되어 있다. 게다가 그 전술핵무기는 과거와 동일한 것이 아니다. 폭발력은 낮추되 정밀성은 높임으로써 실전에서 사용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 것이다.

    지상 발사, 잠수함 발사 미사일을 포함하여 현재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는 광대한 지역에 방사성 낙진을 살포하고 수많은 비전투원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막대한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미국 본토가 핵 공격을 당하지 않는 한 어떤 전쟁 시나리오에서도 이처럼 무차별적인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통념에서 볼 때 대체로 부적절하게 여겨진다.

    따라서 미국의 전략가들은 북한이나 이란과 같은 핵보유국과 전쟁이 벌어진다면 상대방은 핵전력으로 위협을 가할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미국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재래식 전력으로 전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본다.

    60년대 초기 유형의 전술핵무기

    그러므로 미국은 저위력의 정밀 핵무기를 보유함으로써 핵무기의 실전 사용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핵무기 현대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전술핵무기란 무엇인가?

    전술핵무기(또는 비전략핵무기)란 무엇인가? 그에 대한 보편적 정의는 없다. 냉전 시기에 전술핵무기는 대체로 전략핵무기보다 사정거리가 매우 짧거나 전장에서 사용하려고 고안된 핵무기를 뜻했다. 하지만 다른 논자는 핵무기 활용은 본성상 전략적 성격을 지니기 때문에 모든 핵무기가 전략핵무기라고 주장했다.

    보통 전략핵무기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핵무기를 장착하는 장거리 폭격기를 말하고 그 밖의 것들을 전술핵무기라고 부른다.

    1991년 이후로 미국은 전술핵무기의 90%를 해체했다. 하지만 오바마 정부는 동맹국에 핵 억지력을 보장하기 위해 전술핵무기를 보유할 필요성이 있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미국 의회는 러시아의 전술핵무기 보유고와의 “격차”를 줄이는 조건에서만 핵무기 감축이 가능하다고 결정했다.

    러시아는 냉전시기 전술핵무기 보유고의 75%를 해체했으나 나토의 우월한 재래식 전력에 대처하고 중국과의 국경을 방어하기 위해 최소한 어느 정도의 전술핵무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2012년 4월의 나토-러시아 평의회 회의 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렇게 말했다. “러시아의 비전략핵무기와 달리, 미국의 무기는 그 나라(미국) 외부에도 배치되어 있다.”

    프랑스도 전술핵무기로 분류될 수 있는 약 50개의 단거리 순항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는 그것을 ‘전략핵무기’라고 부른다.) 중국은 전술핵무기를 개발하고 실험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것을 실전 배치했다는 증거는 아직까지 거의 없다. 인도도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단거리 미사일과 전폭기용 핵폭탄을 보유하고 있다. 이스라엘도 전술핵무기로 분류될 수 있는 전폭기 운반 핵폭탄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전술핵무기, 어디에 얼마나 있나?

    현재 미국은 전술핵무기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미국 핵무기의 상당 부분이 핵무기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은 서유럽 국가에 배치되어 있는 것도 그 이유에 속한다. 미국은 전술핵탄두를 해외에 배치할 의도가 없다면 그것을 더 이상 보유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미국과학자연맹>이 발표한 보고서 <비전략핵무기>(2012년 5월)에 따르면 미국이 현재 보유한 전술핵무기 중에는 약 760개의 핵탄두가 포함된다. (1991년 약 7,600개에서 10% 규모로 감소한 수다.) 그 중에서는 B61-3, B61-4, B61-10 중력탄이 포함되며, 그중 약 200개가 유럽에 배치되어 있다. 배치되어 있지 않은 나머지 300개는 장래 해외배치를 위해 미국에 비축되어 있다. 토마호크 대지순항미사일에 장착되는 핵탄두 W80-0를 포함해 나머지 260개는 퇴역 과정에 있다.

    핵폭탄 B61에 대해 살펴보면

    B61-3은 위력이 0.3, 1.5, 60, 170 킬로톤이다. 제조연도는 1979-1990 / B61-4은 위력이 0.3, 1.5, 10, 50 킬로톤이다. 제조연도는 1979-1990  (1킬로톤은 TNT 1천 톤의 폭발력을 뜻한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됐던 원자폭탄의 위력은 각각 15킬로톤과 21킬로톤이었다.)

    * B61 연습용품의 독일 전폭기 탑재 감독하는 미군(사진=독일 공군)

    * 출처: http://www.fas.org/blog/ssp/2009/10/germany.php

    미 공군은 약 200개의 전술핵무기를 유럽에 배치하고 있는데, 그 규모는 중국의 전체 비축량과 맞먹는다. 그 대부분은 이탈리아와 터키에 배치되어 있다. (10년 전에는 주로 북유럽에 배치되었다.)

    유럽에 배치된 미국 전술핵무기(5개국 6개 기지 160~200개)의 현황은 벨기에(10~20개) 독일(10~20개) 이탈리아(60~70개 그 중 10~20개는 이탈리아 비행기에 장착) 네덜란드(10~20개) 터키(60~70개 그 중 10~20개는 터키 비행기에 장착)이다.

    미국의 전술핵무기 현대화 계획

    핵폭탄 B61은 네 가지 버전이 있는데 이른바 ‘수명연장 프로그램’에 따라 B61-12 버전 하나로 통합할 것이다. (현재 유럽에 배치되어 있는 B61-3과 B61-4도 앞으로 10년간 미국으로 이동되어 개조될 것이다.) B61-12는 B61-3, B61-4에 비해 군사적 능력이 개선된 것이다. B61-12는 B61-4의 핵폭발 패키지를 재사용하기 때문에 최대 폭발력은 50킬로톤일 것이다. 그러나 꼬리날개장치를 장착함으로써 정확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현재 360킬로톤의 폭발력을 지닌 B61-7을 필요로 하는 목표물에 대한 군사작전에도 활용될 수 있다.

    미국 관리는 B61-12가 현재 버전들보다 군사적으로 개선된 게 없다고 말한다. 핵탄두의 폭발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가장 강력한 B61-7을 능가하지 않기 때문에 맞는 말일 수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 B61-12는 목표물 파괴 능력이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현재 유럽에는 배치되어 있지 않은 B61-7과 맞먹는 목표물 파괴 능력을 지닌 B61-12가 유럽에 배치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밀성이 높아지면서 과거에 더 큰 파괴력을 요구했던 목표물에 더 작은 파괴력을 지닌 핵무기가 사용된다면 핵폭발에 따른 방사성 낙진도 감소할 것이다. 이러한 효과는 핵무기의 ‘사용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또한 2020년대 초반 프로그램이 완료되면 장거리 폭격기와 단거리 전폭기 모두 동일한 핵폭탄 B61-12를 장착할 것이다. 현재 B61을 장착하는 F-16은 (합동전폭기라고 불리는) F-35 라이트닝Ⅱ로 대체될 것이다. F-35는 두 기의 B61을 장착할 수 있으며, 스텔스 기능을 포함해 F-16에 비해 우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미국의 핵무기 현대화와 핵무기의 ‘사용가능성’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4월 프라하 연설에서 미국 국가안보 정책에서 핵무기의 역할을 감축하며 세계 핵군축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맹세했다.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의 등장은 세계에서 핵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점점 더 감소하고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었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는 핵전력 예산을 삭감하고 핵무기 없는 세계에 대해 말하면서도 노후한 무기를 대체하여 미국의 핵무기고를 현대화하려는 다개년 계획을 제안했다. 새로운 급의 핵 잠수함, 새로운 폭격기와 전투기, 최신 핵탄두와 미사일에 소요될 비용은 향후 10년간 1,85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주의해야 할 대목은 미국이 기존 핵전력을 재활성화하는 방식이다. 미국 정부는 저위력 핵무기 옵션을 현대화하려고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B61과 F-35를 개조할 뿐만 아니라 다른 장거리 폭격기도 핵무기 탑재가 가능하도록 전환하고자 한다.

    또한 미국 정부는 정확도는 높고 위력은 낮은 새로운 공중발사 핵 순항미사일을 요청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오하이오급 잠수함을 대체하는 차세대 탄도미사일 탑재 잠수함도 추진하고 있다. 그것도 현재 잠수함이 보유한 것보다 파괴력이 낮은 핵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 정부가 그러한 변화를 추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미국과 러시아가 2010년에 체결한 새로운 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은 현재 2200기까지 보유 가능한 전략핵무기를 1550기로 감축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2012년 2월 15일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가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전략핵무기 배치숫자를 줄이기 위한 3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1,790기에 이르는 전략핵무기를 1,000~1,100기로 줄이는 방안과 700~800기, 300~400기로 줄이는 방안.) 따라서 미국 정부는 배치된 핵무기의 수는 감축하되 배치된 핵무기가 실전에서 사용될 가능성을 높이고자 한다.

    2010년 핵정책보고서(NPR)는 “핵무기를 추구하는 정권을 다루는 방식으로 핵 군비 경쟁은 부적절하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오바마 핵정책의 진실은 그와 다르다. 미국 오바마 정부의 핵무기 현대화는 핵군축의 외양을 띠지만 실제로는 핵전쟁의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 또한 그 전쟁터가 한반도가 될 가능성도 더욱 높아진다. 오바마 정부의 핵 정책은 단지 불충분한 것이 아니라 매우 위험한 것이다.

    필자소개
    임필수
    사회진보연대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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