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정활동을 되돌아 보며 든 단상
    [진보정치 현장]소수에서 다수로, 다시 우리의 새 역사를 쓰자.
        2013년 03월 07일 09:2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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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지난 2년 동안 활동한 첫 의정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다. 경산시의원으로 출마하면서 주민들과 약속한 공약을 제대로 지켜 왔는지 공약실천을 위해 누구와 함께 일 했으며, 그 일이 어떤 가치를 가졌는지에 대해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친환경 무상급식 실현을 위한 의정활동

    지난 2009년 경산에서는 전국 최초 주민발의 ‘친환경 무상급식 학교급식 조례 개정’ 운동을 전개했었다.

    주민발의로 신청된 ‘친환경 무상급식 학교급식 조례안’은 경산지역 시민사회단체, 종교단체, 정당이 함께 참여해 운동본부를 구성하고 지역주민 서명을 통해 조례를 발의하였으나, 경산시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보류된 상태에서 자동폐기 되는 안타까운 사연을 가지고 있다.

    당시 운동본부 집행위원장으로서 경산시청을 방문하여 주민발의 조례개정 절차에 대해 상담하던 중 모 공무원은 “나 참 살다가 별소리를 다 들어 보겠네. 의원이 조례 만든다는 이야기는 들어 봤어도 주민이 조례를 만든다는 소리는 처음 들어 보내”라며 무척이나 황당해 했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의원으로 당선된 이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지역에서 생산한 우수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학교급식운동의 불씨를 다시 살리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2011년 ‘경산시 초중학교 단계적 무상급식 실시 및 학교급식지원센터설립’에 대해 시정 질문을 하였고 소속 상임위원회에서 친환경무상급식실현을 위해 몇 차례 질의를 하였다.

    다행히 전국적으로 무상급식이 진행되고 있었고 경북지역에서도 경상북도 교육청이50%를 지원하여 경산시에서는 2011년 면지역, 2012년 읍지역 전면무상급식 실시, 2013년 동지역 단계적 무상급식 실시를 계획하고 있다.

    경상도에서는 아직까지 ‘무상급식’에 대해 복지 포플리즘, 부자아들에게도 무상급식을 하는 것이 말이 되냐며 반대하는 분들을 자주 만난다. 실제 2010년 지방선거 기간에 만난 어르신들 중에서는 반대 의사를 표시한 분들이 다수 계셨다. 그렇지만 지금은 대다수의 주민들이 원하고, 지역에서도 학교급식은 공교육의 일환으로 인식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2011년 기존 ‘경산시 학교급식지원에 관한 조례’가 무상급식의 취지 및 학교급식지원센터에 대한 규정이 없어서 새로운 ‘경산시 학교 등 친환경무상급식지원조례’를 동료의원들과 만들었고 담당부서의 검토를 진행했었다.

    그래서 새로운 조례를 만들기 위해 기존 조례를 폐지했고 2013년 경산시에서는 ‘경산시 학교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예고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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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상급식 조례를 홍보하는 엄정애 의원

    입법예고한 조례는 의원들이 만든 조례의 상당부분이 포함되었지만, 무상급식관련 규정이 없어 집행부와 협의 중에 있다,

    2012년 경산시는 경산시학교급식지원센터를 준비하였으나, 절차상의 문제가 있어서 다시 절차를 발고 있는 중에 있다.

    현 시점에서 되돌아 보면 2009년부터 진행한 친환경무상급식 운동이 결실을 맺어가고는 있지만, 제대로 된 학교급식이 되기 위해서는 꼼꼼히 살펴봐야 할 부분이 많다.

    먼저 학부모들이 참여하는 학교급식소위원회의 적극적인 활동, 지역 생산자단체들의 품목별 생산, 학교급식지원센터를 통한 지역 공급체계 마련, 학교급식을 담당하는 조리사들의 노동조건 개선 등 학교급식을 담당하는 해당 단체들의 네트워크가 구성되어서 시 행정에 반영될 때 제대로 된 학교급식이 이루어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동자들과 함께 한 의정활동

    경상병원 고용승계투쟁

    2010년부터 진행된 경상병원 정상화와 고용승계투쟁이 경산지역 시민사회단체, 노동단체, 정당들이 참여한 가운데 565일 동안 진행되었다.

    (구)경상병원이 파산됨이 따라 근무하던 노동자 208명의 고용승계를 노동조합에서 요구를 하였고, 인수한 경산삼성병원은 고용승계는 절대 있을 수 없다며 대화조차 거부했다.

    이에 노조원들과 지역시민단체들은 매일 촛불집회를 비롯한 다양한 투쟁을 전개하였고, 급기야 조합 간부들은 삭발과 단식으로 이에 맞서 싸웠지만 끝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2011년 3월 시정질문을 통해 ‘경산시 공공부문 비정규직 실태 및 정규직화 방안, 경상병원해결을 위해 경산시의 적극적인 중재’를 촉구하는 시정 질문을 하였고, 경산시, 노동조합, 지역종교인들의 중재의 자리를 만들어 그해 12월 극적인 타결을 하였다.

    돌이켜 보면 잠 못 이루는 나날들이었다. 사용자의 공금횡령으로 하루아침에 일하던 일터에서 쫓겨나야 하는 현실, 동료들과 동고동락한 삶의 터전에서 일하고 싶다는 조합원들의 정당한 요구마저 받아들이지 않는 사회, 노동의 가치가 실종된 사회, 목숨을 걸고 싸워도 정의가 외면당하는 사회에 대해 답답함과 절망감이 늘 있었고 또한 해결해야 한다는 절실함으로 보낸 시간이었다.

    또한 이 긴 싸움을 보면서 만약에 진보진영 의원이 다수였다면, 경산시의 권력을 우리가 가졌다면 과연 자본이 저렇게 대화조차 거부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경산시 생활쓰레기 민간위탁 철회 의정활동

    2012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경지부 경산환경지회에서는 업체의 배만 불리는 민간위탁 중간착취 철회를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진행했었다.

    현재 경산시 소속 생활쓰레기 대행 업무를 시행하는 업체는 5곳이다. 조합원들의 요구는 용역원가계산에 의거한 인건비를 100%지급하고, 청소대행용역원가보고서의 인력현황 기준인 1차3인제를 준수하고, 용역계약위반사항이 있는 청소대행업체는 계약을 해지하라는 것이 주 요구 사항이었다.

    노조와 경산시는 몇 차례 협의를 진행하였으나 원만히 해결되지 않았고 이에 대해 경산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주관이 되어 경산시·민간위탁업체·노동조합이 참석하는 공청회 자리를 마련하였으나 이 또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조합원 한 분이 노후화된 청소차량으로 인하여 불의의 목숨을 잃었고, 이 일로 인해 격앙된 조합원들은 경산시청에 항의로 조합원들이 민원실 앞에서 고인의 영정사진을 들고 추모행사를 진행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시 주변에는 경산시가 요청한 경찰들이 대기한 상황이었다.

    나는 즉각 해당 국장과 이야기를 해서 경찰투입은 절대 안된다고 설득했으며 조합간부들에게 시간을 정해 집회할 것을 권유했고 지금 시 점거농성을 하면 바로 경찰이 투입되니 협의를 하자고 했었다.

    다행히 서로가 양보하여 고인을 보냈고 노조 요구 안들이 받아들여져 협상을 마무리 했었다. 이 과정을 이끌어 내기까지 쉬는 날도 없이 경산시 해당과장· 국장·부시장, 경찰서, 언론인들을 만나면서 해당 당사자들이 협상을 통해 잘 해결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었다.

    경산환경지회 투쟁과정에 참여하면서 많은 아쉬움도 남는다. 이번 투쟁을 통해 조합이 요구하는 사항이 많이 반영은 되었지만 동고동락한 동지를 마음속에 묻었다. 사람이 죽어야 되는 투쟁이 아니라, 동지들과 함께 만들고 누리는 그런 세상이 되길 바라며, 이 또한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 스스로,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같이 만들어야 할 것이다.

    솔직히 지방의원으로서 지역노동현안과 부딪힐 때는 마음이 무거울 뿐만 아니라 세상에 대해 너무나 큰 벽을 느낀다. 노동자들은 정당한 요구는 회사측에 철저히 무시되고, 권력은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탄압하고 한 발도 물러서지 않으려고 한다.

    또한 시민들은 무관심하거나 조합원들의 정당한 요구마저 들어보려고 하지 않는 것이 한국사회의 현실이다. 어떻게 이 간격을 좁혀갈지 늘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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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현안에 대해 관계자들과 협의하는 모습

    나는 노동자 스스로 정치권력 획득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몸 담고 있는 현장을 넘어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노동운동, 국민의 삶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노동운동을 할 때 만이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는 사회를 만들고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동자 삶에 녹아있는 다양한 삶의 문제를 정치영역으로 이끄는 그런 노동운동이 되길 진정으로 바란다.

    의정활동에 대한 단상

    지난 의정활동 중 내가 선택한 의제가 어디서 출발했고 목표한 일을 이루기 위해 누구와 함께 했으며 그 과정은 정당했는지에 대해 스스로에게 묻는다.

    지역 주민과 함께 했지만 결코 쉽지 않은 도서관 건립운동, 주민발의를 통해 친환경무상급식 조례를 만들었지만 자동폐기 되고, 무상급식이라는 용어가 없는 학교급식조례, 정치에서 배제된 노동현안들.

    지난 2년 동안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었으며 보이지 않는 전쟁들을 준비하면서 의정활동을 한 것 같다.

    돈과 조직을 가진 보수권력은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시키는 세력들과 손을 잡고 권력을 확장시킨다. 그럼 자본주의사회의 모순을 극복하고 대안사회를 지향하는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냐? 지금 대한민국 전체를 바꿀 수 없다면 내가 발 딛고 있는 우리 동네의 대안 공동체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해 묻고 또 묻는다.

    2013년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당 당사자들과 함께 네트워크를 만드는 일을 할 계획이다. 비록 소수의 힘으로 실패도 했지만 경산의 많은 역사를 쓴 것도 사실이다.

    실패는 실패일 뿐이다. 실패한 이유를 찾고 그것을 극복하여 우리의 새 역사를 만들자고 다짐한다.

    필자소개
    엄정애
    정의당 소속 경북 경산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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