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도둑 벌금은 고작 1000원
[현장편지] GM대우 부당이득 최소 800억 벌금은 700만원…조직 범죄 구속처벌해야
    2013년 03월 04일 10:0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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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8일 대법원이 근로자파견법 위반으로 GM대우차(현 한국GM) 닉 라일리 전 사장에게 700만원의 벌금형을 확정하자, 언론은 “자동차업계 파견근로에 대법, 첫 형사처벌”이라며 주요 기사로 내보냈습니다.

주요 언론들은 대기업들의 불법 관행에 제동을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고, 일부 보수언론과 경제신문들은 산업계에 미칠 파장을 우려했습니다. 경총은 “경기에 민감하고 고정 투자비가 높은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다양한 근로형태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고, 현대차는 GM대우와 현대차는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날 판결에 대해 “근로자들의 업무 내용이나 범위, 노무제공 방식 등을 종합해 볼 때 이 사건 근로관계의 실질은 도급이 아닌 근로자 파견이어서 유죄가 인정된다는 판결”이라며 “이번 판결이 불법적으로 이뤄지는 근로자 파견 관계로부터 해당 근로자들을 보호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 판결 대기업 불법 관행에 제동?

이번 대법원 판결의 핵심은 “컨베이어벨트라는 자동흐름 방식의 자동차 조립 생산 공정에 합법 도급은 불가능하다”는 것에 쐐기를 박았다는 것입니다. 현대차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라는 대법원 판결에 이어 GM대우차에 대해서도 동일한 판결을 내려 자동차 회사의 사내하청 노동자는 ‘합법도급’이 아니라 ‘불법파견’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준 것입니다.

현대차 울산공장 최병승 조합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정규직과 혼재근무를 했던 조립라인(의장라인)의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판단이었다면, 이번 GM대우에서는 조립, 차체, 도장, 자재보급, KD까지 자동차 생산라인 전체를 불법파견으로 판결했습니다.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르면 현대, 기아,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대우버스, 타타대우상용차, 동희오토 등 완성차 공장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명백한 불법파견 노동자입니다. 자동차와 거의 흡사한 굴착기(포클레인), 장갑차, 트렉터와 농기계 등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으로 생산하는 두산인프라코어, 볼보건설기계코리아, 현대로템 등의 사내하청 노동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만도, 한라공조 등 완성차 회사에 납품하는 부품사들 역시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불법파견일 수밖에 없습니다.

2010년 9월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300인 이상 사업장 사내하도급 현황’ 중 1차적으로 자동차, 기계, 금속의 98개 사업장 31,709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모두 불법파견일 확률이 대단히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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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고용노동부, <300인 이상 사업장 사내하도급 현황(2010.8월말 현재)> 발췌

대법원 판결이 사내하청 노동자 보호에 기여한다?

그렇다면 GM대우 창원공장에 대한 판결이 대법원이 얘기처럼 “불법적으로 이뤄지는 근로자 파견 관계로부터 해당 근로자들을 보호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을까요?

이를 확인하기 위해 GM대우 닉 라일리 전 사장이 근로자파견법을 위반해서 얼마의 부당, 불법이득을 취한 것인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검찰은 2003년 12월 22일경부터 2005년 1월 26일까지 GM대우차 창원공장에서 국제기획, 세종, 대정 등 6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을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업무인 차체조립 등 자동차생산업무에 종사하도록 함으로써 위법한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았다”며 근로자파견법 위반 혐의로 닉 라일리 전 사장을 벌금 700만원을 구형했습니다.

2007년 전국금속노동조합과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펴낸 <금속산업 노동시장과 금속노조 비정규 실태 연구 보고서> 등에 따르면 2005년 기준 GM대우차 정규직 노동자 평균 임금은 3,510만원이었고, 사내하청 노동자의 임금은 정규직의 60%였습니다. 따라서 정규직과 사내하청 노동자의 1인당 연봉 차액 1,404만원입니다.

대법원에서 불법파견이 인정된 843명의 연봉 차액을 계산하면, 검찰이 파견법 위반 혐의를 명시한 기간만 계산하더라도 닉 라일리 전 사장은 2004년 한해에만 118억원 이상의 부당이익을 챙긴 것입니다.

닉 라일리 전 사장의 불법파견 부당이득 최하 828억원

판결문에는 “협력업체 대표들은 대우국민차 시절인 1998년 경부터 사내하청 형태로 GM대우와 계약을 체결하고 근로를 제공하거나 제공받았다”고 나와 있습니다. 따라서 1998년부터 검찰이 기소한 2005년 1월까지 근로자파견법을 위반해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사용한 기간 7년을 계산하면 닉 라일리 전 사장이 불법으로 얻은 인건비가 무려 828억5004만원에 이릅니다.

대법원 판결의 대상은 GM대우차 창원공장이지만 2005년 노동부는 군산공장에 대해서도 10개 하청업체 1100명에 대해 불법파견 판정을 내렸습니다. 부평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들까지 포함하면 GM대우차에는 당시 3,500명의 사내하청 노동자가 일하고 있었습니다.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이라는 자동흐름방식의 자동차 조립 생산공정에는 합법도급이 불가능하다”는 대법원 판결의 취지대로라면 GM대우차 닉 라일리 전 사장이 1998년부터 2005년 1월까지 3,500명의 불법파견 노동자를 착취해 부당하게 얻은 이득이 3439억 8000만원입니다. 불법파견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면 GM대우의 부당이득은 7371억원이 넘습니다.

GM대우 창원, 부평공장까지 합치면 3400억~7300억

창원공장에서만 최소한 800억 이상의 부당이득을 얻었고, 전 공장으로 계산하면 최소 3500억 이상을 불법파견으로 가져간 GM대우차와 닉 라일리 전 사장에게 대한민국 법원이 내린 벌금이 700만원입니다.

이는 1000만원을 훔친 도둑에게 그 죗값으로 1000원을 내라고 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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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한국지엠이 불법파견으로 취한 부당이득 추정치

사내하청 노동자 3500명을 불법파견으로 사용하면 1년에 490억을 가져갈 수 있는데, 어느 ‘총 맞은’ 회사와 정신 나간 사장이 벌금 700만원이 무서워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겠습니까?

지난 10년 간 1만 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불법파견으로 사용해온 현대자동차가 벌금 몇 푼이 무서워 사내하청이라는 황금이 쏟아져 나오는 ‘보물상자’를 포기하겠습니까?

1000만원 훔친 도둑에게 벌금 천원

GM대우는 불법파견인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도급비 지급 규정 변경 등에 대해 “불법파견의 소지를 없애기 위한 일환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은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협력업체와 지엠대우 사이에 행하여진 근로관계가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할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고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대기업 재벌들이 저지른 불법파견 행위는 ‘미필적 고의’가 아니라 전 회사의 인원을 동원한 조직적 범죄 행위이며, 범죄 은폐행위입니다. 현대, 기아, GM대우 등 자동차 회사들은 원청회사에서 관리자로 일하던 이들을 사내하청업체 사장으로 보내 조직적으로 범죄행위를 저질러 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 근로기준법 제9조 ‘중간착취의 배제’에는 “누구든지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인으로서 이익을 취득하지 못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예외적으로 중간착취를 허용해 노동자들에게 대표적인 악법으로 통하는 근로자파견법도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에는 파견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불법파견은 미필적 고의가 아닌 조직적 범죄행위

따라서 대법원이 ‘사내하청 노동자를 보호하는데 기여’하려면 회사의 전 조직을 동원해 10년 동안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벌어진 중간착취 범죄행위에 대해 파견법 제43조에 의해 최고형인 징역 3년형의 실형을 선고했어야 합니다.

불법파견을 근절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검찰이 불법파견의 대명사인 현대차 정몽구 회장을 구속 수사해 대기업의 범죄행위에 대해 일벌백계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노동부가 GM대우 닉 라일리 전 사장과 마찬가지로 파견법 위반으로 고발한 현대차와 정몽구 회장의 범죄행위에 대해 2006년 6월 9일 울산지검과 2007년 4월 18일 부산고검은 “혐의가 없다”며 기소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떡값 검사’라는 별칭을 가진 재벌의 장학생 검찰이 이제라도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해 현대차 정몽구 회장을 기소할 수 있을까요?

필자소개
박점규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집행위원, 전 금속노조 비정규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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