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 시즌, 마음을 비우고 보련다
    [프라우다의 야구야그] 야구 자체에 집중하는 게 정신건강에 유익할 듯
        2013년 02월 27일 11:0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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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한 달 후면 야구가 돌아온다. 너무 길고, 춥고, 심심한 겨울은 끝나고, 이제 다시 잠실 3루에서 ‘쌔리라’를 외칠 수 있는 계절이 돌아온다.

    각 구단은 이미 지난달부터 스프링캠프를 차리고 훈련을 시작했다. 이게 끝나고 시범경기까지 끝나야 선발 라인업이 확정되겠지만 자이언츠의 가장 큰 골치거리는 선수들의 이적으로 비롯된 타격 약화와 믿을만한 좌익수 선발요원이 없다는 점일 것이다.

    거기에 주력 선수들이 WBC 대표 차출로 예상되는 후반기의 전력 약화, 2014년 이후를 대비한 차세대 주전 선수 발굴/육성까지 신경쓰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2013년 시즌은 성적보다는 야구 자체를 즐기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 정신 건강 등에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야수, 걱정은 많고 뾰족한 답은 안 보인다

    1군 포수로는 의심의 여지가 없이 강민호, 용덕한, 그런데 금년은 강민호가 WBC 주전 포수가 되는 바람에 체력 문제가 예년보다 빨리 찾아올 것이 확실하므로 6월부터는 용덕한의 선발 출장이 잦아질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강민호는 지명타자 혹은 대타로 투입될 것 같다.

    이는 타선 구성상 박종윤-장성호의 1루수 운용과 엮여있는 문제로, 포수 강민호-1루 박종윤-지명 장성호 혹은 포수 용덕한-1루 장성호-지명 강민호의 선발 라인업을 보게 될 것이며 그 빈도는 강민호의 체력과 박종윤의 성적이 결정할 것이다.

    강민호

    자이언츠 전력의 핵심 강민호

    박종윤

    유격수형 1루수, 박종윤의 금년 과제는 타격과 자신감

    장성호

    스나이퍼 장성호, 2013년에 부활할 것인가

    내야수는 2014년 이후의 선발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년 시즌으로 2년짜리 FA 계약이 끝나는 조성환은 현역 연장 여부를 고민해야 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이며 만일 자이언츠가 금년 시즌 이후 FA 자격을 얻는 SK 와이번즈의 정근우를 영입한다면 조성환은 주전 2루수 자리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근우 영입이 현실화되지 않는 경우 박준서 정훈 손용석 신본기 등이 2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이 선수들의 대부분은 2013년(혹은 2014년) 이후 황재균의 입대로 비게 되는 3루수의 후보라는 점이다. 현 선발 문규현과 복귀한 전 선발 박기혁의 경쟁이 치열한 유격수 및 박종윤과 장성호가 역할을 나눌 것으로 보이는, 그래서 당장은 이들이 끼어들 틈은 없어보이는 1루수를 제외한다면 최소 네 명의 선수가 내야수 두 자리를 놓고 내부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넷 중 수비가 가장 안정적이고 작년에 주로 유격수로 출전했던 신본기가 일단은 유력한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작년 초와 같은 1할대의 타율로는 언제든 다른 선수에게 주전 자리를 내줄 수 밖에 없다.

    손용석은 재작년에 대타로 나쁘지 않은 실력을 보였으나 작년엔 그다지 좋은 기록을 내진 못했으며 수비도 안정적이라는 인상을 주진 못 하고 있다. 포스트 시즌 혹은 정규 시즌에서 종종 깜짝쇼를 펼쳐 미련을 버리지 못 하게 하는 박준서와 정훈은 더욱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인다면 주전 경쟁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황재균

    황재균, 그의 입대후 누가 주전 3루수 자리를 차지할 것인가

    문규현

    문규현, 박기혁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다

    신본기

    내야 전 포지션 가능한 기본기 만점 신본기

    외야수는 역시 김주찬의 빈 자리가 크다. 중견수 전준우 우익수 손아섭은 고정, 그러나 좌익수 자리에 올 만한 공/수/주를 고르게 갖춘 선수는 없어보인다. 현재로서는 스프링캠프에서 타격이 가장 나은 김문호가 개막전 선발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만 실전에서 기대만큼 해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전지훈련에 참가한 황성용 조홍석이 아마 백업으로 이름을 올릴 것 같고 투수에서 야수로 전향한 김대우도 실전 테스트까지는 거칠 것으로 보인다. 작년까지 외야 백업이었으나 금년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한 이승화 이인구(이들은 작년 시즌 중/시즌 전 부상으로 1군에서 빠졌었다)가 얼마나 해주는가에 따라 체감 외야수 공백은 달라질 것이겠지만, 솔직히 걱정부터 앞선다. 작년에 타격 성적이 매우 부진했던 전준우는 금년엔 분발해야 할 것이다.

    선발투수 자원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면 한 명의 외국인 선수를 외야수로 선발하는 것도 검토해보아야 하겠지만, 넥센 시절 외국인 외야수를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김시진 감독이 이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조성환

    손아섭 조성환 전준우, 자이언츠의 현재와 미래가 이들에 달려있다

    작년에 2번 4번을 치던 김주찬과 홍성흔이 빠지고 교타자 장성호가 영입되었으니 타순은 많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주로 1번타자로 나섰던 전준우는 아마도 4~5번으로 이동할 것이며 주로 8번에 놓였던 황재균이 조성환과 함께 테이블 세터로 배치될 것이다. 수비 및 체력의 부담을 고려한다면 강민호는 7번이나 8번쯤에 놓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아마도 작년처럼 6번이 될 것 같고 7 8 9번은 박종윤 문규현과 좌익수로 채워지지 않을까 한다. 전업 지명타자이던 홍성흔이 이적하면서 체력과 슬럼프 등을 고려하여 다양한 선수들이 지명타자로 등장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전력 운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포지션 및 타순을 맘대로 찍어본다면

    가장 확률 높은 타순

    황재균(5/3루수)-조성환(4/2루수)-손아섭(9/우익수)-전준우(8/중견수)-장성호(D/지명타자)-강민호(2/포수)-박종윤(3/1루수)/(좌익수)(7)-문규현(6/유격수)

    전준우가 부진하면

    황재균(5)-조성환(4)-손아섭(9)-장성호(D)-강민호(2)-전준우(8)-박종윤(3)/(좌익수)(7)-문규현(6)

    좌익수가 생각보다 장타자면

    황재균(5)-조성환(4)-손아섭(9)-전준우(8)-장성호(D)-(좌익수)(7)-강민호(2)-박종윤(3)-문규현(6)

    좌익수가 출루율이 괜찮다면

    황재균(5)-(좌익수)(7)-손아섭(9)-전준우(8)-장성호(D)-강민호(2)/조성환(4)-박종윤(3)-문규현(6)

    강민호가 힘들어하면

    황재균(5)-조성환(4)-손아섭(9)-전준우(8)-장성호(3)-강민호(D)-(좌익수)(7)-용덕한(2)-문규현(6)

    황재균이 부진하면

    손아섭(9)-조성환(4)-장성호(D)-전준우(8)-강민호(2)-박종윤(3)-(좌익수)(7)-황재균(5)-문규현(6)

    박종윤이 부진하면

    황재균(5)-조성환(4)-손아섭(9)-전준우(8)-장성호(3)-강민호(2)-(지명타자)-(좌익수)(7)-문규현(6)

    장성호의 성적이 기대 이하라면

    황재균(5)-조성환(4)-손아섭(9)-전준우(8)-강민호(D)-박종윤(3)/(좌익수)(7)-용덕한(2)-문규현(6)

    어떻게 타순을 구성해도 하위 타선이 약해보이는 것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적어도 2013년 자이언츠는 타격의 팀은 아닐 것이다. 하긴, 모든 투수들이 두려워하던 2010년의 클린업 트리오 홍성흔 이대호 가르시아가 모두 팀을 떠났으니. 가르시아의 공백은 손아섭이 잘 메운 것 같지만 다른 두 선수의 빈 자리는, 특히 이대호의 빈 자리는 너무 크다.

    투수, 야수보다 사정은 나으나

    선발 투수는 유먼, 송승준까지는 확정, 원래는 외국인 선수 리치몬드가 포함되어 있었으나 전지훈련 중 부상으로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 선발 세 자리가 비어있다.

    후보로는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재곤, 작년에 주로 롱릴리프로 출전했던 진명호, 역시 롱릴리프 내지는 추격조/패전조였던 김수완, 작년 시즌 말에 인상적인 경기를 보여준 이정민, 그리고 이제는 좀 믿음직한 투수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고원준, 그리고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영입된 김승회까지 여섯 명이 있고, 여기에 시즌 중 조정훈이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선발투수 자원은 넉넉한 듯 보이긴 하지만 불안감을 떨칠수는 없는 정도, 그렇지만 나쁘진 않은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생각엔 유먼, 송승준+이재곤, 고원준+김승회, 진명호 아닐까 싶은데 남은 외국인 선수 1명을 투수로 선발하는 경우엔 이재곤과 고원준의 경쟁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유먼은 작년 수준의 성적을 내긴 쉽지 않겠지만 직구 위주의 피칭에서 벗어나 작년보다는 다양한 볼배합을 시도한다면 두자리수 승수는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슬로우 스타터 송승준은 3월에 WBC에서 금년 실전경기를 치르게 되니 작년같은 초반 부진은 떨쳐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유먼

    외국인 좌완 유먼, 2012년의 성적을 얼마나 지킬 것인가

    송승준

    송승준, 금년엔 슬로우 스타터를 벗어날 수 있을까

    이재곤

    싱커에 커브를 추가하려다 두 시즌을 날린 이재곤, 금년엔 부활할듯

    고원준

    안정적인 투수로 거듭나야 할 고원준

    불펜 투수로는 우완 최대성 김사율, 좌완 이명우 강영식, 사이드암/언더핸드 김성배 정대현, 여기에 신인과 선발 경쟁에서 빠진 선수들, 그리고 김주찬의 보상선수로 영입된 홍성민(현재 부상으로 빠져있음)이 가세할 것이니 나름 최강불펜을 구성할 것 같다. 작년에 커리어 하이를 찍은 김성배 김사율이 얼마나 기량을 유지하는가와 복귀 첫 해를 괜찮은 성적으로 마무리한 최대성의 활약이 전력 유지의 핵심일 것이다.

    마무리 투수는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금년은 타격의 야구보다는 지키는 야구가 될 가능성이 높음을 생각한다면 정대현을 해결사로 돌리고 김사율에게 마무리 보직을 맡기는 것이 더 나아보인다. 시즌 후반 혹은 적절한 시기에 최대성 마무리 실전평가도 해보아야 할 것이다.

    정대현

    정대현, 이제는 여왕갈매기로

    최대성

    차세대 불펜 에이스 최대성

    김성배

    2차 드래프트의 신화 김성배

    결론

    불같은 타격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며, 투수 운용의 맛은 예전보다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처음에 언급한대로 ‘야구 그 자체’에 좀 더 집중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유익한 한 해가 될 것 같다.

    구단에서는 우승을 하기 위해 김시진 감독을 영입했다고 하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리빌딩이라고 본다. 성적 향상과 리빌딩을 동시에 하라는 바보같은 주문이 구단측으로부터 나오지 않길 바란다. 2013년부터 착실히 리빌딩을 시작한다면 2015년쯤부터는 다시 괜찮은 전력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 성적에 좀 더 집중한다면 2014년부터는 다시 암흑기가 시작될지도 모르겠다.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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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훈 응원단장

    필자소개
    뒤늦게 야구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 동네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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