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정치의 반성과 새로운 모색이 필요
        2012년 06월 01일 04: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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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글은 주간 현장노동자회(5/21)에 실린 글을 필자가 레디앙에 보낸 것이다(편집자)

    조직 보위 논리로 뭉친 구당권파의 폭력과 아집. ‘국민 시각’이라는 무기로 ‘진보의 혁신’을 주장하는 신당권파와 언론들의 모습을 보면서 당혹감을 넘어 절망감을 느끼게 된다. 유시민은 기존의 진보세력이 “국민과 벽을 쌓고 있다”며 애국가 논쟁을 혁신의 과제로 던진다.

    아울러 유시민은 “통합진보당 사무총국은 시도당 조직 및 민노총과 전농, 한대련 등의 외부 조직과 유기체처럼 움직여온 핵심 권력기관”이라며 “이 정점에 있는 게 경기동부연합“이라고 말한다. 언론은 이런 유시민을 ‘진보개혁의 선봉’이라며 치켜세운다.

    통합진보당 사태는 이제 ‘낡은 운동‘을 쳐내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 그리고 그 낡은 운동에 노동운동, 사회운동, 사회변혁이념 같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고, 이 운동들도 경기동부연합과 똑같이 쳐내야할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유산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그 ’낡은 운동‘을 대체한 자리에 ’자유주의자‘들이 새로운 핵심으로 자리잡혀 가고 있다.

    이 불온한 논쟁 속에서 경기동부연합 만이 아니라 강기갑 비대위도 빠져 나갈 수 없다. 5월 18일 인터뷰에서 강기갑 비대위원장은 “우리 당 뿐 아니라 운동을 하는 단체 중에는 ‘민중의 노래’ 같은 것으로 대체하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국민을 상대로 하는 정당이 애국가를 안 부르면 국민이 납득하기 힘들기 때문에 큰 행사 등에서는 우리도 애국가를 부른다”고 말했다. 이제 이런 일들은 앞으로 더 많아 질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은 17일 중앙집행위를 통해 “통합진보당이 노동 중심성 확보와 중앙위원회에서 결의한 혁신안이 조합원과 국민적 열망에 부응하는 수준으로 실현될 때까지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조건부로 철회한다”고 결정했다.

    이것은 통합진보당 혁신 칼날이 민주노총과 노동자 운동 및 대중운동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보지 않은 잘못된 결정이다.

    민주노총은 지금이라도 통합진보당의 부질없는 혁신 논쟁에 기대를 접어야 한다. 민주노총은 통합진보당과 절연하고 중집 결정사항 맨 끝에 있듯이 “통합진보당이 노동 중심과 민주주의에 기초한 진정한 진보정당의 길에서 일탈하였음을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민주노총은 “대중적인 제2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중단없이 추진하겠다”는 결정을 실제 집행하기 위한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생색내기용 토론회나 부질 없는 논의만 반복하는 상층 기구가 아니라 그동안의 노동자 정치세력화 과정을 반성하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진지한 모색과 토론을 현장에서부터 조직하고 새로운 노동당 건설 운동을 조합원들 속에서 대중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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