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적이고 유서깊은,
    네와리족 마을 ‘파나우띠’
        2013년 02월 12일 10:5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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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나우띠(Panauti)

    여행자 거리인 터멜(Tamel)의 게스트하우스에 자리잡은지 보름째, 밤마다 들리는 라이브 음악에 지쳐갈 때쯤 잠시나마 조용한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싶었다.

    네팔의 수도 카투만두에서 남동쪽으로 32km 정도 떨어진 파나우띠(Panauti)라는 마을에서 출발하여 나모부다(Namo Buddha)를 거쳐 둘리켈(Dulikerl)로 이어지는 걷기 여행. 우연히 알게 된 네팔 20대 형제 둘이 만든 여행사로 네팔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여행프로그램에 외국인으로 혼자 참여했다.

    네팔인들은 여행을 어떻게 다니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현지인들 속에서 네팔을 느끼고 싶기도 했다. 버스정류장에 집결하여 시외로 나가는 버스를 다 같이 잡아타고 출발을 했다. 출발하자마자 전통악기를 꺼내고선 전통 네팔노래를 부르며 장단을 맞추느라 여행자들이 신이 났다. 버스는 공공버스였고 다른 손님들도 있었지만 그 누구하나 이야기하지 않고 그냥 장단에 맞춰 타고 내릴 뿐이다.

    우리 걷기여행의 출발지점인 파나우띠는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도시이자 종교적인 네와리족 마을이었다. 한 때 네팔과 티벳의 무역로에 위치하여 한창 번영하기도 했던 도시이다.

    풍가마티(Punyamati)강과 로쉬(Roshi)강 두 개가 만나는 지점에 있으며, 제3의 강인 릴라와띠(Lilawati)강은 현자의 눈에만 보인다고 한다. 13세기에 지어졌다는, 힌두교의 3대신 중 ‘파괴의 신’ 인 쉬바(Shiva)신의 사원인 인드레슈와르 마하데브(Indreshwar Mahadev) 는 종교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원이며 보름달이 뜰 때 두 개의 강이 만나는 교차지점에서 목욕하면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1988년 지진으로 파손되어 프랑스 정부의 지원으로 복원된 곳이기도 하다.

    이 마을에서 출발하여 조용한 마을들을 여행자들이 걷는다. 가다 힘들면 다시 악기를 꺼내들고 흥을 돋우고 힘이 나면 다시 걷는다. 파나우띠 초입에서 사온 사모사를 간식으로 꺼내먹기도 하고 지나던 마을에서 파는 귤을 사 건네기도 한다. 20대 형제는 핀란드, 스페인에서 관광을 공부했지만 네팔로 다시 돌아와 네팔청년들과 여행프로그램을 만들고 네팔전통악기와 노래로 여행하며 네팔을 느끼게 한다.

    힌두사원 옆에 할아버지께서 신발을 가지런히 옆에 벗어두시곤 햇볕 앞에서 조용히 책을 읽고 계시는 모습이 고대의 파나우띠로 돌아간 듯 하다.

    필자소개
    구로에서 지역복지활동으로 시작하여 사회적기업 착한여행을 공동창업하였다. 이주민과 아동노동 이슈에 관심이 많고 인권감수성을 키우려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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