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대는 변화를 이끈다
    [이상엽의 시선] 평택 쌍차 송전탑 앞에서
        2013년 01월 29일 09:47 오전

    Print Friendly

    평택에 갔다. 지난주 토요일(1월 26일) 대한문에서 희망버스를 탔다. 평택 역전은 참으로 춥고 바람도 많이 불었다. 전국에서 버스를 타고 속속 집결한다. 사전집회를 마치고 평택 쌍용자동차 철탑 앞으로 이동한다.

    오랜만에 카메라를 들고 그 대오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려니 무척 힘들다. 한 시간 쯤을 걸어서 송전탑에 도착했다. 생전 본 일도 없었을 텐데 너무도 반갑게 손을 흔들어 인사한다. 살짝 감동한다. 이 날 모인 사람 절반은 여성들이다. 연대와 배려로서는 여성이 주력군인가 보다. 요즘 집회의 풍경이다.

    송전탑 위로 달이 떠오를 무렵 추위와 허기진 우리를 식당차가 기다리고 있다. 우리 몸을 녹인 것은 밥이었다. 따듯한 국물에 말아진 밥은 노동의 다른 이름이었다. 사실 나는 정종 3잔, 소주 1병으로 대신했다. 몸이 굳어서 사진을 찍는 것이 더 어렵다.

    우리가 밥 먹는 사이에도 혹시나 누군가 철탑에 올라 농성자들에게 위해를 가할까봐 경찰들이 철탑을 호위한다. 하지만 이날 전혀 물리적인 충돌이 없었다. 그것이 평택의 민심이라 생각한다.

    이날 쌍차 농성자들을 위한 공연이 준비됐다. 정말로 철탑에서 보기 좋게 무대를 만들었다. 무대에서 가수 손병휘, 백자 등의 공연도 좋았지만 “저문 강에 삽을 씻고”의 정희성 시인이 노구를 이끌고 직접 낭송한 시는 압권이었다. 김지하 트럭으로 갖다줘도 선생만 못하다.

    무대의 마지막은 쌍차 해고자 합창단. 그들이 주인이고 그들이 이 싸움을 이끈다. 오랜만에 취재 가서 기운 받았다. 감동적인 연대의 모습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의 힘을 믿게 된다. 찍는 것이 즐거웠으니 말해 무엇 하겠는가.

    자본과 관리자, 현 노조가 일치단결 국정조사를 반대한다면 해고자들과 사회 양심이 함께 연대해 국정조사 반드시 쟁취해야 한다. 그런데 아마도 내가 취재에 나섰으니 조만간 해결될 것 같다. 난 묘하게 싸움의 종반에 ‘삘’이 오는 편이다.

     

     

     

     

     

     

     

     

     

     

    필자소개
    이상엽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