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업, 터키에서 노조탄압 망신
        2013년 01월 18일 02: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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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키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 ‘대양-SK금속'(대표 강찬구)가 현지에서 터키 노동자를 탄압한 사실이 알려져 국제적 망신을 사고 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지난 16일 터키 주요 뉴스채널 Show TV가 해당 기업의 불법 노조 탄압에 대해 보도했다. <Show ana haver> 방송은 “수입한 파업 파괴자 투입. (터키) 노동자들 한국 관리자에 맞서…”라는 자막을 달아 ‘대양-SK금속에서 일하는 터키노동자들의 시위를 곤봉과 최루액으로 진압하는 화면을 내보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해당 기업 노동자들은 2010년 초 터키의 DISK(진보노동조합총연맹) 소속 단결금속노조(Birleşik-Metal-İş)에 가입했으며, 사측은 노조 가입을 이유로 노동자들을 해고해왔다.

    그러나 현지 지방법원이 부당해고로 판결해 원직복직을 명하자, 회사는 다시 터키 노동부가 이미 인정한 교섭대표노조 자격까지 문제 삼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럼에도 2년간의 재판을 거친 후 법원은 결국 단결금속노조가 교섭권을 지닌 노조임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2012년 5월 첫 교섭이 열렸으나 사측은 노조에 적대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11월까지 진행된 6개월간의 교섭에서 노조의 요구를 전혀 수용하지 않았고, 노동자들은 결국 11월 15일 파업에 돌입했다.

    그런데 ‘대양-SK금속’은 이같은 파업에 1월 15일, 현지 노동법을 어기고 한국에서 대체인력을 데려와 투입했고, 이에 노조는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는 항의 시위를 벌였다.

    사진 출처는 터키 금속노조 페이스북

    사측은 경찰을 동원해 가로막고 곤봉과 최루액으로 진압해 노동자 5명이 부상당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사측은 이전에도 사설경비업체까지 동원해 파업농성장을 동원했다.

    한국에서도 노조파괴 전적…설비 빼돌려 터키로 이전

    ‘대양-SK금속’은 ‘대양금속(대표 강석두, 강찬구)’으로,  2006년 한국에서도 경기도 안산 공장의 노조를 폭력적인 방식으로 파괴한 바 있다.

    노조와의 교섭을 거부한 채 1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10명의 조합원을 징계나 해고 했으며 용역을 동원해 파업농성장을 철거했으며, 급기야 설비를 모조리 빼돌려 예산 공장으로 옮기고 터키로 이전한 것이다. ‘대양-SK금속’은 2007년 2월 설립됐고, 대양금속이 29%, SK네트웍스가 51%의 지분을 각 소유하고 있다.

    터키 진출 한국 기업들의 노조탄압

    터키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노동탄압은 이번 뿐만이 아니었다. 2011년에도 경주에 본사를 둔 자동차 시트 프레임 생산업체 디에스시(DSC)가 터키노동자 35명을 노조 가입을 이유로 해고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로 비난을 받았으며, 지난해 터키에 생산법인을 두고 있는 KCC도 노조탈퇴 협박으로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의 류미경 국제부장은 “터키는 노동기본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나라로 손꼽히고 있지만, 한국계 기업들의 노동 탄압은 그런 터키에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며 꼬집었다.

    특히 이번 ‘대양-SK금속’ 사태에 대해 ‘국제통합제조산별노련’이 회사가 성실교섭을 하지 않을 경우 유럽 업체들을 포함한 국제적 여론 확산에 나설 것을 경고해 ‘노동탄압 국가’의 오명을 벗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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