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공산당의 구조와 실력자들
    [중국과 중국인] 7인 정치국상무위원 25인 정치국원, 205명 중앙위원
        2013년 01월 15일 10:2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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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최고 지도부(정치국 상무위원)가 구성되고 활동한지 두 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젊고 개혁적인 시진핑(习近平)과 리커챵(李克强), 즉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두 핵심 인물들과 중립적인 당 기율위원회 서기 왕치샨(王岐山)을 한 축으로 하는 세력과 당 원로들의 지지에 힘입어 예상을 뒤엎고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다수를 차지한 4명의 보수파 위원들 간의 공방전이 치열하게 진행되었으며, 당 운영과 국가정책을 둘러싼 이 두 세력의 대립은 쉽게 중국공산당의 권력 구조상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외견상으로 시진핑과 리커챵이 당과 군부 및 행정부 등 주요 기구들을 장악하고 있어 우세를 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당의 분산적 권력 구조상 이들 4명의 보수파 인물들 역시 자신들과 자신들을 후견하는 당 원로들의 이익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자신들이 장악하고 있는 권력기구들과 그 구성원들의 충성을 담보로 시진핑, 리커챵의 개혁적 정책들에 대해 끊임없이 견제를 시도할 것입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중국공산당과 중화인민공화국의 실질적인 최고 권력기구인 중국공산당 중앙위윈회 위원들(205명)의 직책과 구성을 통해 중화인민공화국이 어떤 구조와 인물들에 의해 움직여지고 있는 가를 살펴보겠습니다.

    공산당 체계에서 당 중앙위원이 된다는 것은 권력의 핵심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3억이 넘는 인구와 8000만 명이 넘는 공산당원들의 운명을 이들 205명이 결정합니다.

    시진핑 시대와는 달리 9인으로 구성되었던 후진타오 시대의 상무위원(출처:바이두 백과사전)

    물론 그 중에서 25명의 정치국원(정치국 상무위원 7명 포함)들은 당과 행정부 및 주요 지방의 요직을 차지하고서 중화인민공화국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 중앙위원의 순서로 직책과 부문별 구성을 살펴보겠습니다.

    정치국 상무위원은 말 그대로 핵심 중의 핵심, 최고 권력기구입니다. 당 강령에 숫자가 규정되어 있지 않아서 필요에 따라 증감을 반복하고 있는데 현재는 7명입니다.

    당의 직책을 갖고 있는 사람이 3명(총서기 시진핑과, 당의 일상업무 및 이데올로기 분야를 담당하는 리우윈샨(刘云山) 그리고 당 기율위원회 서기 왕치샨), 행정부(국무원)에서 2명(총리 내정자 리커챵과 4명의 부총리 중 제1부총리로 내정된 장까오리(张高丽)) 그리고 한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약칭 全人大) 상임위원장으로 내정된 장더쟝(张德江),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약칭 全国政协) 주석에 내정된 위정셩(俞正声)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관례상 당 서열 1위가 총서기, 2위는 전국인민대표대회 위원장, 3위는 총리, 4위는 정치협상회의 주석 그리고 당의 이데올로기와 사법 및 감찰 기능을 책임지는 인물들이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를 나눠갔습니다.(가끔 2위와 3위가 자리를 바꿔 맡기도 합니다.) 이들은 자신의 직무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결정권을 가지며 총서기라도 함부로 관여하지 못합니다.

    물론 당과 행정부에서 대외업무를 전담하는 전문가들이 있고 국무위원에 외교를 담당하는 인물이 포함되기는 하지만 현재 중국의 국제정치에서의 위상과 역할을 고려하면 4명의 부총리 중 외교담당 부총리를 신설해 국무원 몫의 정치국 상무위원에 포함시키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이들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을 제외한 18명의 정치국원들이 있습니다. 우선 당의 요직인 조직(组织)부와 선전(宣传)부의 책임자들, 이번에 정치국 상무위원직에서 제외된 당 정법위(政法委) 서기, 총서기의 핵심 측근인 중앙판공청(中共中央办公厅) 주임, 4개 직할시(베이징, 샹하이, 티엔진(天津), 총칭(重庆))의 당위원회 서기들, 개혁개방의 상징이자 가장 큰 경제력 갖춘 광동(广东)성 그리고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자치구(新疆维吾尔自治区)의 서기가 정치국에 진입합니다.

    특히 이들 지역에는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회 진입이 유력한 인물들이 임명됩니다. 그리고 국무원에서는 3명의 부총리와 2명의 국무위원(부총리와 부장(장관급) 중간에 해당되며, 현재 5명의 국무위원이 있음) 등 5명이 정치국원 직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국가 부주석, 전인대 제1부위원장과 2명의 중공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당의 정치적 입장을 군부에 전달하고 교육하는 정치군인 1인과 직업군인 1명) 등이 정치국원의 한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좀 특이한 점은 실질적으로 당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군부의 당내 최고 권력기구 진입은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사실입니다. 물론 중앙위원 전체 분포에서 보면 41명으로 적지 않은 숫자를 차지하고 있지만, 최고 권력기구인 정치국에서의 비중을 보자면 25명 중 2명으로 1/10도 되지 않습니다.

    25명의 정치국원을 제외한 180명의 중앙위원이 있습니다. 우선 정치국원에 진입하지 못한 각 지역 당위원회 서기와 성장들이 여기에 포함되는데, 대만(한국이 헌법에 북한을 자신의 영토로 포함시킨 것처럼 중국도 대만을 자신의 행정구역에 포함시키고 있음), 홍콩, 마카오를 제외한 4개 직할시와 22개 성 그리고 5개 소수민족 자치구의 서기와 성장(시장)들이 중앙위원직을 차지합니다.

    위에서 언급하지 않은 당의 주요 부서들, 통일전선부, 대외연락부, 대만담당부서(中央台湾工作办公室)의 책임자들 그리고 당의 정책(中央政策研究室), 문헌연구(中央文献研究室) 등을 담당하는 연구기관들과 중앙당교(당 중견간부들의 교육기관)와 중앙사회주의학원(中央社会主义学院) 등 교육기관,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报) 책임자와 공산당의 후기지수들을 양성하는 공청단(共青团) 등의 책임자들이 역시 중앙위원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그리고 각종 사회단체들 중 중요하면서도 규모가 큰 전국노동조합총연맹(中华全国总工会), 전국여성단체연합(全国妇联), 화교연합회(中华全国归国华侨联合会), 작가협회(中国作协) 등과 대형 국유기업들의 책임자들(7명)이 중앙위원에 임명되었다.

    마지막으로 전인대와 전국정협에서 3명 정도씩 중앙위원 직을 차지합니다. 전인대와 전국정협은 책임자들이 당 내 서열 3위와 4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당의 ‘양로원’이라는 비웃음을 듣고 있는 것처럼 당의 실질적 권력기구인 중앙위원 배분에서 아주 적은 숫자를 할당받고 있습니다.

    이 두 기구의 구성원들은 주로 당과 정부의 고위직에서 직무연령 제한에 걸려 더 이상 승진하지 못한 사람들이 완전히 은퇴하기 전에 쉬어가는 정거장 역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개혁개방과 대외관계의 확대로 전인대의 기능이 점점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고 실질적인 역할도 증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까지는 중앙위원의 숫자로 볼 때 중국정치에서 아주 미미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중앙위원들은 국무원의 장관급에 해당하는 지위를 인정받습니다. 따라서 정치국 상무위원을 포함한 25명의 정치국원과 180명의 중앙위원들이 실질적으로 중국을 이끌어 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 실력자들이 스스로의 능력에 의해 성장하는 경우보다는 당파적 결정에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정치국원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는 최근 20여 년 동안 철저하게 파벌간의 대결과 연합에 의해 결정이 되기 때문에 국정운영에 대한 능력과 인민대중들의 지지보다는 파벌의 이익과 보호에 더 열중하게 됨으로써 막대한 폐해를 낳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혁명 1세대들의 종신집권이 막을 내리고 절대자의 부재로 파벌간의 견제와 경쟁과정에서 당 운영에 대한 절차들이 마련되면서 느리기는 하지만 규칙과 절차에 의한 당 운영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젊고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이 새롭게 기회를 잡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실질적으로 중국정치를 이끌어가고 있는 이들 중앙위원 205명의 분포 및 역할(정치국원과 정치국상무위원 포함)과 계파 간 역학 관계까지 살핀다면 중국정치의 진행과정이 좀 더 뚜렷하게 보이지 않을까요?

    필자소개
    중국의 현대정치를 전공한 연구자. 한국 진보정당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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