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 대한 몇가지 생각들
[기고] 연극이 끝나고 난 뒤....배우고 실천해야 할 것들
    2013년 01월 14일 04: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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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정의당 당원이고 통합연대 회원인 문상빈씨가 대선 평가와 진보정의당의 이후 활동 방향에 대한 글을 자신의 페북에 올렸는데, 이를 기고 받아 게재한다. 진보정의당의 한 당원으로서 대선 전 과정과 그 이후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는 글이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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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프레임의 문제

진보진영은 통합진보당 사태로 말미암아 전열을 가다듬어 대선국면에 임하지 못했다. 특히 진보정의당은 노동 중심의 정책을 설정할 때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 하도급문제, 경제범죄에 대한 단죄, 출자총액 제한과 순환출자 금지 등 재벌의 시장독점구조에 대한 규제와 비정규직의 임금, 근로조건의 차별철폐,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사용제한, 불법파견, 하도급불법 관행 철폐와 사내하청 차별금지 등 노동의 진지 강화를 위한 법률제정 등의 지속적인 노력이 있었다.

그러나 중산계층의 서민들에게는 오래도록 익숙해져 있는 재벌 중심의 한국경제가 이러한 정책들로 인해 일시에 위축되어 ‘경기가 안 좋아 질 것 같다’는 우려를 가지게 했고, 노동의 강화가 서민경제에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고, 또 구체적으로 재벌 위주의 구조조정을 통해서만 서민경제를 살리는 경제민주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명확한 프레임을 세우지 못하고, 이들 중산층에 대한 설득에 실패했다.

결국 재벌에 대한 규제와 독과점적 법률 폐지와 구조조정을 통한 경제개혁이 서민들의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이라는 구체적인 청사진의 부재로 인해, 새누리당과의 경제정책 전선을 효과적으로 대치시키지 못하고, 재벌에 대한 개혁을 위해 반복된 ‘규제와 폐지’라는 부정적 이미지의 표출로 인해 중산층과의 연대의 고리를 찾지 못하고 말았다.

불안정 노동의 문제 이상으로 자산가치의 하락과 이자부담, 비정규직 문제로 인해 소득이 적은 자녀들의 추가양육부담, 노후불안 등 불안정한 5-60대 중산층을 끌어올 수 있는 적극적 타협정책이 부재했다.

특히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의 정책 대립점이었던 ‘무상급식, 무상보육’과 같은 실질적인 서민경제를 움직이는 복지정책의 가시적 성과들을 낼 수 있는 핵심을 부상시키지 못해 복지의제의 선점이라는 새누리당의 선거운동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던 문제가 크다.

‘정당운동이 정당 내적인 운동과 대중운동의 촉발을 위한 운동’이라면

기자회견과 보도자료를 통한 정책발표 브리핑, 현장방문 정도의 활동만으론 총선의 부정경선 이후 씌워져 있던 ‘보수와 별 반 다를 바 없는 진보정당’ 이미지를 벗지는 못했다.

12일 진보정의당 전국위원-지역위원장 연석회의(사진=장여진)

특히 투표율 제고 운동은 후보사퇴 이후 진보정의당이 민주당과 형성한 국민연대와 더불어 선거운동 기간 내내 가장 총력을 기울인 운동이었으나, 투표참여 캠페인이라는 제목 그대로 ‘캠페인’으론 선거‘운동’을 대체할 수 없었다.

한국사회를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민주주의로 이끌 급진적인 경제개혁과 정치개혁 정책의 개발과 대중운동이,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고 투표율을 높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본다면 진보정의당의 선거활동은 선 진보정책 발표, 후 민주당정책 흡수, 결 캠페인운동으로 종결되었다.

진보정의당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한번도 여론을 주도하거나 초점을 받는 ‘대중운동’과는 거리가 있었다.

기본적으로 진보정당은 진보적인 정책과 대중운동을 통한 정치적 행위의 결집을 지향하고, 그 결과를 선거로 수렴한다.

양당체제의 혁파를 위한 정치개혁과 재벌개혁,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조직화를 중심으로 한 노동 중심의 진보정당을 건설하기 위해 진보정당 스스로가 급진적 정책을 제시하며 대중과 함께하는 ‘대중운동’을 촉발하는 ‘정당운동’을 하지 않는 한 무엇으로 대중을 급진화 시킬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비정규직 철폐 문제의 현안으로 진행중인 한진과 현대차 등 농성현장의 노동자들이 외롭게 철탑 위에서 싸우는 동안 진보정의당은 이 한가지 문제라도 깊이 천착하여 지난해 한진희망버스의 김진숙 지도위원처럼 대중운동으로 촉발할 다양한 시도를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후보등록과 사퇴의 문제

결과론적인 논리가 될 수 있어 후보 사퇴 또는 본선 진출 중 어느 것이 더 나은 결과를 내올 수 있었다는 결론은 선험적으로 규정하기 어렵다. 미시적 평가를 논한다면 후보사퇴가 결국 야권패배의 불똥을 피할 수 있는 거리는 확보했다고 논할 수 있겠지만 그것 역시 야권이 총결집한 선거에서의 패배이므로 현실적으로 무의미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지금의 진보정의당이 통진당의 이정희후보가 출마한 상태에서 후보등록을 아예 하지 않았더라도 과연 무엇을 얼마나 해낼 수 있었을까는 의문이다. 주객관적 조건이 후보 등록을 통해 본선 진출과 경쟁을 통한 구도 형성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이런 질문에 대한 결과론적 답변은 무의미하다고 본다.

대선평가요약

① 안철수현상과 선거프레임의 문제

새누리당의 노무현 참여정부 실정에 대한 공격을 박정희 독재정치의 역사적 심판으로 받아치는 대응이 박정희 대 노무현 정부의 비교라는 프레임을 형성하게 해 이 고착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죽은 박정희가 산 문재인을 잡은 셈인데 이는 박정희에 대한 심판이 단순히 하나의 선거기간을 통해 확정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라 긴 시간 동안 실증되고 역사적으로 극복되어야 할 문제인 것이다.

대기업 위주로 편향되어 있는 한국사회의 양극화문제를 중심으로, 정규직과 비교해 심각한 소득격차와 차별을 받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FTA로 인한 극도의 위기의식에 빠져 있는 농민,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기의 자영업자들을 사회적으로 보호하고 구제할 경제해법을 제시해야 했다.

비정규노동과 관련한 불안전노동 정책 철폐, 재벌의 순환출자규제, 중소기업 업종 보호, 골목상권 보호와 같은, 재벌위주의 경제구조를 혁파할 경제구조개혁 프레임을 선점하지 못하고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구호에 빼앗긴 측면이 패인의 한 축이었다.

안철수 현상으로 이어진 국민들의 새정치에 대한 열망은 안철수 개인에게 기대를 건 것이 아니라 새누리당과 별 반 다를 바 없는 민주당으로서는 새 정치를 만들어 나갈 자격이 없다고 국민들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정치공학적으로만 접근해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만 성공하면 민주당의 재집권이 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단일화 룰 협상에서 안철수 진영을 압박했고, 안철수 진영 역시 정치공학적 판단으로 정략적인 사퇴에 이르러 야권연대 후보단일화는 ‘아름답지 못한 단일화’가 되어 국민들의 새정치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

돌아보면 안철수는 지난 1년 동안의 여론조사에서 박근혜를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반면 문재인은 1년 동안 박근혜에게 지는 것으로 나왔다. 안철수가 없었다면 대선 게임은 처음부터 지는 싸움이라고 누구나 판단 가능했다.

단일화 과정에서 안철수후보의 돌발적인 사퇴로 단일화 효과가 줄어들 것으로 판단했다면 진보정의당이 주장했던 20대 공약처럼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과감한 정치개혁과 경제개혁 청사진을 제시하고, 민주당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는 과단성이 필요했으나 민주당은 이를 실행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문재인 후보가 패함으로써 결국 일부 보수적인 평가이긴 하나, 법륜스님의 평가처럼 안철수 후보로 야권 단일후보를 정하고 박근혜 후보와의 대결을 신-구 혁신과 보수의 세력대결 프레임으로 갔더라면 보수 지지층의 일부와 부동층의 다수를 끌어 들일 수 있었는데 이해찬-박지원-문재인으로 이어진 민주당의 구세력이 기득권을 내려 놓지 않아 선거에 패배했다는 평가가 이후 안철수정당을 준비하는 진영에서 계속 흘러 나올 것이다.

그러나 안철수후보 진영 역시 국회의원 정수 축소같은 핵심을 벗어난 정치의제를 들고 나와 범민주-진보진영이 보편적 복지의 전면 확대와 재벌 규제를 포함한 경제개혁 정책 전반을 놓고 박근혜후보 진영과 차별화를 가져가면서 대립 전선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박탈해 버렸다는 비난을 면하긴 어려울 것이다.

② 유권자들의 세대별 계층별 분포 파악과 성향 분석에 따른 대응 실패

조/중/동 관련 보수우익 선거통들은 선거전 종편방송을 통해 이미 유권자들의 세대별 분포상 5-60대 이상 세대의 투표율이 높을 것이라는 분석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민주당 및 국민연대진영은 투표율을 끌어올리기만 한다면 무조건 승리할 것이라는 단순한 계산만을 신봉하며 투표율 높이기 운동에만 전념했고 세대별 구성 분포상 5-60대 유권자들의 분포에 따른 대응전략을 유연하게 채택하지 못했고 준비하지 못했다.

(“75.8% 투표율의 역설”, 노무현 후보가 당선된 16대 대선 당시 20-30대는 전체 유권자 가운데 48.3%, 50대 이상 노령층 비율은 29.3%에 불과함. 2012년 지금은 2-30대 비율은 38.2%, 50대 이상 비율은 40%, 그중 우리나라 인구 구성에서 50대는 10년전인 2002년 대선에서 12.9%에서 올해 19.2%로 비중이 높아졌고 이들 50대의 투표율은 89.9%, 이중 62.5%가 박근혜 선택함.)

이들 50대는 10년 전인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몰아줬던 40대들이며 당시 40대 투표율 (76.3%)에 비해 13%나 증가해서 나타난다. 특히 이들의 투표응집력은 2030을 압도하고 있다.

또한 “지역문제에서 자유로운 수도권과 충청에서 졌다는 건 중도층을 장악하는데 실패했다는 뜻이다. 서울도 격차가 크지 않아 사실상 패한 것이다. 세대 대결과 계층 대결에서 기존 지지세력 외에 표를 확장하지 못했다.(연세대 박명림교수)”

 민생정책의 부재와 과거 정권에 대한 성찰 여부

* 정책문제

반값등록금과 취업전쟁에 내몰린 20대, 2008년 촛불과 2010지방선거 당시 무상급식에 가장 민감한 보인 3040세대들의 경제적 이해관계보다 더욱 강력한 경제적 이해관계가 5060세대들에겐 있었다.

오랜 기간 불황을 거쳐 오며 쌓였던 가계부채와 부동산값 하락의 위기를 직접적으로 겪는 5060세대들에게 가계부채 탕감과 부동산가격 하락 방지를 실질적으로 해결해 줄 것 같은 새누리당의 정책전략에 맞서, 민주당과 국민연대는 이명박 심판과 이명박근혜 정권연장 반대라는 정치적 구호만을 강조했다.(강남, 서초, 송파, 강동, 용산, 분당, 의정부, 수원, 남양주, 구리, 하남, 광주, 과천, 파주, 용인2구, 안성, 김포, 인천 50%이상 박근혜 득표)

소위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인 수도권에 밀집해 있는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들의 가계대출 위기와 부동산가격 하락은 이들이 책임져야 할 2030 자식세대들의 부양능력 부재와 맞물려 고령화사회에 대비한 경제불안이 박근혜를 선택하는 가장 큰 계기가 됐고, 천안함과 연평도, NLL문제, 북 로켓 발사 등으로 인해 야성이 강하다는 인천지역과 경기북부지역을 중심으로 한 안보위기감도 더 커졌다.(경기도 포천, 연천, 가평, 여주, 양평 65%이상, 이천, 동두천, 평택, 양주 55%이상 박근혜 득표)

결국 “부동산가격 하락으로 가장 타격을 입은 수도권 50대가 자신들이 고생하는 것이 이명박 정권에서 집값이 떨어졌기 때문이 아니라 노무현 정권에서 집값이 폭등한 데 있다고”(한겨레, 12월 21일)봤기 때문이다.

* 김대중, 노무현정권으로 이어진 신자유주의 정권의 성찰부족

박근혜 당선자의 승리 요인 중 하나로 현 집권세력인 이명박 정권과의 차별화에 성공하고 반면에 민주당의 자기 혁신은 새누리당보다 못했다는 점이라는 평가가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 나왔다.

새누리당 이상돈 정치쇄신특위 위원은 “수도권에 장년층 이상에서 노무현 정권 때의 기억이 되살아나 일종의 위기의식 같은 게 발동했을 것”이라며 “민주통합당이 작년 연말부터 당 대표 경선과 대선 후보 경선 등 무려 세 번에 걸친 당 내 경선을 대단하게 했지만 그때마다 친노 외곽세력이 결정적 역할을 했고 친노 인사들이 다 승리했다. 그게 그들의 한계였고 이 한계를 안철수 효과로 메꾸려 했지만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노회찬 당 대표는 박근혜 후보의 승리 요인 중 하나를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로 보면서 “박근혜 후보는 이명박 정부와의 단절에 성공했고, 한나라당과의 단절에 성공함으로서 함께 심판받지 않았다”며 “박근혜 후보는 이명박을 극복한 새로운 지도자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에 성공했고, 새누리당도 한나라당과의 절연에 성공했다고 본다”고 밝혔다.(참세상, 12월 20일)

노대표는 노무현 정권의 부채를 승계한 문재인 후보가 “수면 아래에 깔려 있는 국민들의 노무현 정권에 대한 심판의 역사가 아직도 연장되고 있다는 점을 안일하게 봤고, 이명박 정부에 문제가 있다는 반사 이익만 얻으려고 했지, 자신들도 문제시되고 있다는 것을 솔직하게 시인하고 적극적으로 극복하려 하지 못했던 것이 가장 큰 패배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대선은 박정희 향수라는 정서가 실제 얼마나 되겠느냐는 예측을 완전히 뛰어 넘은 결과로 이어졌으며 이는 역설적으로 노대표가 말했듯 박근혜 정권의 집권으로 말미암아 한국사회의 오래 된 박정희-전두환으로 이어진 군사쿠데타 세력과 3김시대의 완전한 종식, 그리고 김대중-노무현 정권으로 이어진 민주당의 집권능력과 관리능력의 부재를 온전하게 보여준 사건이다.

 이정희, 그리고 ‘앵그리 올드(angry old)의 반란’

이번 박근혜의 선거승리에 일조를 했다고 평가받는 통진당 이정희 후보의 출마와 토론회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토론회에서 보여준 일방적인 몰아붙이기식의 싸가지(?)공세는 박정희 향수를 간직해 왔고 예의를 중시하는 보수적 정서의 5-60대 이상의 산업화세대들에게 이번 대선은 ‘누가 잘하느냐를 뽑는’ 선택투표가 아니라 ‘누가 더 기분 나쁘게 했느냐’의 배제 투표가 돼버렸다.(일요신문, 12월 24일)

노회찬 대표가 말했듯이 TV토론이라는 것은 상대방과 토론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상대로 토론하는 것이다. 국민의 상식에서 벗어나는 안하무인격 언행은 곧바로 화제가 되었고 실제 투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파악된다.

그러나 안타깝지만 통진당 일부에서 이번 대선을 계기로 당이 완전히 부활했다는 평가도 있는 것으로 봐서는 이들이 지금 시기가 ‘통진당 최대의 위기’라는 성찰은 부족해 보인다. 정권의 입장에서 통진당은 꽃놀이패다. 권력이 이들을 키우는 것은 그 목적이 분명해 보인다. 향후 이들의 보이지 않는 밀월은 간간이 진보진영의 발목을 잡을 사건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⑤ 향후 선거전략의 문제

민주당 어느 중진의원의 말처럼 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 수도권과 50대 서민, 중산층을 겨냥한 핵심정책이 전무했다.

한겨레신문에서 인용한 어느 유권자의 말처럼, “박이 민생정책 얘기할 때 문은 바른정치만 강조하니 문이 되면 집 값이 더 떨어질 것 같아…” 50대 이상의 유권자들은 압도적으로 박에게 투표를 했다.

“단일화하면 이긴다는 도그마에 빠져 있다가 불완전한 단일화가 되니 선거운동 중반부터 안철수 전 후보 지지층인 2030세대가 투표장에 나가지 않을까 걱정해 투표율 제고 운동으로 들어갔다. 그러면서 50대에 대한 관심과 정책이 간과됐다.”(민주당 전병헌 의원, 중앙일보, 12월 31일)

“문재인후보와 민주당은 이번에 2040세대에게 전략을 집중해 성과를 거뒀지만 저소득.저학력층이 많은 50대 이후 세대와의 연결고리를 찾지 못했다. 2040세대를 든든한 지지층으로 만드는 동시에 50대 이후의 저소득 저학력층과 정치적으로 맺어질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폐지론과 노령연금 폐지론이 세대간의 대결로 비쳐진 세대별 성향의 대립은 50대 이상의 세대를 경제적 안정을 갖춘 기득권 세대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일부를 제외하고 이들 세대의 대부분은 평생 모은 월급과 대출을 통해서 아파트를 장만한 세대들이고 그 중 일부는 집값은 계속 떨어지고 대출금도 못 갚는 하우스푸어였다.

그간 자본과 정부가 결탁해 아파트 고가 분양정책을 추구했고 그 결과물들을 어렵사리 손에 잡은 사람들이 재산가치의 하락을 두려워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비록 비뚤어진 욕망으로 점철된 과정이었으나 이들이 가진 유일한 부동산가격 하락에 대한 대책은 어떠한 형식으로든 만들어줘야만 하는 불가피한 조치였다.

그러나 민주당, 진보정당들은 이러한 대책을 제대로 내놓지 못했고 다시 경기활성화를 통해 일시적인 미봉책이라도 제시한 새누리당에게 그들의 표가 가는 걸 막지 못했다.

결국 정태인이 제안한 것처럼 세대간 착취(?)에서 세대간 연대로 갈 수 있는 정책이 앞으로는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보수로 우클릭되는 한국사회의 급격한 노령화 계층구조는 진보정치가 집권하기 위해 중도보수층을 끌어안을 정치적 타협점을 제대로 찾고 연대할 수 있는 정책도 동시에 고민하도록 밀어 넣고 있다.

진보정치세력의 단독집권이 당분간 불가능한 시기에 ‘연합정치’를 통한 진보정치 확장의 고민은 필수불가결한 상황이며 더불어 선거공학적으로 성공한 김대중, 노무현 정권 창출 당시의 보수 일부세력과의 일시적 타협이 변수였다면, 앞으로의 선거에서는 기층 민중과의 견고한 결집에 더해 중도보수층과의 연대가 상수로 존재한다는 것이 엄연한 현실임을 인정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

진보정의당과 진보정치진영의 평가와 과제

교도소에서 대선을 지켜 본 한 자유주의자는 “(문 후보를 지지한) 48%를 지키는 것은 반성이고, (박근혜 당선인을 지지한) 51%에게 다가가는 것은 공감”(정봉주)이라고 정확히 말했다.

그는 “지난 5년간의 실정을 심판하려면 전선을 넓혔어야 했다. 의원들 한명 한명이 대선 후보만 따라다닐 게 아니라 자기 분야에서 싸워야 했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환경, 물가, 양극화, 교육, 등록금 등으로 전선을 넓히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득권에 맞설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기업과 정권은 노동자들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한다. 노동자 탄압이 21세기 방식으로 진화한 것이다. 반면 투쟁의 방식은 아직 그대로다. 상대가 정말 난감하게 생각하는 투쟁 방식은 쌍용차 해고자를 상담하는 ‘와락’의 활동이나 재능기부, 문화공연 같은 것”(한겨레, 12월 30일)이라고 말했다. 어쩌면 그가 말한 내용은 진보정당이 추구해야 할 하나의 방향일 것이다.

그의 말을 모티브삼아 우리 언어로 대체한다면 그것은 기득권 세력들의 ‘통치’에 대항하는 진정한 ‘정치’를 복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언어로 싸울 수 있는 주체의 능력과 조건이 부족했다.

통합진보당을 통한 진보의 제구성 1기는 총선과 부정경선의 해결과정을 계기로 실패했다. 대선 국면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시급히 창당을 결정하고 후보를 내세웠으나 민주당과 안철수 진영의 자중지란과 이정희 후보의 출마로 인해 진보진영 전체를 아우를 독자적 세력이 약한 상황에서 본선 진출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정희 후보가 여론의 추이를 보며 출마 여부를 고민할 때, 그의 출마설에 대해 단순히 누구나 피선거권이 있는 한 출마를 막을 방법은 없다는 식의 소극적인 대응은 통진당과 그녀의 출마 결심을 확고하게 만들어 준 결과밖에 안됐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의 본선 출마 포기는 어쩌면 통진당 사태를 온전하게 수습하지 못한 책임을 사후에 진보정의당이 책임지는 것으로 완결된 셈이다.

향후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경향은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진보정당에게는 오히려 위기가 기회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진보정의당이 제2의 창당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선거과정과 결과를 통해 대중은 분명히 말하고 있다.

임팩트 없는 정치개혁과 역사평가 문제보다는 급진적인 전환을 가져올 민주주의적 개혁정책, 보다 확실한 민생정책, 보다 확고한 복지정책의 개발 등 대중에게 우리는 무엇을 실질적으로 변화시켜 내고 확실히 손에 쥐어줄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의 여부를 답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존재하고 형성된 대중운동을 따라가 그들에게 정책과 법률로 ‘대의’하는 것이 아닌 진보정당 스스로 ‘대중’을 형성하고 ‘대중운동’을 촉발하는 실질적인 진보정당으로서의 ‘정당운동’이 필요한 것이다.

진보정당 스스로 실력을 쌓고 대중을 불러 모으지 못한다면 민주당과 새누리당으로 양분되어 있는 이 공고한 양당체제의 극복은 요원한 것이다.

진보정당은 김진숙을 찾은 대중을 대의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김진숙이 되어야 한다.

필자소개
진보정의당 제주 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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