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은 죽지 않는다
[책소개] 『세계노동운동사』(김금수/ 후마니타스)
    2013년 01월 12일 02: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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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길을 묻는다. 노동운동이 깊은 침체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아가는 그 길.”

현장의 노동자들과 함께 이루어 낸 연구 성과

이 책은 평생을 한국 노동운동과 함께 해 온 저자가, 지난 10여 년간 현장의 노동운동가들과 함께 진행헸던 세계노동운동사에 대한 학습과 토론의 결과이자, 그 연구 성과다.

“역사는 과거와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E. H. 카의 지적처럼, 이 책의 집필 과정은 세계노동운동사와 한국의 노동운동, 1848년 혁명과 촛불운동, 이념 논쟁과 진보정당의 분열, 파시즘 성격 논쟁과 한국 사회 사이의 끝없는 대화의 과정이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세계노동운동사에 대한 연구는 매우 피상적인 수준에 머물렀거나, 주요 몇 개국의 특정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왔다.

세계노동운동사에 대한 번역서 역시 약사(略史) 정도에 지나지 않아 세계노동운동의 전개 과정을 비교적인 차원에서는 물론, 통사적인 차원에서도 제대로 연구되지 않았다.

이 점에서, 이 책은 한편으로는 세계노동운동사 연구에 대한 현장 노동자들과 노동운동 연구자들의 필요에 부응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집필되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이를 기반으로 좀 더 심화된 세계노동운동사 연구를 촉구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역사적 서술과 이론적 쟁점의 종합

이 책은 한편으로는 세계노동운동사의 주요 흐름들을 역사적 맥락에서 개괄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국내 연구들이 주요 자본주의국가의 노동운동사를 중심으로 전개되어 왔다면, 이 책은 주요 선진 자본주의 국가는 물론, 세계노동운동사라는 책의 의도에 걸맞게 동유럽과 라틴아메리카는 물론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전 세계적 차원에서 노동운동의 주요 역사적 과정을 담고 있으며, 그런 흐름 속에서 한국의 노동운동사 역시 개괄하고 있다.

다른 한편, 이 책은 세계노동운동사에 대한 역사적 서술을 기반으로, 이를 둘러싼 당대의 논쟁은 물론, 현재의 주요 이론적 논쟁들 역시 포괄하고 있다.

예컨대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계급론은 물론, 노동계급 형성 이론을 둘러싸고 전개된 에드워드 팔머 톰슨과 에릭 홉스봄 사이의 논쟁, 이후 구조주의적 마르크스주의와 분석적 마르크스주의의 입장에서 이를 비판적으로 계승한 니코스 풀란차스, 아담 쉐보르스키, 에릭 올린 라이트 등을 거치며 전개된 현대 계급론의 흐름, 파시즘의 형성을 둘러싼 풀란차스와 라클라우 등의 논쟁 등은 이 책이 세계노동운동사에 대한 흐름뿐만 아니라, 이를 둘러싼 기존의 이론적 성과를 오롯이 담아내고 있음을 보여 준다.

노동운동 없이 민주주의의 심화와 확장 없다!

이 책은 다시 한 번 우리에게 노동운동 없이 민주주의 없다는, 노동운동 없이 민주주의의 확장과 심화는 없다는 점을 일깨우고 있다.

노동자계급이 작업 현장에서 요구해 왔던 다양한 경제 투쟁들과 선거권 쟁취 투쟁을 비롯한 정치투쟁은 그 자체로 자본주의 체제 및 제도의 개혁을 넘어 민주주의를 확장해 온 과정이었으며, 바로 이와 같은 노동운동의 투쟁을 통해 민주주의는 오늘날과 같은 포괄성과 내용성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을 이 책을 통해, 그리고 노동운동의 역사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국가 전복 세력, 좌경 용공 집단, 집단 이기주의 세력 등으로 매도되어 왔던 한국의 노동운동이 세계노동운동사에 못지않은 장구한 역사적 전통과 정당성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한편, 이 책은 비록 노동운동이 일시적으로 침체와 패배를 겪기도 하지만, 자본주의 체제가 유지되는 한 끊임없이 재도약과 승리의 역사를 가져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세계노동운동사의 역사는 자본주의 체제가 유지되는 한, 노동운동은 어떤 형태로든 끊임없이 자본주의의 개혁과 변혁을 끊임없이 추구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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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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