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멍청한 부자놈" 거부하다
프랑스 루이비통 회장 세금망명에 제동...비판 여론 눈치
    2013년 01월 04일 02:0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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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뷔통으로 대표되는 프랑스의 명품(크리스찬 디올, 지방시, 셀린 등) 그룹 LVMH의 회장 베르나르 아르노의 벨기에 국적 신청은 사회당 정부의 75% 부유세에 대한 그 첫 번째 거대한 거부로 받아들여지면서, 프랑스 사회에 엄청난 사회적 스캔들을 일으켰다.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꺼저 이 멍청한 부자놈아.” 라며 매우 직설적인 표제로 1면을 장식하기도 했다. 그런데. 몰염치한 부자의 세금 회피 계획에 심각한 제동이 걸렸다.

브뤼셀 정부가 지난 연말, 아르노 회장의 벨기에 국적 신청에 부정적인 답변을 전한 것이다. 거기에 한 술 더 떠, 벨기에 정부에 그가 제출한 모든 재정 관련 서류들을 프랑스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베르나르 아르노가 벨기에서, 우편함만 달랑 있는 유령회사를 차려놓고 일한 것으로 보이며,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이 사실을 프랑스 세무당국에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벨기에의 존 크롬베 부정방지 정무차관은 그 이유를 설명했다.

LVMH 그룹은 브뤼셀 외곽의 한 허름한 건물을 3년 전 구입, 그 회사를 LVMH 그룹의 벨기에 자회사 건물로 삼아왔다. 건물 바로 옆집에 사는 노인에 따르면, 그 건물에 개미 한 마리 지나다니는 거 못 봤다고 한다. 겉보기에도, 명품과는 거리가 있는 먼지 날리는 허름한 동네의 이 남루한 건물에서 뭔가 실질적인 사업이 이뤄졌을 것 같지는 않다. 벨기에 당국이 의심하는 것처럼, 우편함만 있는 유령회사의 흔적이 짙어 보인다. 공식적으론 무려 10여개의 자회사가 이 건물에 입주해있는 걸로 되어있다.

아르노 회장의 자회사 10여개가 입주한 것으로 되어 있는 건물

아르노 회장을 맹 비난한 리베라시옹의 1면 표지

온 국민이 아르노 회장의 귀화 신청을 맹비난했을 때, 사측은 그의 귀화는 부유세 회피가 목적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사실, 거의 모든 다국적 기업들이 그러하듯, LVMH그룹은 이미, 이 브뤼셀 근교 유령회사에 적을 두고, 80억유로(약 1200억원)를 빼돌려서 세금 포탈을 해왔으며, 회장 자신도, 개인 자산의 상당부분을 이미 벨기에 쪽으로 옮겨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벨기에 국적을 취득하는 수고를 굳이 할 필요는 없다는, 제법 설득력 있는 변명이다.

그가 이번에 굳이 벨기에 국적을 취득하려 하는 이유는, 부유세 회피 보다는 상속세 회피에 더 무게가 실려 있다는 분석은 그 때문이다.

벨기에의 상속세는 3% 밖에 되고, 포브스지가 발표한 세계 15위의 갑부, 아르노 회장이 상속해야 할 자산은 수십조에 이르기 때문이다. 벨기에의 이 환상적으로 적은 상속세를 활용할 유일한 방법은 벨기에 국적을 취득하는 것.

그러나 국민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유의 벨기에 귀화 신청으로 빚어진 스캔들이 벨기에 당국에게는 확실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사랑받던 국민배우의 세금 회피성 귀화가 불러일으킨 파문은 장관, 총리는 물론 대통령까지 나서며 나라 전체를 들썩이게 했던 탓에, 벨기에가 계속 이 세금 도피자들의 파라다이스가 된다면, 자칫 프랑스와의 관계에 마찰이 빚어질 우려까지 발생하기 때문이다.

벨기에 당국은, 이후, 귀화와 관련한 행정에서 프랑스 당국과 협력하며, 투명성과 공정성을 기하기로 한듯하다고 프랑스 언론들은 전한다.

아르노 회장에 대한 귀화 여부의 확실한 결정은 봄에 있을 귀화위원회에서 내려진다.

돈 많은 혹부리 영감. 혹 떼려다가 감춰왔던 혹들까지 들통나서 덧붙이게 되는 “통쾌한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일이다.

필자소개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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