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패배 가장 큰 원인, '민주당'"
"노동운동의 좌절이 더 큰 문제"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동아시아연구소 공동집담회...대선평가 등
    2012년 12월 27일 10:1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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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낮 12시부터 5시까지 5시간에 걸쳐 성공회대 교수와 대햑원, 졸업생 등이 참여한 대선 평가와 관련한 집담회가 열렸다.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와 동아시아연구소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는 ‘대선 평가와 향후 전망’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장으로서 이번 토론회 뿐 아니라 젊은 세대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는 토론회도 기획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20여명의 교수, 대학원생, 학생, 졸업생들의 자유로운 이야기들이 오갔으며 민주당의 패배 원인부터 진보좌파의 몰락과 재건 방안까지 다양하게 다루었다. 사회는 조희연 교수가 맡았다.

정해구 “야권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은 민주당”

민주통합당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했던 정해구 교수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승리한 이유를 50대가 박근혜의 안정적인 정책을 선호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민주당을 지지하는 2040세대가 SNS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SNS활용도가 낮은 50대 유권자의 이런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해구 교수는 선거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을 민주당으로 꼽았다. ‘바람’외에 조직 동원할 수 있는 경쟁력이 없다는 것. 특히 야권 후보였던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 모두 정치인이 아니었다는 측면과 전략적으로 종편 방송에 출연하지 않는 민주당 내부 방침으로 오히려 종편에서 보수논객이 활개를 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당선 예측을 했다하더라도 1% 내외의 승부였다며, 민주당이 50대 유권자와 인천, 경기도 표심을 전혀 예측하지 못한 점을 비판하기도 했다.

백원담 “진보좌파의 몰락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백원담 교수는 김소연, 김순자 등 진보진영 군소후보의 결과에 더욱 주목했다. 백 교수는 “김소연 후보의 표가 1만6천표이다. 이 참담한 결과를 어떻게 수용해야하는가”라며 “내 아이가 박근혜 정권하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과 진보좌파의 몰락이라는 걸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라고 자문했다.

백원담 교수는 “97년 신자유주의적 재편이 시작되고 2008년 이명박 체제에서 이런 기조가 더욱 가속화되면서 중산층이 급속하게 몰락하고 양극화가 심화되는 과정에서 좌파가 자기대응력을 가지지 못한 채 유신질서에 빨려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해구 교수와 마찬가지로 백원담 교수는 SNS에 대한 높은 의존도에 비판적 의견을 밝혔다. 백 교수는 “작년까지는 SNS, 팟캐스트의 가능성을 기대했지만 결국은 자유주의세력의 동원체계에 불과하다”며 “새로운 매체를 또다시 말하지만 결국 그렇게 흘러갈 것”이라고 비판하며 자유주의세력의 동원체제가 아닌 새로운 언로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 교수는 안철수 캠프의 의원정수 촉소 등 정치개혁 방안이 “포퓰리즘”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단일화 과정에서 안철수 캠프의 그러한 방안 때문에 삐끗하기 시작했다”며 “안철수 현상과 개인 안철수는 구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대선 평가 집담회의 모습(사진=장여진)

김동춘 “레드컴플렉스, 지역주의, 박정희식 성장주의”가 야권 패배 요인

김동춘 교수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이 정권교체의 실패 때문이 아닌 “노동운동의 좌절”이 그 근본원인이라고 꼽았다. 김 교수는 “노동당의 좌절이 아니라 노동운동의 좌절이 오늘의 결과를 가져왔다. 노동운동이 지역적 기반을 갖지 못함으로써 지역정치의 출구를 보여주지 못했고,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하지 못함으로써 존재감 자체가 없어진 것이 근본적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야권이 선거에 패배한 이유로는 “레드컴플렉스, 지역주의, 박정희식의 성장주의가 결합된 것”이라며 “민주당이 이를 깨지 못한 채 오히려 더 강하게 단결시켜주는 계기가 있었다. 이정희 효과가 부분적으로 있었다. 투표장에 안 갈 (보수성향) 사람까지 가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춘 교수는 새누리당이 60년간의 선거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기득권 보수세력은 지역주의에는 지역주의에 호소하고, 레드컴플렉스, 박근혜 동정론, 육영수 효과, 애국심, 60대 여성, 50대 남성 등 각계층별로 특화시킨 전략을 구사했고, 이런 식으로 수동혁명을 가져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의 구조적 배경으로는 “분단체제”를 꼽으며 “좌익 이데올로기나 사회주의를 공개적으로 내세울 수 없는 상황에서 보수편향으로 기울어진 선거운동”이라고 평가했다.

권혁태 “5년간 의회민주주의 작동될지 의문”

권혁태 교수는 “내가 딱히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가 아닌데 이명박 정권의 등장 때와 달리 왜 훨씬 더 큰 충격을 받았는가를 분석했을 때, 이는 이명박과 박근혜를 다르게 봤기 때문이다. 이명박은 무능력한 지도자의 모습으로 읽어낼 수는 있지만 의회민주주의의 위기라는 판단은 안 들었다”며 “하지만 이번에 박근혜가 당선되면 의회민주주의 등이 왜곡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공포심리“가 야권 전체가 이번 대선에서 총력전을 벌이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박근혜 체제에 대해 “박정희 시대로 돌아간다고는 할 수 없지만 유사한 정치체제의 등장 여부를 생각해봐야 한다”며 “야권이 5년 후에 다시 준비해 정권을 되찾아야 한다지만 그 전제는 5년동안 의회민주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된다는 것이 전제”라며 “파시즘의 등장 가능성은 없지만 5년 동안 정치시스템의 많은 변화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희연 “박근혜 당선은 이명박에 대한 대중의 좌절과 분노가 배경”

하지만 조희연 교수는 권혁태 교수의 의견에 반론을 제기했다. 조희연 교수는 “의사파시즘을 견지하되 박근혜를 과잉규정해서는 안 된다”며 “그렇게(의회민주주의의 파괴나 유신 부활 등) 규정하면 대중들의 섬세한 분노와 좌절을 진보좌파가 끌어낼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희연 교수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성공한 지점과 실패한 지점이 있듯이 새누리당도 이명박 정부의 약간의 성공과 대부분의 실패가 있었다. 그것이 우리가 딛고 있는 현실적 조건”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바로 앞에는 같은 보수정부의 실패가 있었고 이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대중의 좌절과 분노를 배경으로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조희연 교수는 “박근혜가 상대적으로 복지, 민생, 경제, 재벌개혁이라는 진보적인 의제를 전유하도록 강요받은 게 있다고 본다”며 “그것은 역설적으로 박근혜 정부의 딜레마와 모순으로 표현될 것이고 바로 그 지점에서 50대를 재획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조현연 “유권자는 주어진 선택지에서 합리적인 선택한 것”

조현연 “정권교체 실패라는 입장은 우리 입장인 것이고 유권자는 주어진 선택지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했던 것”이라며 “과연 유권자들의 51%가 선택한 박근혜 후보를 두고 실패라 말할 수 있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조현연 교수는 “민주당은 선거 패배 원인을 50대의 보수화 등 외부요인에서 찾는다.”라며 “50대 보수화에 동의하지 않는다. 지난 10년간 무언가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정부 10년과 이명박 정권의 5년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훈 “안철수로 시작해서 안철수로 끝난 선거”

김정훈 교수는 “국면적인 것과 구조적인 것은 구분해야 한다”며 “사람들이 선거 패배 후 ‘멘붕’이 온 것은 이길 것 같았는데 패배했기 때문에 멘붕이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대선은 안철수로 시작해 안철수로 끝났다. 이길만한 건 단일화가 어느 정도 됐기 때문이고 진 것은 단일화가 제대로 잘 안 됐기 때문이다. 지지율 추이만 봐도 단일화가 되고나서 10% 차이 정도로 문 지지율이 올라갔고 안철수 후보가 재등장하면서 박 후보와의 간극이 더 좁혀졌다”며 “단일화 실패가 이번 선거에서 야권이 실패하게 만든 핵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토론회에 등장하면서 보수표가 결집했다는 ‘이정희 효과’에 대해서 그는 “오히려 이정희 때문에 젊은 세대에서 SNS상에서 선거를 축제로 즐기면서 2%가 올라간 것”이라며 SNS에 대해서도 “종편까지 있는 마당에 SNS까지 없었다면 무엇으로 버텼을까”라며 SNS가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이정희 효과에 대해 단점에 대해서도 “종북주의라고 믿는 사람이 많고, 진보좌파세력이 이런 경향과 단절하지 않는다면 정당운동은 끝나는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더 명확히 해야할 것은 민주당이 SNS만 믿었다는 것, 정확히 민주당이 무엇을 했나. 이번 선거는 대중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여 48%까지 만든 선거”라며 “결국 민주당과 안철수까지 정치적으로 전략이 부재했던 것”이라고 지적햇다.

또한 그는 “수동혁명이라는 평가는 현재로서는 조금 과하다. 의사파시즘의 경우도 이명박 정권을 그렇게 규정한다면 박근혜도 그렇게 규정할 수 있어도 이명박 이상으로 나아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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