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전국위에서 신경전
비대위원장 김일웅 서울위원장
    2012년 12월 23일 04:3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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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개최된 진보신당 제14차 전국위원회에서 구사회당계와 구진보신당계의 미묘한 갈등이 벌어졌다. 내년 초 지도부 및 대의기구 선출을 앞두고 신경전이 시작된 것이다.

이날 오후 2시 용산 철도회관에서 개최된 전국위는 ‘대의 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과 관련해 양쪽 입장으로 갈렸다.

대의기구 정수 확대안을 발의한 그 속내는?

이건수 전국위원 대표발의로 진행된 해당 안건은 지역할당 선출 전국위원과 대의원이 당원 총수 감소로 그 수가 줄어든다며 대의원은 현행 30인당 1인 선출을 25인당 1인 선출로, 전국위원은 200인당 1인에서 120인당 1인 선출로 개정하자고 제안했다.

제안의 취지로 이들은 소수의 사람들이 당 사업과 운명에 대한 주요한 결정을 내리게 되며, 특히 3기 전국위와 당 대회에서 진보좌파정당 건설을 결정하는데 있어 그 숫자가 적어 최소 400명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표단과 광역시도당 위원장 등 집행기관 당연직 전국위원이 21명이기 때문에 전국위원 총수가 최소 100명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제안대로라면 전국위원 총수는 101명이 되며, 대의원은 449명(지역할당 279명, 순수 대의원 총수 348명)이 된다.

이 안건에 대한 찬반토론에서 윤현수 전국위원은 “당연직 전국위원 21명이 과반수를 쉽게 차지할 수 있는 문제가 생긴다”며 “대의기구는 당원들의 의사를 당론으로 결정하기 때문에 대표성을 가지고 더 많은 인원이 참석하면 좋지 않나 라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조승현 전국위원도 찬성토론에서 “가장 좋은 제도는 직접민주주의지만 여러 조건 때문에 대의제를 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전국위원이 너무나 적은 상황에서 내년에 진보좌파정당건설에 있어 출발부터 삐그덕거릴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신석준 전국위원은 타당과 외국 사례를 들며 “당이 어려울 때 일수록 대의기구에 많은 당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당규를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대토론에서 김일웅 전국위원은 “당권자가 줄어든 것은 당 내부적 요인에 기인하기 때문에 매년 선거때마다 당권자 증감에 따라 선거정수를 정해야하는 비효율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며 특히 “대의원이 400명이 넘으면 대표성을 갖추는 근거를 도저히 발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만약 그 같은 당규 개정이 필요하다면 장기적인 논의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반대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윤기 전국위원도 “당원들과 소통하지 못한 채 이 안건을 처리할 때 실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며 “대전시당만 하더라도 운영위를 통해 이미 선거구를 획정한 상태이고, 선관위에서도 그와 관련한 시행세칙과 선거 일정을 결정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숫자가 50명이 늘어나고 100명이 늘어난다고 대표성이 달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내년 상반기 중 진행될 당 전반에 대한 체제개편 때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12월 22일 진보신당 전국위 모습(사진=장여진)

이봉화 전국위원은 당규 개정 안 자체에 공감하면서도 “전국위원이나 대의원의 숫자 기준이 매우 자의적”이라며 “이 안건의 문제점은 문제의식 그 자체가 아니라 논의가 부족하다. 필연적으로 재논의 될 수밖에 없는 안이기 때문에 좀 더 뒤로 미루는 것이 타당하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찬반 토론 직후 진행된 표결에서 재적인원 55명 중 27명이 찬성해 이 안건은 부결됐다. 하지만 이같은 안건 발의 자체가 표면적으로는 대의기구의 대표성을 보강하자는 취지이지만, 구사회당계나 일부 정파가 대의기구 과반 확보를 위한 사전 작업인 것으로 풀이된다.

기본소득위(준) 대의기구 할당에서 빠져…구사회당 강력 항의

이어진 안건인 ‘3기 대의기구 선출정수 확정의 건’은 조금 더 뚜렷한 당내 갈등을 드러냈 다. 부문할당 대의원 및 전국위원의 대상 및 비율 확정에 있어서 ‘기본소득위원회(준)이 빠졌기 때문이다. 원안에는 여성위, 장애위, 녹색위, 문예위, 성정치위, 건강위, 청학위, 농업위(준), 청소년위가 포함됐으며 각 해당 비율에 따라 대의원과 전국위원 정수가 확정된 상태이다.

이에 구사회당계의 권문석 전국위원이 “기본소득위원회가 빠져있다. 기본소득위는 구진보신당과 구사회당이 합당 시 수임기구 합동회의에서 부문위로 합의가 된 건데 빠진 이유가 무엇이냐”고 항의했다.

이에 조직실에서 “부문위원회 합동회의에서 확정한 것이며 당시 기본소득위 활동 모임 공지 등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기준에 부합되지 않아 할당할 수 없다는 의견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권 전국위원은 “중앙당에서 합동회의 참석여부를 요청한 적이 없다. 기본소득위가 활동을 안 한 적도 없다”며 “중앙당의 자의적 판단이 아닌가”라고 재차 문제제기 했다.

이선주 전국위원도 “기본소득위는 통합 당시 설치됐던 부문위로 특별히 인준받을 부문위가 아니라 이미 설치가 된 상태로 통합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문위는 기본적으로 전국위원회에서 인준을 받아야 하는데 구사회당계 전국위원들은 기본소득위원회가 통합 당시 부문위로 이미 인정된 위원회이기에 인준 절차가 필요 없으며, 활동을 지속해온 위원회이기에 대의기구 할당에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 하지만 기본소득위원회가 부문위원회인지 과제별위원회인지에 대한 성격 자체에 대해서도 전국위원들마다 입장이 다른 상황이었다.

이에 부문할당을 논의하고 확정한 각 부문위의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한 차례 정회 후 장혜옥 여성위원장이 해당 논의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장 여성위원장은 “일단 부문위는 대표단과 명운을 함께 한다. 대표단이 사퇴하면 부문위 위원장도 없어지는 것이다. 한 번 인준이 됐다고 위원회가 존속하는 상설위원회가 아니라 당 규정상 임의위원회”라면서도 기본소득위가 합동회의에서 배제된 것은 중앙당의 실무 차원의 실수라며 시정 요구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합동회의에서는 인준 받지 못한 위원회가 인준을 받고 위원장도 세우기로 하고, 대의기구 할당은 인준받은 위원회가 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재옥 부대표는 기본소득위가 합당시 이미 부분위로 인준받은 것이라는 주장에 “당시 실무논의를 내가 했다. 당시 사회당측에서 기본정책으로 기본소득 정책과 투쟁을 해왔기에 부문위 설치를 제안했고, 진보신당에서는 아직 당원들의 내용적 이해와 동의수준이 높지 않으니 기본소득 정책이 확대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에 따라 당원 중심으로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해 나가는 것으로 통과된 것”이라며 “이후 전국위에서 정식 인준을 받아 활동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던 것으로 인준 과정이 별도로 필요없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기본적으로 부문위 할당에 대한 중앙당의 실수, 부정확했던 대표단의 설명 등을 김종철 의장이 대신해 사과하며 장혜옥 위원장의 합동회의 결정 사항에 따라 준비위원회인 농업부문위도 함께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그에 농업위 할당 대의원 3인은 차기 구성될 비대위에서 처리하는 것으로 하고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김일웅 서울시당위원장으로 만장일치 통과

대표단의 사퇴에 따라 내년 2월초 진행될 지도부 선거까지 대표단을 대신해 당을 운영할 비상대책위원에 김일웅 서울시당 위원장과, 김규찬 인천시당 위원장, 최혜영 경기도당 사무처장이 추천됐다. 위원장으로는 김일웅 위원장이 추천됐다.

이에 구사회당계의 박용환 전국위원이 “중앙당기위 선출 건이나 비대위 건이나 추천받으신 분들 모두 훌륭한 분들이라 생각하고 어려운 때 일을 맡아주신 것에 고맙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당 내 다양한 의견그룹이 있는 것을 공공연하게 다 안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활동했던 구사회당분들은 당기위도 비대위도 모두 배제됐다. 의도적인 것인지 김종철 권한대행의 의견을 듣고 싶다”고 지적했다.

김종철 권한대행은 “중앙당기위는 당에서 공고했고 본인들이 직접 등록한 것이지 특별하게 누구를 제한하고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비대위 추천과 관련해서는 그는 “대표단에서 추천했다. 의도적으로 제한한 건 아니었으나 큰 조직을 운영해보셨고 상당히 책임감이 있으신 분들이어서 추천했다. 만약 다른 분들의 추천이 있었다면 더 고민했을텐데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3인의 비대위원은 만장일치로 통과되어 김일웅 비대위 체제가 내년 2월초 지도부 선거까지 당을 이끌게 됐다.

이날 전국위는 청년학생위원회 총회에서 논란이 된 ‘위임장’이라는 회의 규정이 당규에 배치되며 향후 그와 같은 회의 규정은 당규에 적합하지 않다는 안건도 다루었다. 하지만 그에 대한 구사회당계에서는 어떤 반론도 펼치지 않아 만장일치로 통과되기도 했었다.

이날 전국위는 구사회당계가 더이상 ‘구사회당계’라는 호명에 반발하기보다는 본인들을 당내 의견그룹의 일환으로 그 행보를 시작한 날로, 향후 지도부 선거를 둘러싼 논의 등에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같은 행보는 구사회당계 뿐만 아니라 일부 소수 의견그룹에서도 공동행동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돼 지도부 선거가 본격화될 무렵 다양한 의견그룹이 양측으로 팽팽하게 나뉠 것으로 보인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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