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연대 파괴음모 주장 구당권파
    구당권파 때문 야권연대 고민 민주당
        2012년 05월 29일 09:4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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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달 동안 통합진보당 사태가 지속되면서 이를 지켜보는 민주통합당 내의 시선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그간 통합진보당 사태와 관련해 민주통합당은 일관되게 ‘통합진보당 당내 자체 정화’를 기다리며 야권연대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왔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전 지도부의 핵심 측근 A씨는 통합진보당에 대한 민주당 내부 반응이 “매우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를 한 결과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에 부정적인 의견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이 함께 추락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한 야권연대의 전망과 관련한 민주당의 내부 입장들에 대해서도 “대부분 말 꺼내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조심스러워 하는 상황이다. 야권연대 폐기까지 주장하는 사람은 아직 없지만 올해 야권연대를 하면 이번 대선의 승부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라고 밝혔다.

    411총선 야권연대 조인식

    그는 대선과 관련해서 “현재로서는 ‘당 대 당’ 연합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통합진보당에서 대선 후보로 이정희 전 대표가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는데 총선 이후 이미지가 급추락했다. 앞으로 심상정이나 유시민이 대권 주자로 나설 가능성이 있는데 그들과 ‘당 대 당’이 아니라 ‘인물 대 인물’로 연합하는 것이 차선책이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반면 민주통합당의 다른 관계자 B씨는 야권연대 폐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이 있는 해인데 야권연대라는 강력한 무기를 폐기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 현재 야권연대 폐기는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야권연대에 기대하지 말고 독자노선으로 가자는 세력도 민주당 내에 일부 있지만, 그것이 야권연대의 공식 폐기를 주장하는 것도 아니”라고 밝혔다.

    민주통합당의 재선의원 측근 C씨도 “대승적 차원에서 야권연대 폐기는 안된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야권연대를 옹호하는 한 초선의원의 보좌관 D씨는 “우리 의원도 통합진보당 사태가 빨리 매듭지어지지 않으면 대권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현재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전반적으로 야권연대 폐기나 옹호 발언이 보수언론의 먹잇감인 만큼 쉽게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고 있지만, 명백하게 민주당의 지지도와 대선 승패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고, 그만큼 야권연대의 방식을 바꾸거나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미가 깔려 있다.

    민주통합당 중앙당 핵심관계자 E씨는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 전체를 깨자는 의견과 구당권파를 날려버린 이후의 통합진보당과는 연대를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반반”이라고 말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통합진보당의 당내 정화 촉구’ 의견은 통합진보당 내 구당권파를 겨냥한 것이라는 뜻이다.

    민주통합당의 내부 사정은 현재 당의 공식 입장이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의 존폐를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지만 대선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보면서 각 세력들이 열심히 계산을 하고 있는 중이며, 사태 추이와 그 결과에 따라 야권연대 전반에 대한 재검토까지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진보당에 대한 보수언론의 색깔론 공세에는 비교적 한 목소리로 ‘야권 탄압’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통합진보당 지지율이 계속 추락하고 야권연대의 부정적 여론이 확산된다면, ‘통합진보당과의 연대 없이는 대선 승리가 어렵다’는 판단과 ‘계속 사태가 악화된다면 독자노선이 더 나을 것’이라는 판단 사이에 어느 쪽으로 기울지는 모를 일이다.

    통합진보당 구 당권파에 대한 사퇴 압력와 탄압의 배경에는 야권연대 파괴 음모가 깔려 있다고 구 당권파는 주장한다. 하지만 바로 그 구 당권파의 행보와 태도 때문에 야권연대의 존속 여부를 고민하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이 민주통합당의 내부 사정이다. 정반대 방향으로 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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