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고] 초비상 서울교육감 이수호 캠프
        2012년 12월 17일 01:4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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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 서울교육감 선거는 네 번째 이수호 꼭 찍으셔야 해요. 알았죠?”
    “오냐 알았다. 2번 찍으면 되지.”
    “아이 참, 어머니. 그게 아니라니까요. 교육감은 네 번째라니까요. 4번, 4번이라고요.”

    경남 창원에서 직장을 다니는 한 노동자와 서울에 사는 노모와의 대화 내용이다. 이것만이 아니다. 부재자 투표에서도 똑같은 사례가 발생했다. 2번 문재인을 찍은 표에서 적지 않은 수가 교육감도 두 번째를 찍었다. 아무 생각 없이 교육감도 두 번째가 민주진보이겠거니 판단한 것이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이수호 캠프는 초비상이 걸렸다.

    이수호는 투표용지 네(4)번째 칸이다

    교육감 선거는 기호가 없다. 추첨으로 정하는 투표용지 순서만 있을 따름이다. 바로 여기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수호 후보가 투표용지 네 번째고, 박근혜 캠프 부위원장이었던 문용린이 두 번째다.

    서울교육감 선거는 대통령 선거에 완전히 가려져 있다. 그러다보니 투표를 이틀 남긴 오늘까지도 부동층이 50%다. 투표 당일까지도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 사람들 대다수는 자신의 평소 정치적 지향에 따라 투표용지 순서만 보고 투표할 것이다.

    우리 주변의 많은 지인들과 민주진보 지지자들이 별 생각 없이 두 번째 칸에 투표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 문제의 심각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되면 두 번째 칸의 문용린이 보수진영의 표에다가 민주진보 표까지 얻어가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끔찍하다.

    교육감 선거는 노동·진보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한 달여 전이었다. 민주진보진영은 여러 후보를 놓고 단일후보를 선출했다. 그날은 날씨가 몹시 추웠다. 그날로 단식 34일째의 쌍용자동차 김정우 지부장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언덕을 올라 투표장을 찾았다. 나는 그 장면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이후에 기륭전자 김소연 분회장이 투표장을 찾았다는 말도 들었다.

    그들이 투표장을 찾은 것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연대하기 위해서였다. 학교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였다. 노동밖에 모르는 나 같은 사람들이 이수호 캠프에 결합해서 난리굿을 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청년들 대다수가 비정규 노동자이면서도 노동을 거부하고 노조를 외면한다. 노동법의 사각지대에서 신음하고 있다. 이는 교육의 문제인 것이다. 초·중·고 때부터 노동교육을 해야 한다. 노동법 교육을 해야 한다. 그것은 우리 자식세대의 미래를 열어가는 길이기도 하다. 대학을 나와도 대다수가 비정규직인 시대 아니던가.

    혹시 이것을 알고 있는가. 이수호 후보와 박빙을 겨루는 문용린 후보가 사교육업체 회장이었다는 것을, 사교육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주장한 것을 말이다. 이것이 무슨 의미인지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공교육은 더더욱 엉망진창이 될 것이고, 학원비는 더 오를 것이고, 경쟁에 찌든 우리의 아이들은 계속해서 자살로 내몰릴 것이고…. 교육감 선거의 의미가 이런데도 정녕 나 몰라라 할 것인가.

    딱 이틀만 미쳐보자

    선거구도로만 보면 서울교육감 선거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민주진보교육감을 선택하겠다는 여론이 60%다. 민주진보는 이수호 한 사람이고, 보수는 세 사람이다. 이미 사퇴한 보수후보 이름도 투표용지에는 그대로 남는다. 게다가 서울은 문재인(+김소연, 김순자)이 박근혜를 압도한다. 이렇듯 서울교육감 선거는 절대로 질 수 없는 선거다.

    그런 선거가 추첨으로 정해진 투표용지 순서 때문에 고통을 당하고 있다. 이수호의 순서가 네(4)번째라는 것을 얼마나 각인시키느냐에 이번 선거의 승패가 달려있다.

    선거에는 여러 격언이 있다. 나는 그중에서 미치면 이긴다는 격언을 가장 좋아한다. 누가 과연 미친 놈을 감당할 수 있단 말인가. 이수호 캠프는 오늘 새벽부터 40시간 비상체계로 돌입했다. 이수호 후보를 비롯한 모든 캠프 관계자가 무박으로 선거운동을 한다.

    모두들 전국에서 딱 이틀만 미쳐보자. 지금 당장 전국에서 단체 회원에게, 노조 조합원에게, 그리고 가족·친인척·동창과 지인에게 서울교육감 이수호를 알리자. 그래서 그들이 서울의 모든 연고자에게 이수호를 알리도록 만들자.

    특히 어른들께 이수호의 투표용지 순서가 네(4)번째임을 알리자. 이수호 선거운동을 해달라고 100명에게 전화하고 문자를 보내자. 그 연락을 받은 사람이 또다시 10명에게 전화하고 문자를 보내도록 만들자.

    그렇게 이틀만 미쳐보자. 이틀이면 충분하다. 피 토하는 심정으로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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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태일재단의 한석호 기획실장이 투고 글을 보내왔다. 절절한 마음이 느껴지는 글이다. <편집자>

    필자소개
    전태일재단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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