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층, 평균 스펙 쌓는 비용 4269만원
    청년유니온, ‘이력서의 가격 매기기’ 실태조사 결과 발표
        2012년 05월 29일 03: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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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졸업자 35명의 이력서 평균가격은 4269만원

    청년유니온은 4월 말부터 5월 20일까지 대학졸업자 35명을 대상으로 ‘가격을 매긴’ 이력서를 받았다.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묻는 학력, 어학, 자격증, 연수 등의 기재란을 채우고 이를 만들어내기 위한 비용을 산정한 것이다. 청년유니온의 요청에 따라 이력서를 제출한 대학졸업자 35명의 이력서 평균가격은 4269만원이었다.

    4269만원은 취업에 성공한 25명이 32개월 동안 임금을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하는 돈이다. 취업한 25명의 처지도 고용 형태에 따라 크게 엇갈린다. 정규직 10명의 평균 월급은 200만7천원, 비정규직 16명의 평균 월급은 144만원이다. 정규직으로 채용 된 청년들이 26개월에 걸쳐 이력서 비용의 회수가 가능한 반면, 비정규직으로 채용 된 청년들은 36개월이 걸린다.

    "이태백이 싫다"(사진=고용노동부)

    이력서 가격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대학 등록금이다. 35명이 등록금으로 지출한 금액은 평균 2802만원이다. 응답자의 43%인 15명은 해외연수 경험이 있으며 여기에 지출한 금액은 1108만원이다. 응답자의 89%는 토익이나 MOS 등의 자격증에 응시하였다. 이들이 ‘응시료’로 지출한 금액은 평균 59만원이고, 학원 수강, 교재비 지출 등 사교육에 쓴 비용은 평균 112만원 수준이다. 토익 응시자들은 아홉 차례 정도 시험을 치렀다.

    YBM은 ‘배째라’, 정부는 ‘모르쇠’?

    이번 이력서 실태조사 사업에 참여한 김효진(가명. 27) 씨는 토익시험에 10차례 응시했다. 토익은 대부분의 민간기업과 공기업이 요구하는 영어관련 자격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청년층은 불가피하게 토익 관련 시험에 응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시자를 배려하지 않는 YBM의 시험운영 정책은 불편하기 짝이 없다. 김효진씨는 “가격이 계속 올라요. 제가 처음 응시한 2004년 당시에 32000원이었던 응시료가, 지금은 42000원에 달해요. 추가접수를 하게 되면 46200원을 지불해야 되요.”라고 말했다.

    실제로 토익의 응시료 인상률은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웃돈 것으로 들어났다. 99년부터 2011년에 걸쳐 누적 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46.7%이지만, 토익의 경우 61.5%에 달한다. 청년층이 토익에 느끼는 불만은 가격 뿐만이 아니다. 성적 재발급 비용이 없거나 몇 백원 수준에 불과한 다른 자격과 달리 토익의 성적 재발급 비용은 3000원에 달하고, 배점 기준이 공개되지 않아 청년들은 자신이 받은 점수의 근거를 확인할 수 없다. 성적 유효기간도 성적발표일이 아닌 시험일을 기준으로 책정되기에 응시자들은 짧은 기간이나마(시험일로부터 성적발표일까지 약 3주) 손해를 보게 된다.

    국가공인 자격시험이 아닌 민간 영어 자격시험이 전횡 행사

    교육과학기술부는 토익과 토플 등 민간에서 운영하는 영어시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올해부터 ‘국가영어능력평가(NEAT)’를 도입한다고 발표하였으나 그 실효성은 미지수이다. 청년유니온 한지혜 위원장은 “민간기업과 공기업을 막론하고 채용조건을 장악하고 있는 민간 영어자격증의 의존도를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공기업과 정부기관의 경우 채용과정에서 국가공인 영어자격만을 인정하도록 하는 등 강력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지혜 위원장은 청년층의 과도한 스펙경쟁을 목도하면서도 제대로 된 일자리 정책을 마련하지 못한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날을 세웠다. “청년층을 위한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한데 구직자는 넘쳐나니 영어가 필요 없는 업무에서조차 영어자격을 요구하는 스펙인플레 현상이 나타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의견을 피력하고,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사교육을 받아야 취업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가 돼버렸다”며 “청년 일자리에 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하며, 우선은 국가가 구직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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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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