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소속 3인 대선후보 TV토론
    김소연,김순자 다르면서 같은 공약
        2012년 12월 06일 09:5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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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밤 중앙선관위원회 주최로 열린 무소속 대선 후보 3인의 TV토론회가 열렸다. 노동자대통령 후보인 김소연, 청소노동자 김순자, 박종선 후보가 참석했다. 강지원 후보는 TV토론에서 주요 후보와 군소 후보를 나누어 하는 방식에 반발해 불참했다.

    이날 토론회는 김소연-김순자 후보가 서로 비슷한 가치관과 공약을 내걸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토론의 목적은 다소 달랐다는 평가이다.

    김소연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공약 비판을 함께 병행하며 차별화를 강조했고, 김순자 후보는 공약 해설에 집중했다. 박종선 후보는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거나 어려운 문제라고 답변을 건너띄는 등 토론에 참여하기에는 다소 무리였다는 평가이다.

    김소연 김순자 박종선 무소속 대선후보

    또한 당초 토론회는 2시간 생중계로 예정되었지만 김순자 후보의 경우 토론 당 3분30초간의 시간을 대부분 채우지 못한 채 준비한 내용을 읽어내린 것에 그쳤고, 박종선 후보의 경우는 기본적인 토론 준비를 해오지 않아 답변을 건너뛰는 등 시간 안배 문제로 1시간 40분만에 끝나기도 했다.

    김소연, 박근혜-문재인 저격하며 차별화 강조…구체적 수치와 사례 언급

    김소연 후보는 기조연설에서 “한파를 온몸으로 견디며 노동자들이 철탑에 매달려있다. 노동자만이 아니라 농민, 학생, 장애인, 철거민, 성소수자들이 있다. 고통과 절망 배후에는 재벌이라는 배후가 있다. 그들에게 한마디도 못했던 박근혜, 문재인 후보가 경제민주화를 한다고 한다”며 “재벌의 친구인 문재인, 박근혜 후보가 경제민주화를 하겠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왼발로 밟느냐 오른발로 밟느냐의 차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반도 외교정책 토론에서도 김 후보는 “박근혜, 문재인 후보가 동북아 평화를 강조하면서도 미국과의 긴장과 전쟁위협을 촉발하는 제주해군기지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며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중단하는 것이 미국 중심의 외교를 단절하고 평화협정을 구축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경제민주화 토론에서는 김 후보는 “박근혜 후보가 경제민주화를 말 한다. 왜 그런 말을 할까 생각했더니 그간 경제가 독재였다라는 말인 것”이라고 꼬집기도했다.

    일자리 창출과 고용안정 방안에서도 김소연 후보는 문재인 후보가 정리해고 요건을 강화하겠다고 한 것을 겨냥해 “정리해고 제도가 있기 때문에 사용자가 노동자들을 쉽게 해고하는 것으로 풀어나가는 것”이라며 정리해고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마무리 발언에서도 김 후보는 “정리해고법이 그대로 있는 한 요건을 강화해도 사용자들은 법망을 피해갈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 패악질 때문에 사람들이 ‘미워도 다시한번’ 정권 교체를 바라지만, 민주정부 10년을 기억하는 노동자들은 묻지마 정권교체로 세상이 바뀌지 않을 것을 알고 있다”며 민주당의 정권교체론을 꼬집었다.

    경기침체 장기화 대책에서 김소연 후보는 아이슬란드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우리나라가 98년에 겪었던 것처럼 아이슬란드도 2008년 큰 위기에 빠졌다. 아이슬란드 정부는 세금으로 국가의 빚을 갚으려 하자 국민들이 이를 거부하고 금융위기를 초래한 정부, 기업, 은행 규탄시위를 벌였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국제통화기금의 압박에도 국민들이 싸워 그 결과 경제위기를 초래한 정치인, 기업인, 은행인 90여명이 검찰에 기소됐으며 2009년 새정부에서는 세금으로 오히려 국민들의 빚을 갚았다”며 “그 결과 새롭게 경제가 돌아갔고 저소득층에는 강력한 복지를 지원한 결과 내수까지 돌아가며 2011년 1분기 부터 플러스 경제로 돌아섰다”며 여기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제기했다.

    김순자, 쉬운 언어로 공약 해설…읽는 수준에 그쳐 아쉬움

    김순자 후보는 토론 전반에서 본인의 핵심 공약을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도록 잘 설명했다. 하지만 준비한 대본을 그대로 읽는 수준에 그치고 야스쿠니 참배를 ‘참패’라고 읽거나, 대북정책 방안에서 ‘한민족’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등 본인의 정치적 포지션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김 후보는 기조연설에서 “저같은 청소노동자가 출마한 것은 세상이 좋아져서가 아니다. 저같이 세상에 눈에 잘 띄지 않는 사람이 출마해야 할 만큼 세상이 더 안 좋아졌기 때문”이라며 “저는 세상을 엎어버리자고 나온 게 아니라 이 사회를 어떻게 바꿔야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지 말씀드리려 나왔다”며 본인의 주요 공약을 내세웠다.

    권력형 비리 근절 방안에서 그는 문재인, 이정희 후보도 공약으로 제시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신설하겠다며 “권력과 검찰이 한통속인데 뭘 더 바라겠나. 비리 척결은 본때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도를 바꾸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수사처장은 국민의 추천을 받아 청문회를 거쳐 국민들이 인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북정책 방향에 대해 김순자 후보는 “인도적 지원을 하니 못하니, 말이 많지만 이것은 이념과 체제를 떠나 해야하는 것이다. 심지어 서로 전쟁할 때도 인도적 지원을 한다. 이것은 사람의 도리”라며 “물론 북한 핵, 인권 문제 있지만 남북관계 기본은 평화와 대화”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김 후보는 추가 발언을 통해 “우리는 한민족이다. 그런데 이렇게 갈라놓고 대화 없이는 아무론 소용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북한인권 개선하라고 협박하고 삐라 뿌리면 북한인권 개선되나? 모든 것은 대화로 풀 문제”라며 “대북 봉쇄정책과 대결정책은 그만두고 핵 문제도 북한에게 핵 없이도 안전하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침체 장기화 대책에서서도 김순자 후보의 설명은 쉬웠다. 그는 “수출 중심, 대기업 중심의 경제에서 내수를 지키는 경제, 중소기업을 지키는 경제로 바꿔야 하는데 이 내수시장을 살리려면 물건을 사줄 서민들의 주머니가 넉넉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1만원으로 인상하고 모든 사람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이 제대로 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일자리 창출과 고용안정 방안에서도 “문재인 후보도 노동시간 단축해서 일자리를 나누자고 하지만 그런데 일을 적게 했으니 돈도 적게 받아가라 한다”며 “장시간 노동은 하고 싶어하는게 아니라 안하고는 살수가 없으니 억지로라도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생활수준이 떨어지지 않는 노동시간 단축을 하려면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주당노동시간을 35시간으로 줄이며, 누구에게나 기본소득 33만원을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박종선, 부정확한 대책 제시하거나 답변 거부

    박종선 후보는 토론 질문에 엉뚱한 답변을 하거나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대북, 외교 정책 등에서 그는 박근혜 후보보다 더 강경한 보수색을 드러내면서도 구체적인 정책을 설명하지 않았다.

    박 후보는 외교정책과 관련해 “외교 문제는 중국과 러시아랑 손 잡아 해결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우리나라가 중국과 일본하고 사이좋게 살아야하는데 될 수 있으면 문제를 일으키면 절대 안된다. 제주해군기지가 어떠니 그럴 필요 없이 우리나라는 작은 나라대로 살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될 수 있으면 북한에 대해 무시하는 것이 최고의 정책이다. 그래야만 장래 내부 붕괴를 기대하는 것 밖에 없다”며 “과거 김대중씨가 북한 왔다갔다하면서 돈 많이 주면서 북한 내부 붕괴 막았다. 나는 그런 건 절대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와 관련해서는 어려운 문제라며 답변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소연-김순자, 비슷하면서도 다른 정책

    권력형 비리 근절 방안에서 김순자 후보는 국민이 추천해 국회에서 인준하는 형식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김소연 후보는 구체적인 명칭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국민들이 직접 통제하는 기구를 만들어 직접 선출과 소환하는 방안을 제시해 공통된 의견을 제출했다.

    대북정책과 관련해 김순자 후보가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며 평화협정과 체제를 강조하면서도 ‘한민족’ 발언으로 실책을 했고, 김소연 후보는 주변국과의 관계를 설명하며 주한미군 철수, 한미군사훈련 중단, 주변국 전체의 비핵화, 비무자장지대의 지뢰를 걷어내 평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할 것을 제시하면서 북한을 주적으로 두는 국가보안법 폐지 없이 박근혜, 문재인 후보의 평화협정안의 진정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대북정책에서 두 후보간의 차이는 한반도 주변 외교정책에서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김소연 후보가 제주해군기지 건설문제를 미국의 패권문제임을 강조하며 외교전략의 다변화를 주장한 반면, 김순자 후보는 주로 일본과의 외교정책에서 일본 식민지 청산을 강조했다.

    경기침체 장기화 토론에서는 김소연 후보가 아이슬란드의 경제위기 극복 방안을 구체적인 수치와 사례로 언급해 설명했으며, 김순자 후보는 보다 쉽고 명료하게 설명했다는 점에서 공통됐다. 다만 김소연 후보는 재벌의 자산을 몰수해 노동자민중의 기업을 만들어 비정규직 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좀 더 거시적인 방향을, 김순자 후보는 최저임금 인상과 기본소득 지급 등 구체적인 정책안을 제시했다.

    경제민주화 정책에서는 두 후보가 모두 1%도 되지 않는 지분을 통해 제왕적으로 군림하는 재벌 총수들의 문제를 지적했으며, 특히 두 후보는 재벌이 부당하게 취득한 자산을 사회에 환원해서 복지에 써야 할 것을 공통 의견으로 제시했다.

    일자리 정책과 고용안정 방안도 김소연 후보가 노동시간 주30시간 단축, 김순자 후보가 주35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와 좋은 일자리와 나쁜 일자리를 구별하는 등 대체로 의견이 같았다. 여기서 김소연 후보는 정리해고 제도 폐지가 고용안정의 방안으로, 김순자 후보는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완전고용으로 고용안정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

    고령화 저출산 대책에서 김순자 후보는 주거와 보육, 교육 무제 우선 해결과 기본소득 33만원, 기초노령연금에는 22만원을 제시했고 김소연 후보는 기본적으로 성평등한 돌봄사회와 일가정 양립 사회로의 전환을 제시했다. 김 후보는 특히 저출산 방안으로 낙태 여성에 대한 범죄화를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으며, 두 후보 모두 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이주노동자들의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시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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