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희 돌직구에 박근혜 당황
    문재인은 평이... 3인3색의 첫 토론
        2012년 12월 05일 12:1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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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밤 8시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린 방송3사 공동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의 공격적인 질문과 ‘돌직구’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후보는 초반 박근혜 후보가 통합진보당의 애국가와 국기에 대한 경례 문제를 걸고 넘어지자 사실이 아니라며 “잘 아시고 질문을 하셔야죠”라고 비꼬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행적, 전두환 대통령으로부터 박 후보가 6억원을 받은 사실 등을 지적하며 맹공격을 퍼부었다.

    이에 박 후보가 전두환 대통령로부터 6억원을 어쩔 수 없이 받은 것이라며,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내기도 했다.

    토론회에 나온 이정희 문재인 박근혜 후보(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가 박 후보의 저격수로 나서는 가운데 문 후보는 대체적으로 평이한 질문과 답변으로 안주했다. 그러나 박 후보가 지난 4월 총선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 문제를 지적하자 현재의 통진당은 혁신이 되지 않은 상태라고 답변하면서 이 후보와 일정한 거리두기를 시도하기도 했다.

    애국가와 국기에 대한 경례 문제에 이정희, “좀 알고 질문해 달라”
    통합진보당과 민주노동당 헷갈려 발끈하기도

    정치불신 해소 방안과 실행 계획 질문 자유토론에서 박 후보가 문 후보에게 “민주당은 지난 4월 총선에서 민주노동당과 연대해 김석기, 이재연 의원 등을 당선시킨 뒤 그 연대가 바로 깨졌다”며 “한미동맹 폐지, 주한미군 철수, 한미FTA 폐지, 제주해군기지 문제 등을 합의했고, 현재 이정희 후보도 사퇴를 한다는데 어떤 것이 민주당이 추구하는 가치냐”고 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지난 총선 때는 새누리당의 과반수 의석을 막기 위해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을 포함해 야권이 연대한 것은 국민의 뜻에 따른 것”이라며 “민주당은 혁신을 위해 노력 중이고 민주노동당도 역시 혁신해 국민들에게 인정받는 당이 된다면 같이 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이후 박 후보는 이 후보에게 “통합진보당은 애국가를 부르지도 않고 국기에 대한 경례도 안 한다는데, 이런 당에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도 되는 것이냐”라고 질문하자, 이 후보는 “먼저 토론의 기본과 예의를 갖춰라. 우리 당 의원은 김석기, 이재연이 아니라 이석기, 김재연이며, 문 후보도 민주노동당이라 하셨는데 그것은 우리 당 전신이고 우리는 통합진보당”이라고 정정했다.

    이 후보는 박 후보 질문의 답변에 “제가 2년간 민주노동당 당 대표였다. 한 번도 저를 못 보셨나. 국가적 행사에서 모두 애국가를 불렀는데도 왜 그런 질문을 했는지 모르겠다. 좀 알고 질문해 달라”고 꼬집었다.

    이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박근혜 후보 6억원 받은 것 비판
    박근혜, “사회에 환원 하겠다”

    권력형 비리 근절 대책에 이정희 후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박 후보에게 6억원을 줬다고 밝히지 않았나. 당시 6억원이면 은마아파트 30채를 구입했을 돈”이라고 지적하자 박 후보는 “사실은 그 당시 아버지도 그렇게 흉탄에 돌아가시고 어린 동생들과 살길이 막막한 상태에서 아무 문제 없으니 배려차원에서 그렇게 할 때…그거는 받았습니다”라고 시인하며 “그러나 저는 자식도 없고 가족도 없는 상황에서 나중에 다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박 후보의 사회 환원 답변에 대해 토론 마무리 발언을 통해 “6억원 사회 환원 하시겠다는 것은 대선 전에 환원해야 진정성이 있다”고 더욱 압박을 가했다.

    대북정책, 이정희 6.15, 10.4 선언 이행 강조하며 박-문과 차별화

    대북정책 토론에서 이정희 후보는 6.15, 10.4선언 등 남북 공동 선언의 일관된 이행과 비방중지의 합의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문 후보도 마찬가지로 남북의 공동선언 이행과 조건 없는 대화 등을 제시했고, 박 후보는 조건 없는 북한과의 대화를 주장하면서도 최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 즉각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대북정책 토론에서는 박근혜, 문재인 후보 모두 이정희 후보의 대북관을 ‘의심’하는 질문을 던졌다.

    박 후보는 이 후보에게 “지난 10월에 이 후보가 ‘노무현 대통령이 NLL 포기 발언한 것이 사실이라면 박수쳐드리고 싶다’라고 말했고, NLL이 영토선이 아니라 했는데 이는 목숨을 걸고 NLL을 지키는 장병들의 모욕이 아닌가. 연평도 포격 책임을 우리 정부의 책임이라는 트윗도 봤다”며 “NLL을 포기할 수 있다는 건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이정희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 때 처음 합의한 문서에도 서해5도에는 영해선이 없었다는 것을 확인해보라”며 “유신시대의 논리에 얽매이신 분이 남북평화를 열겠다고 나서면 안 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금단의 선을 조금씩이라도 마음으로 넘어가는 결단을 해서 국민에게 감동을 줬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새로운 통일의 상상력을 만들어가야 하는데 박 후보는 유신시대 사고에 머물러 있다”고 반박했다.

    문재인 후보는 이 후보에게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함으로서 아시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며, 유엔 결의안 위반 행위라고 중국도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통합진보당에서는 ‘북한도 위성발사의 자유가 있는데 왜 북한만 못하게 하냐 라고 말한 적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중요한 것은 북한이 실용위성이라고 말한다. 천안함 때도 북한은 계속 아니라고 하고 한국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하니 상황이 더 어려워진 것”이라며 “10.4선언을 살려 이 기회에 남북의 대화 자리를 열어 정말 위성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입장”이라고 답변했다.

    이정희, 박 후보에게 “저는 반드시 박 후보를 떨어뜨릴 겁니다”

    외교정책 분야 토론에서 이정희 후보가 “외교의 기본은 나라 주권을 지키는 것에 있다”며 “혈서로 일본에 충성을 맹세한 타까키 마사오. 그의 한국 이름은 박정희”라며 박정희 대통령의 전력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한일협정을 밀어붙인 장본인이고 좌경용공으로부터 나라를 지킨다고 유신시대를 열었다. 뿌리는 속일 수 없다. 박근혜 후보가 한미FTA 날치기로 경제주권을 팔아먹었다”며 “대대로 나라 주권 팔아먹는 이들은 애국가 부를 자격 없다. 날치기 하고 애국가 부르면 되나. 경제주권 포기하고 무슨 염치로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할 수 있느냐”고 맹비난했다.

    박 후보가 토론 주제와 상관없이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는데 사퇴하면 국가보조금을 받게 된다. 도덕적 문제가 있지 않느냐”라고 묻자 이 후보는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반드시 (박 후보를) 떨어뜨릴 겁니다. 진보적 정권교체 할 겁니다”라고 이른바 ‘돌직구’를 날리기도 했다. 그런데 이 돌직구는 이 후보에게도 돌아올 돌직구이기도 하다. 박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는 것은 출마의 이유가 아니라 후보 사퇴의 논리이기 때문이다.

    토론회 말말말

     토론회 중간 중간 ‘깨알 같은’ 재미도 있었다. 대체로 이정희 후보의 거침없는 공격적인 발언이 많아 불가피하게 이 후보의 말 비중이 높다.

    *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이정희 후보가 네거티브하려고 작정하고 나온 것 같다”

    – 전두환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6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답변하고나서 이 후보의 공세적 질문에 묘한 웃음 표정을 지으며 한 말.

    “퍼주기 위한 것은 가짜 평화”

    – 대북정책에 대해 2006년 퍼주기 정책을 펼쳤는데도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며 진짜 평화와 가짜 평화를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

    *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머리를 염색해서 더 젋게 보이게 하라는 권유 많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 대통령 리더십 방안 중 정직함을 꼽으며 머리 염색을 하지 않은 이유가 있는 그대로 보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

    “유신독재의 퍼스트레이디가 청와대 가게 되면 여성 대통령이 아니라 여왕대통령”

    – 대통령의 필요한 리더십 방안을 설명하며 박근혜 후보에게 돌직구

    “민주주의 수호한다면서 촌지 건네는 의원”

    – 2008년 4대강 관련 예산 저지 농성 당시 민주당의 한 의원이 보수언론 기자에게 책을 선물하며 10만원 수표를 건넸다고 주장

    “됐습니다”

    – 대형마트 규제와 관련해 박 후보와 공방 중 박 후보가 상인연합회와의 조정 과정 때문에 처리가 늦어졌다고 설명하며 “이런 사정 있다는 거 아셨냐”고 묻자 “됐습니다”라고 잘라 말해 박 후보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빵 없으면 과자 먹으라던 마리 앙뜨와네뜨랑 다를 바 없어”

    – 박근혜 후보가 비정규직 차별을 없애겠다고 약속하면서도 최저임금법 개정 등을 가로 막고 있다며 이같이 말해. 여왕대통령의 구체적 버전인 셈.

    “18대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은 제가 대표발의하기도 했습니다. 이상입니다”

    – 박근혜 후보가 자신의 공약인 상설특검제와 특별감찰관 제도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을 두고 문재인 후보가 이 후보의 의견을 묻자 1분30분간의 답변을 10초도 쓰지 않고 짧고 굵게 답변.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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