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공보물 유출 부정선거 논란
"조합원 시각에서 상식적으로 사실관계 밝히고 처리해야"
    2012년 11월 30일 05: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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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12월 5~7일 예정된 전교조 위원장 선거과정에서 기호 1번 황호영, 남궁경 후보 선거운동본부가 상대 후보인 기호 2번 김정훈, 이영주 후보의 공보물을 사전에 빼돌린 혐의를 받았지만, 1차 경고장을 송부하는 것으로 그쳐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건은 노동조합 임원 선거에서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후보 공보물을 중앙선관위에 제출하기 전에 기호 1번 측에서 이를 사전에 빼돌려 공유한 것이 발각되면서 부터이다. 전교조의 조직 특성상 조합원들이 모이는 공간에서 선거 유세를 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전 조합원들에게 발송되는 선거공보물은 조합원들의 선택에 가장 중요한 자료이다.

선관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호 1번 선본 관계자 김 모씨가 지인으로부터 기호 2번의 선관위 제출 공보물이 담긴 USB를 건네받아 이를 기호 1번 선거운동원들끼리 돌려봤다. 문제는 해당 유출자가 누구인지, 공개된 적이 없는 기호 2번측의 공보물을 어떤 경로로 입수하게 됐는지가 전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기호 1번측이 부정행위를 인정하면서도 유출자 당사자가 밝히지 못하겠다면, 도리가 없다는 이유로 발뺌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호 1번 황호영 위원장 후보는 25일 열론 정책토론회에서 “묵비권도 민주적 권리”라며 “민주 사회에서 그런 것까지 인정을 못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진상규명의 회피를 정당화하기도 했다.

상대 공보물 유출 부정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피켓팅

이에 중앙선관위 상임집행위원회에서는 기호 1번측이 최초 유출자를 밝히지 못하는 이유가 이른바 ‘거물’급 인사인 것이 아니냐며, 중징계 결론을 내리며 비공식적으로 기호1번측에게 사퇴를 권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앙선관위 전체회의에서 수사권이 없고, 최초 유출자로부터 공보물을 넘겨받은 기호 1번 선본 관계자에 대한 징계도 현행 선거 규정상 불가능해 경고장 송부로 결정됐다. 이 결정에 대해 기호 2번측과 지지자들, 일부 선관위원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파 문제 아냐, 상식적으로 사실관계 파악해 잘못 경중 따져야

기호 2번 선본의 변성호 집행위원장은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기호 1번측에서는 공보물만 빼돌렸다고 하지만 다른 정보도 빼간 것인지도 확인이 안되고 있다. 누가 어떤 경로로 빼간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 탓”이라고 지적했다.

누가, 어떤 경로로 유출해갔는지에 따라 사안의 심각성이 달라진다는 것이 변 집행위원장의 주장이다. 단순히 지지자의 과도한 행위인지, 소위 말하는 거물급 인사의 소행인지도 중요하며, 유출 경로가 만약 선본 홈페이지를 해킹한 것이었다면 범법 행위나 다름 없다는 것.

변 위원장은 중앙선관위가 경징계에 그친 것에 대해 “기호 1번측이 발뺌하고 있는 상황에서 확인하려는 노력도 없이, 수사권 없다는 이유로 경고장 수준에 그쳤다”며 “선거 경과와 관계없이 내부적으로 진상규명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 전체회의에서 징계 의결을 주장했던 박 모 전 선관위원은 경징계로 결정이 나자 선관위원을 사퇴했다. 박 모 선관위원은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정파문제를 떠나 사실관계가 증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징계로 결정됐다”며 “대중이나 조합원의 시각에서 상식적으로 처리해서 보다 명확히 사실관계를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호 1번에 대한 징계는 아쉽지만 유출된 공보물을 받아 이를 회람시킨 이에 대한 징계 문제에 대해, 그는 “선거 규정상 후보자가 아닌 사람을 징계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고 답변했다.

선거와 별도로 징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선관위는 전교조 위원장에게 징계를 요구할 권한이 없다. 문제 당사자가 소속된 지부의 지부장이 위원장에게 징계를 요청하는 방식이여야 하는데, 해당 지부가 1번 선본측과 가까운 사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관계 규명과 상식적이고 합리적 해결을 강조하는 박 모 전 위원은 “경우에 따라 평범한 조합원이 우연찮게 취득한 공보물을 1번 선본의 친한 분에게 보내줬다면 크게 문제삼을 수 없지만, 만약 유출 당사자가 핵심인물이거나 홈페이지를 해킹했다면 이는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부분일 수 있기 때문에 끝까지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기호 2번 선본의 변성호 집행위원장은 “선관위에 수사권이 없는 한계는 알지만 선거 이후라도 이 문제를 제기할 생각”이라며 법적 검토 여부에 대해서는 “전교조의 자정 능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외부 수사의뢰는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호 1본측은 전화연락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황호영 위원장 후보 등이 선관위로부터 경징계를 받은 날인 26일 공개된 사과문을 통해 “선거운동원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상대 후보와 선관위원, 조합원 동지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데 대하여 위원장 후보로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초 유출자 신원 공개를 거부한 것에 대해 “당사자가 사안이 커지자 힘들어 하며 신원을 밝히지 말라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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