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들 마음은 여자들이…
        2012년 11월 27일 02: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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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 서울 고덕동에 위치한 강동아트센터 전시장에서는 가수 지현의 <나와 소녀들과 할머니들에게>가 흘러나왔다. 위안부 피해 여성들을 위한 사진전 <이야기해주세요>를 관람하러 온 여중생들이 그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세대를 뛰어넘어 그들의 몸에 폭력을 가하는 세상에 대해 분노한다.

    나는 전에 돌아가신 강덕경 할머니가 그린 <빼앗긴 순정>이라는 그림을 기억한다. 식민지 인민들의 죽음을 빨아먹고 거대하게 큰 사쿠라 나무 아래 나체로 얼굴을 가린 젊은 여성이 누워있다. 할머니는 죽기 얼마 전 그림을 배웠다. 하지만 이 작품의 의미와 미학은 전업 작가의 그것에 모자람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그 진정성은 그것을 능가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딴 이야기지만 미술가 홍성담의 박근혜 연작 1, 2는 출산을 모티브로 유신의 재림을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들은 여성계의 파란을 몰고 왔고, 현실 정치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80년 광주의 상처와 분노를 고스란히 담고있는 이 작품은 사실 누가 봐도 불편하다. 미학이 갖고 있는 비판과 역설의 카타르시스보다는 불쾌한 조롱만이 읽힌다. 하물며 그 육체의 당사자인 여성들은 어떻겠는가? 폭력은 결국 폭력을 낳는다는 격언이 그저 진리같이 느껴진다.

    아직도 남성들은 여성들을 잘 모른다. 잘 모르면 아는 체 하지 말든지, 귀 기울여 들어라. 뭔 말들을 하고 있는지 말이다.

    필자소개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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