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 교육학의 새 프레임,
    협력적·창의적 문화교육!
    [책소개] 『미래교육의 열쇠,창의적 문화교육』(심광현 외/ 살림터)
        2012년 11월 24일 04:1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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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 교육의 열쇠, 창의적 문화교육>은 ‘미래의 협력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이고 협력적인 사람을 길러내기 위한 새로운 교육학’이다.

    식민지 해방 이후 분단 체제하에서 압축적 고도성장 전략에 ‘올 인’ 해온 우리 사회에서 교육은 단지 경제 성장과 경쟁력 강화의 도구로 간주되어왔을 뿐이다. 이런 왜곡된 틀이 고착되면서 우리 사회에서 교육과 문화, 교육과 창의력 간의 거리는 점점 멀리 떨어져버렸다.

    하지만 21세기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와 더불어 전문화, 성장, 경쟁과 같은 과거의 키워드들도 함께 시들어가고 있다. 특히 유비쿼터스 시대로의 진입과 더불어 촉진되고 있는 21세기의 ‘거대한 전환’은 기능적 숙련을 넘어서는 창의성을, 양적 성장을 넘어선 지속 가능한 발전을, 경쟁을 넘어선 협력을 다차원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낡은 키워드에 매달리고 있는 우리 교육의 프레임 전체가 변혁되어야 하는 것이다.

     미래교육의 열쇠, 창의성과 협력

    한 나라의 교육정책은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전면적 발달을 촉진하고 삶을 활기차게 살아가게 도움을 준다.”는 교육의 본질적 목적에 부합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교육은 한 사회의 정치경제 시스템 전반의 변동과 맞물려 미래 사회 전체의 발전을 좌우하는 근간을 이루기 때문에 교육정책의 초점은 적어도 30년 후의 미래 세대를 육성하기 위한 다각적인 고려에 맞춰져야 한다.

    그러므로 교육정책은 첫째, 매 시기마다 달라지는 학생들의 발달 단계를 고려해야 함과 동시에, 둘째, 학생들이 미래 사회의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지속적으로 보완되어야 한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교육의 두 측면이 한국의 교육/정책에서는 가장 소홀히 다루어져왔다. 정부와 기업과 학부모들 모두가 학생들의 전면적 발달과 학생들이 진출할 미래 사회에서의 변화된 역할에는 일체 관심을 두지 않고, 현재 사회의 필요와 욕망이라는 낡은 잣대로 경쟁교육만을 강제한 결과, 국민 모두가 경쟁을 위한 교육에 시간과 자원을 쏟아부었지만 실은 모두가 제자리에서 뛰고 있는, ‘레드퀸 효과’에 직면하게 되었으며 청소년 자살률 세계 1위라는 오명까지 얻고 말았다.

    그렇다면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이 책에서 제시하는 교육의 미래를 열어갈 열쇠는 ‘창의성과 협력’이다. 저자들은 이 두 가지 ‘새 술’을 담기 위해서는 우리 교육의 낡은 프레임이 그간 배제해온, 학생들의 자연적 성장의 촉진과 미래 협력사회의 상 만들기라는 두 가지 새 프레임을 교차시킨 ‘새 부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거기에 ‘창의적 문화교육의 새 프레임’이라는 명칭을 부여했다.

    창의성, 문화, 협력, 미래라는 키워드

    최근 ‘혁신교육’의 새로운 교육 이념과 ‘혁신학교’ 정책과 사업 등을 통해 개별 학교 현장에서부터 새로운 교육의 틀을 짜기 위한 다각적인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혁신교육과 관련된 국제 심포지엄들이 개최되어 이런 실험들이 고립된 모험이 아니라 오히려 전 세계적인 대세라는 사실들이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혁신학교와 일반학교 사이에는 거대한 간극이 놓여 있고, 갓 시작된 혁신학교들과 미래의 혁신학교들이 지향할 미래 교육의 내용과 형식을 묶어줄 ‘새 교육과정의 일반적 프레임’은 구성되어 있지 못한 상황이다. 이 새로운 출발과 도달해야 할 미래 사이의 간극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매우 튼실한 교육정책적 가교가 필요하다. 이 책은 이런 가교를 세우기 위한 일종의 기본 설계도라고도 할 수 있다. 이 가교가 바로 ‘창의적·협력적 문화교육’의 새 프레임인 것이다.

    저자들은 미래 교육의 새 비전을 설계하기 위한 인식지도를 그리면서 ‘창의성’, ‘문화’, ‘협력’, ‘미래’라는 키워드를 설정하고 있다. 그 특징은 다음과 같다.

    ① 창의적 문화교육 프레임은 ‘창의성의 관점’에서 미래 교육을 준비하는 시도이다.
    ② 창의적 문화교육의 새 프레임은 ‘미래 변화에 적응-진화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정책’의 이론적 기초를 제공하려는 시도이다.
    ③ ‘창의적 문화교육 프레임은 학습자의 잠재력의 전면적 발달과 동시에 감성과 인성, 지성의 균형적 발전을 촉진하도록 ‘문화적 관점’에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려는 모색이다.

    지식교육에서 문화교육으로, 경쟁교육에서 협력교육으로

    우리의 교육은 문화교육, 협력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지식교육에서 문화교육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문화와 교육의 재결합, 창조적인 문화적 주체화의 달성이 필요하다. 그간 분리되었던 학교 밖의 문화와 학교 안의 교육을 시급히 재결합하고, 집단지성의 시대에 요구되는 창조적인 문화적 주체화가 교육의 분명한 목표로 부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발전된 인지과학에 의하면, 개인의 인지적, 정서적, 도덕적 능력은 홀로 고립된 방식으로 발달하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면서부터 부모 혹은 가족과의 활발한 소통 속에서 발달하며, 특히 학동기에는 교사 및 친구들과의 협력학습을 통해서만 제대로, 더 빨리 발달한다. 따라서 교육의 본질이 협력교육, 협력학습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세계경제의 위기와 세계정치 지형이 격변하면서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새로운 사회 시스템의 프레임을 제시하려는 미래학적 연구가 급증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사회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할 인간 주체의 새로운 상을 연구하기 위해 인지과학, 생물학, 철학, 사회심리학과 인류학을 망라하는 학제적?통섭적 연구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렇게 세계체계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과 미래 사회의 인재를 육성하는 일이 교차하는 역동적인 장소가 바로 교육이다. 협력적, 다중지능적, 창의적 발달을 위한 교육학이라는 이 책의 방향성 역시 그 한가운데 서 출발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입시와 서열화로 왜곡된 고등교육 전체의 혁명적 변화를 지향

    이 모든 노력도 결국 입시와 서열화로 왜곡된 고등교육 시스템 전체의 혁명적 변화와 연결되지 않는다면 사상누각에 불과할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고등교육 시스템의 개혁을 포함한 교육혁명의 필요성과 그 개요를 담은 ‘보론’은, 우리 교육의 미래상에 대해 구체적이며 미래 지향적인 비전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들은 거시적 사회 변동과 중장기적인 교육개혁의 목표와 교육철학의 역사적 재해석, 학제적 연구 방식 등 이 책의 장점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교육과 문화, 교육과 사회의 복잡한 변증법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이론적 연구와 실천적 연대를 확장하는 데 나서게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교육과 문화, 교육과 사회의 어긋난 고리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기를 촉구한다.

    “세계사적 격동 속에서 학생들의 전면적 발달을 촉진하여 미래의 협력사회를 이끌어 갈 창의적 민주시민을 육성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과정의 새 프레임이란 과연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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