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지사 보궐선거 야권단일화,
    권-공 여론조사 진행...이병하 반발
        2012년 11월 23일 09: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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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19일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의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해 민주통합당 공민배, 무소속 권영길 후보가 23일~24일 양일간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통합진보당 이병하 후보는 단일화 동참을 거부하고 있다.

    공민배, 권영길 후보가 22일 낮 12시30분 후보 단일화를 위해 경선 서약서에 서명하고 2개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각 1000명씩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 단일후보를 결정하기로 했다. 발표는 25일 오후 2시에 할 예정이다.

    권영길 공민배, 23 ~24일여론조사로 단일화…이병하 반발

    하지만 같은 날 통합진보당 이병하 선거대책본부는 “통합진보당 후보를 배제한 채 양자 간 일방적으로 단일화 방식과 시한을 결정했다”며 “우리는 통합진보당 후보가 배제된 단일화 논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통합진보당 이병하 후보의 이정희 선대본부장은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21일 밤 민주통합당 후보가 결정되면 후보간의 3자회동을 제안했는데 답이 없다가 22일 오전 11시30분 민주당측이 12시에 만나자고 제안했다. 이에 후보가 창원에 없어 책임 있는 관계자가 참석하겠다고 하니 ‘3자 단일화는 안하겠다는 걸로 알겠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고 주장했다.

    이 선대본부장은 “그런데 바로 그날 낮 12시30분 후보단일화 서명식이 예정되어있던 상황에서 형식적으로 제안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통합당 경남도당 장상봉 사무처장은 “21일 3자회동은 통합진보당에 따르면 권영길 후보측이 참석하지 않는다 해서 의미가 없는 자리라고 판단해 불참하겠다고 한 것”이라며 “22일 서명식은 하루라도 빨리 여론조사 등을 진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 이병하 후보 참석이 어렵다고 해서 두 후보끼리 일을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권영길 후보측의 한 관계자는 통합진보당의 3자회동 제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제안을 했다고 할 수 없을 만큼 상황도 복잡했고, 만나는 일정에 대해서도 언제 만날 것인지 통지조차 되어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권영길 선본의 이창우 대변인도 “(통합진보당의) 3자회동 제안 자체가 통합진보당이 기자회견을 통해 일방적으로 던지는 형식이었다. 권영길 선본 입장에서는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단일화를 위한 실무적 접근에 충실했던 것 뿐”이라고 일축했다.

    통합진보당, 3자 단일화 위한 연석회의 참여 거절

    앞서 통합진보당은 ‘경남도지사 야권 후보단일화를 위한 연석회의’에 불참 뜻을 밝혔었다. 이정희 선대본부장은 연석회의 불참 이유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 중심으로 시작된 연석회의의 대표성이나 객관성에 의문이 많았다”며 “소위 진보진영이라 할 수 있는 시민사회단체가 전혀 없는 편파적인 곳”이라고 설명했다.

    권영길 공민배 이병하 후보(왼쪽부터)

    진보신당의 여영국 경남도의원도 “해당 연석회의가 친민주당 성향의 단체들로 구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며 일정 정도의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했다.

    하지만 연석회의가 정치적으로 친민주당 성향이라면 권영길 선본에게도 불리한 조건이다. 권 캠프의 이창우 대변인은 통합진보당의 단일화 배제 주장에 대해 “연석회의가 처음부터 통합진보당을 배제하려 했던 것도 아니다. 통합진보당이 연석회의의 객관성과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참여하지 않은 것이 사태의 발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창우 대변인은 “연석회의 중심으로 단일화를 논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민주당 후보 선출이 늦어져서 시간이 촉박했다. 실무협상을 하루라도 빨리 매듭짓는 것이 중요한 상황에서 연석회의가 여론조사에 의한 단일화 제안해, 우리가 모두 양보하고 이를 전적으로 수용했던 것”이라며 통합진보당을 배제한 것이 아니라 연석회의의 제안과 일정에 충실했던 것 뿐이라고 일축했다.

    민주당 제안으로 이루어진 22일 후보 단일화 서명식과 관련해서 그는 “우리도 연락을 낮 12시에 임박한 상황에서 제안을 받았고, 연락을 받았을 때 이미 이병하 후보측이 거절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권 후보는 2시 진주 일정을 포기하고 서약식에 참여했다.

    따라서 민주통합당이 통합진보당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를 독려하지 못한 것을 지적할 수는 있지만 권영길 후보측이 통합진보당 이병하 후보를 배제했다고 하기는 어렵다.

    특히 해당 서약식은 당일 오전 11시 공민배 후보가 민주당 후보 당선 기자회견에서 통합진보당과의 회동 제안에 어떻게 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즉석에서 만나겠다고 답변하며 이루어진 것이다.

    상황이 이럼에도 통합진보당이 단일화 과정에서 배제되었다며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공민재, 권영길 후보 측에서는 당혹스러워 하는 분위기이다.

    권영길 캠프의 이창우 대변인은 “3자 회동을 하자고 던져만 놓고 우리가 거부했다고 하는 것은 단일화 참여 거부에 대한 명분을 축적하려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병하 후보측과는 현재 공민배 후보와 진행하고 있는 여론조사를 중단할 수 없으니 이후 2단계 단일화 방식으로 가야하는데, 현재 본인들을 배제하려 했다고 하는 것을 보면 2단계 단일화도 쉽지 않을 것 같아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 경남도당 장상봉 사무처장도 “민주당은 처음부터 통합진보당을 포함한 단일화를 주장했다. 그런데 21일 3자회동 하나를 갖고 꼬투리 잡는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지난 4.11 총선 당시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전 대표가 “진보신당은 야권단일화 협상에 통합진보당이 들어가 있는 한 야권단일화 논의에 응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허위로 말해 진보신당을 야권 협상에서 배제시키기도 했다. 이후 진보신당은 이 전 대표의 발언을 허위사실이라며 고소했고 이 전 대표가 5월 하순경 진보신당에 사과문을 보내 진보신당이 고소를 취하한 바 있었다.

    또 당시 경남의 창원을 창원을 국회의원 선거에서 진보신당은 통합진보당 후보가 도의원을 사퇴하고 국회의원에 출마한 것을 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럼에도 당시 통합진보당은 진보신당의 비판을 무시하고 배제시키면서 민주당과의 단일화에 집착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총선에서 민주당과 단일화를 한 통합진보당 후보가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당시 사태를 겪었던 진보신당의 여영국 경남도의원은 이번 보궐선거에서 통합진보당의 ‘배제’ 주장에 대해 “그간 민주당과의 단일화에 집착해온 통합진보당이 그간 태도를 볼 때 납득이 안된다.”며 “단일화를 거절하고 독자 완주를 추구하려면 뚜렷한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여 의원은 “경남의 많은 사람들은 통합진보당이 비례대표 부정선거 파문 이후 실추된 이미지를 도지사 선거에서 만회하고 조직 내부를 정비하는데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고 분석하고 있다”며 비판적 분석을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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