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안 단일화 TV토론을 보고
[탐구, 진보21] 안철수측의 미숙함과 민주당 기득권 구조의 견고함
    2012년 11월 23일 03: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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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TV 토론을 보며 많은 상념이 들었다. TV 토론을 보며 새삼 생각되는 점은 첫째. 안철수와 안철수 지지세력의 미성숙 둘째. 민주통합당 기득권 구조의 견고함이다.

안철수와 안철수 지지세력은 두가지 상반된 평가가 가능하다. 첫째는 박근혜 대세론을 침몰시키며 정치구도를 근본에서 바꿀 정도의 힘은 있었지만 둘째. 민주통합당을 뛰어 넘을만한 힘을 갖고 있지는 못했던 것 같다.

만약 안철수의 출마 선언 이후 안철수의 지지율이 문재인을 압도하고 안철수의 주요 지지기반이었던 청년, 진보적 무당파층, 혁신적 중소기업가 등이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명료하게 표현했다면 양상은 매우 달랐을 것이다. 아마도 안철수는 정치개혁과 정권교체라는 두가지 명분을 동시에 쥐고 보다 여유있게 상황을 주도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사진=미디어오늘 이치열)

현실에서 안철수의 출마 선언은 안철수의 지지기반이 미성숙한 조건에서 안철수의 정치적 결단이 주요 동력이었다. 현실 정치 공간에서는 숨어있는 다수보다 목소리 큰 소수가 힘을 발휘하는 법이다.

일단 박근혜 대세론이 무너지자 민주통합당과 그 지지세력이 활약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안철수와 안철수 지지세력의 미숙함이 결합되어 상황이 악화되었다.

TV 토론 과정에서 나타난 안철수의 모습은 시종 불안해 보였다. 나는 안철수의 불안함에서 그가 갖고 있는 정치적 소명감과 지지기반의 미성숙 사이의 괴리가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재인과 민주통합당에 대해서는 보다 거시적인 관점이 필요하다. 민주통합당과 그 지지세력으로는 박근혜 대세론을 꺽을 수 없었다. 그것은 민주통합당과 그 지지세력이 현 구조에서 정권을 잡을 만큼의 철학과 컨텐츠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세론이 상황을 주도하고 있을 때 숨 죽이고 있던 민주통합당 지지세력이 안철수의 출마 선언으로 상황이 변화되자 상황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매우 노련하고 적극적이었다. 덕분에 그들의 지지정도나 규모에 비해 정치 여론이 과잉 대표되었다.

놀라웠던 점은 이들이 안철수에게 보여준 비정상적인 감정적 반응이었다. 이들은 왜 자신들의 힘으로는 박근혜 대세론을 꺽을 수 없었는가를 성찰하기보다는 그들이 실패했던 논리를 꺼내 들고 안철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안철수의 전술적 실패 이후 문재인과 민주통합당이 보여준 정치력과 노련함은 그와 관련이 있다. (개인적으로 문재인에게는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

단일화나 대선의 승패와 무관하게 나는 안철수와 안철수의 실험이 성공했으면 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박근혜 대세론을 무너뜨리며 새로운 사회에 대한 비전과 편린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필자소개
민경우
전 범민련 사무처장이었고, 현재는 의견공동체 ‘대안과 미래’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서울 금천지역에서 ‘교육생협’을 지향하면서 청소년들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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