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이 아닌 지대를 정부재원으로
[서평] 『세금을 없애고 지대를 걷자』(로널드 버지스/ 시대의 창)
    2012년 11월 17일 01:2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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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수업 첫 시간에 배우는 경제학의 10가지 원칙이 있다. 그 중에 단기에서는 인플레이션과 실업을 동시에 해결 할 수 없다는 것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 중기 혹은 장기에서 실업과 인플레이션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냐? 그건 또 다른 문제다.)

<세금을 없애고 지대를 걷자>(로널드 버지스 지음, 김윤상 옮김)에서는 인플레이션과 실업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을 제시한다. 바로 조세를 철폐하는 것이다.

저자는 세금이야말로 인플레이션과 실업의 원인이라고 말하며, 인플레이션과 실업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정통’경제학의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고전학파든 케인즈 학파든 정부재원으로 세금 이외의 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지금의 세금은 정부가 납세자에 제공하는 서비스와는 관계없이 징수하는 기여금일 뿐이다. 하지만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그것이 아니라 외부효과로 인한 가치, 즉 공적 가치를 징수해야 하는 것이다.

토지의 가치는 사적 가치와 공적 가치의 합으로, 사적 가치는 직접적으로 토지를 개량해 얻은 가치를, 공적 가치는 토지 사용에서 기대할 수 있는 외부경제를 말한다. 이 공적 가치는 정부의 활동 이외에도 국민의 일반적인 활동에 의해서도 발생하므로 사회적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

정부의 재정이 근본적으로 조세에서 지대로 변화해야 실업과 인플레이션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고, 환경문제와 같은 다른 외부경제의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바로 저자가 이 책을 통해 하고자 하는 말이다.

이 책은 ‘정통’ 경제학의 실패에서 시작해 고용, 조세 그리고 조세와 인플레이션, 조세와 실업과의 관계를 살펴본 뒤 헨리 조지와 알프레드 마샬의 논리를 통해 토지가 가진 공적 가치를 이야기 한다. 책의 상당부분은 ‘정통’ 경제학을 설명하는데 할애되어 있다. 게다가 짧은 내용으로 많은 부분을 설명하려다 보니 기본적인 경제학 지식이 없는 경우 읽기에 난항을 겪을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경제학 수업을 들은 사람이라면 더욱 권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경제학 교과서의 앞부분에는 경제학의 10대 원칙을 놓고 시작한다. 달리 말하자면, 이 10대 원칙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정통’ 경제학을 공부할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 책의 경우는 그 10대 원칙 중 한 가지를 뒤집으려는 시도를 하면서 다른 경제학 역시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유클리드 기하학의 공준 중 한 가지를 뒤집으면서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시작되었고, 그 수학적 발전은 다른 학문들에도 적용되면서 과학기술은 앞으로 몇 걸음씩 나갈 수 있었다. 경제학의 기본 원칙 역시 뒤집는 것이 가능하고, 그것을 통해 새로운 경제학을 발전 시켜나갈 때 다른 경제학으로 설명되는 새로운 사회를 맞이할 수 있을지 누가 알까?

필자소개
학생. 연세대 노수석생활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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