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대의 경제’에서 ‘시민의 경제’로
[책소개]『맥쿼리의 빨대는 누가 뽑을 수 있을까』(홍헌호/ 이매진)
    2012년 11월 17일 01:11 오후

Print Friendly

당신의 ‘팩트’는 새빨간 거짓말

“대형 마트가 늘면 일자리가 늘어난다.” “4대강 사업으로 연간 4조원의 재해 복구비를 절약할 수 있다.” “한국의 대기업이 내는 세금이 OECD 평균에 견줘 지나치게 많다.” 이 ‘팩트’들은 사실일까?

<맥쿼리의 빨대는 누가 뽑을 수 있을까?  경제 시민이 묻고 통계의 달인이 답하는 한국 경제의 12가지 쟁점>은 이 ‘팩트’들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답한다.

‘통계의 달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통계 자료를 근거로 한국 사회의 여러 쟁점을 분석하고 반박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홍헌호 소장(시민경제사회연구소)이 한국 경제의 12가지 쟁점에 관해 일문일답 형식으로 쉽게 풀어썼다.

저자는 재벌 개혁과 경제 민주화, 민자 사업과 4대강 사업, 부동산 정책과 일자리 정책, 복지 재정 확대 방안 등 경제 이슈와 대선 주자들의 경제 정책에 꼼꼼하게 의문을 던지고, 수치와 통계를 근거로 ‘팩트’를 ‘체크’한다.

그리고 이렇게 대답한다. “대형 마트와 전통 시장의 일자리는 6만 개 대 36만 개다.” “2007년 이후 4년간 재해 복구비는 연평균 5555억 원에 지나지 않는다.” “법인세는 OECD 평균보다 높지만 법인세를 포함한 기업 부담 직접세는 OECD 평균보다 낮다.” 우리는 또 어떤 ‘팩트’를 놓치고 있는 걸까?

주4일 노동제와 빨대 뽑기

맨 처음 알아야 할 팩트는 ‘재벌 개혁과 경제 민주화’다. 재벌에 경제력이 집중되고 있는 실태, 출자총액제한 제도 부활의 이유, 순환 출자의 문제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가 서민 경제에 끼치는 영향 등에 관한 진짜 사실을 1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2장은 민자 사업이 왜 문제인지 살펴본다. 특히 대표적인 민자 사업 투자자인 맥쿼리인프라의 사업 실태 등을 분석해 민자 사업의 덫에 걸린 지방 재정의 현실과 점점 심화되는 경제적 불평등에 관한 진실을 엿볼 수 있다.

3장은 4대강 사업이다. 최근 심해진 녹조 현상을 둘러싼 정부의 뻔한 거짓말, 하천 관련 피해액 중 고작 3.6퍼센트만 해당하고 재해 예방 사업비의 1.2퍼센트밖에 투자되지 않는 국가 하천인 4대강에 홍수 피해를 막아야 한다며 굳이 22조 원이나 쏟아부은 거짓말, 4대강 사업 덕분에 가뭄도 해결될 것이라는 거짓말을 낱낱이 파헤친다.

4장은 풀기 어려운 숙제, 부동산 정책이다. 1980년대 일본 부동산 거품의 원인, 노무현 정부의 DTI 규제 제도와 분양가 상한제, 이명박 정부의 주택 정책 등을 짚어보고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 방안을 제시한다.

5장은 최근 가장 많은 시민들이 최우선 과제로 꼽은 일자리 정책을 다룬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노동 시간을 줄이고, 중소기업의 인력 수급 불일치 문제를 해소하고, 공공복지를 확대하고, 고령층 등 취약 계층을 배려하고, 실력 있는 창업 기업을 지원하는 것을 일자리 창출 방법으로 꼽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제안하는 것은 주4일 노동제다.

6장은 요즘 크게 유행하고 있는 복지국가를 다룬다. 선진국에 견줘 한국의 복지 지출 규모를 살피고, 부자 감세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대선 후보들과 정당들의 복지 정책과 세제 개편안을 비판하고, 복지 재정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7장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밝힌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를 전략적으로 조합해야 하는 이유를 살피고, 박근혜 후보가 내세운 보육 복지 공약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소득 차등화 복지가 필요한 이유를 살펴본다.

8장은 재벌 개혁을 둘러싸고 장하준 그룹(정승일, 이종태 포함)과 경제민주화시민연대 그룹(이병천 주도) 사이에 벌어진 치열한 논쟁을 되짚어보고, 두 그룹의 논쟁이 절충점을 찾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안철수 후보가 강조하는 혁신 경제를 살펴보는 9장에서는 시장 만능주의와 정부 만능주의를 모두 경계해야 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거버넌스 개혁이라고 강조한다. 10장은 논란이 많은 부유세를 살펴본다. 부유세 신설을 둘러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주장을 되짚어보고, 부유세의 장점은 무엇인지, 부유세가 정말 나쁜 세금인지 살펴본다. 11장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2007년 대선 때부터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줄푸세’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그리고 마지막 12장에서는 박근혜 캠프의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헌법에 경제 민주화 조항(헌법 제119조 2항)을 집어넣었다는 주장을 ‘팩트’를 근거로 반박한다.

엉터리 경제 고치고, 함께 살자

 지난 5년 동안 정부는 여러 정책과 사업을 추진하면서 다양한 주장을 근거로 내세웠다. 대선을 앞둔 지금, 대선 후보와 정당은 지키기 힘든 공약을 그럴 듯하게 포장해 내놓기 바쁘다. 대선이 끝난 뒤에도 정치권은 국민을 위한다며 다양한 말과 정책을 쏟아낼 것이다.

그러나 그 말들이 진짜 사실인지, 새빨간 거짓말인지 알기가 쉽지 않다. 진실을 알리고 팩트를 검증해야 할 언론은 ‘헤드라인 장사’에 정신이 팔려 있을 뿐, 1퍼센트 부자와 재벌들의 끊임없는 욕심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장치는 찾기 힘들다. 근거 있는 팩트로 반박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팩트 체커’가 필요하다.

경제 민주화와 복지 확대는 대선 과정에 써먹을 ‘이슈’가 아니라 99퍼센트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필요조건’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상생,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생,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일자리 늘리기에 관심이 많다면 <맥쿼리의 빨대는 누가 뽑을 수 있을까?>에 물어보자. 진짜 사실을 알고, 원하는 답을 찾게 될 것이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