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신당 도대체 어디로 가나
        2012년 11월 07일 01:33 오후

    Print Friendly

    김순자 당원의 탈당 후 무소속 대선출마설이 김 당원이 직접 무소속 출마의 글을 올리면서 기정사실이 됐다. 김 당원은 6일 오후 당 게시판을 통해 “많은 고민 끝에 저는 당의 이름으로 선거에 나갈 수 없으니, 무소속으로 대선이라는 중요한 선거에 출마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김순자 당원, 당의 대선 방침 정말 몰랐나?

    김 당원은 무소속 출마의 이유를 “제가 사랑하는 이 당의 정신을 지키려면 이 선택이 최선의 선택”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런데 당 대선 방침과 관련해 김 당원의 해석은 지난 10월 27일 전국위에서 표명한 입장과 다소 다른 지점이 있다. 당시 김 당원은 자신이 당 대표단이 합의한 공식 후보인 줄 알았는데 사실이 아니어서 놀랐다는 식의 입장을 냈다. 즉 본인이 당의 대선 후보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당일 당시 기자회견 해프닝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까지 구성되었으며 대선 독자대응안도 부결되었기 때문에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김 당원이 상황을 몰랐다고 볼 수 없었다.

    그런데도 김 당원은 6일 당 게시판을 통해 홍세화, 안효상 공동대표와 김선아 부대표가 출마를 권유했었는데 “당에서 무슨 이유인지 대선을 치르지 말자는 결정을 했다. 저는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황당하기도 하고, 어처구니가 없다. 사람을 나무 위에 올라가라고 해놓고, 밑에서 나무를 흔드는 것과 똑같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대선방침을 둘러싼 당 내 논란을 공식적으로 정리한 전국위의 결정사항은 언급하지 않은 채 다시 지난 기자회견 해프닝 사건으로 돌아간 뉘앙스이다.

    10월 27일 진보신당 전국위 모습

    한편 김 당원은 무소속 출마를 결심하는 글에서 ‘탈당’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무소속 출마의 전제는 탈당이다. 현행법상 정당에 소속된 자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려면 탈당이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김순자 당원이 당 결정사항을 거부하고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다면, 당론을 위배하고 탈당한 사람을 당원들이 지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태의 배경, 사회당?

    김순자 당원의 무소속 출마 배경에 대한 부분에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당을 위해 독자 대응을 읍소할 수는 있어도, 당을 위해 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하겠다는 의미가 이해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다시 ‘사회당’ 출신의 당원들을 언급했다. 구 사회당측이 진보신당과 합당 이후 조직을 장악할 수 없다는 것을 지난 27일 전국위 표결을 통해 확인한 이후 다소 무리가 따르더라도 당의 주도권을 갖겠다는 의지로 보여진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가 일어나기 전날인 5일 과거 사회당의 대선 후보였던 김영규씨는 당 게시판에 “진보신당은 이제 새로운 지도체제부터 꾸려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며 ‘진보신당의 실패’를 “진보신당 전국위원회 등 지도부가 공동으로 책임져야 한다. 12월 새로운 지도부를 꾸리는 전당대회를 소집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글을 ‘(가칭) 전국좌파연대회의 준비위원회 김영규’라는 명의로 올렸다.

    변혁모임등과의 공동대응보다 당 이름으로 독자 대선후보를 내자고 주장했던 구 사회당 출신 당원들이 일제히 김순자 당원의 ‘무소속 출마’를 환영하고 있는 것 또한 김 당원의 출마가 조직적 결정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회당 출신의 신희철 당원은 당 게시판을 통해 “김소연, 김순자 후보 선거운동에 대한 당의 입장이 궁금하다”며 “변혁모임 측 김소연 후보만 존재하고 있을 때 대표단 회의에서 김소연 후보를 지지한 것인지, 김순자 후보도 출마선언한 지금은 변동의 여지가 있는지 궁금하다”며 김소연 후보를 지지할 수 있다면 김순자 당원도 지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3시 대표단 회의, 원칙적인 입장으로 정리될 듯

    이러한 상황 속에 이른바 ‘멘붕’ 상태에 빠진 당을 수습하기 위해 오늘(7일) 긴급 대표단 회의가 소집됐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대표단 회의 방향에 대해 “분명하다. 이미 당론으로 대선대응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변혁모임 후보를 지지하기까지 결정했다. 그런데 김순자 당원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것은 민주적으로 결정된 당론을 위배한 것”이라며 “당이 김 당원의 출마를 인정할 수도, 해서도 안되며 원론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현재까지 김 당원의 탈당계를 접수한 상황은 아니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것은 탈당이 전제”라며 “진보신당 당원이 김순자 당원의 선거운동을 하려면 탈당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잘라 말했다.

    대표단의 한 일원도 “변혁모임 후보의 지지에 대한 대표단 방침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심사숙고해서 이 사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연 선본, “진보좌파진영의 논의 결과대로 완주할 것”

    변혁모임 등에서 단일후보로 추대된 김소연 대선 후보 선본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원칙적인 수준에서 이 사태를 바라봤다.

    김소연 선본의 박점규 동행팀장은 “진보좌파진영의 오랜 토론 끝에 김소연 후보가 대선 후보로 추천되고 결의된 것이고, 진보신당은 김소연 후보를 적극 지지하기로 결정했다”며 “그간의 논의 결과대로 진보신당과 함께 대선에 끝까지 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항간에 김소연 후보가 김순자 당원이 출마할 경우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는 이야기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김순자 당원의 행보에 제대로 비판하지 못하는 분위기를 못마땅해 하기도 한다. 김순자 당원이 당의 정치인으로서 책임있는 행동을 하지 못하는 것을 제대로 비판하지 못하는 이유가 역설적으로 김순자 당원을 정치인으로 보지 않는 태도라는 것.

    이는 김순자 당원을 ‘불쌍한 청소 노동자’이거나 ‘비정규직을 대표하는 어머니’의 이미지로만 사고하면서 정치인이자 활동가인 김순자 당원을 보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김순자 당원 스스로 또한 당의 대선방침을 둘러싼 여러 논쟁의 의미를 ‘잘 모르겠지만’이라고 모호하게 표현하면서 매우 명확하게 ‘대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모순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당 방침은 대선 불출마와 대선 대응을 최소화한다는 것

    한편 당의 다른 일각에서는 당의 흐름이 사회연대후보, 변혁모임과의 공동 대응이 무산된 것은 무소속 후보가 아니라 정당 후보로 나서야 대선 이후 당의 재창당과 진보좌파정당 건설이라는 계획과 연동된다는 점을 근거로 변혁모임과의 공동대응이 무산되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래서 그 이후 변혁모임과의 공동대응이 아니라 당 독자출마냐 대선 불출마를 논의하였고 최종적으로 대선 불출마를 조직적으로 결정하였다는 것이다.

    즉 독자 출마 입장이 부결되었다면 다시 변혁모임과의 공동대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최종적으로 대선 출마를 접고, 진보좌파정당의 건설이라는 방향에서 활동하는 것이 올바르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에 의하면 그래서 ‘진보좌파진영의 후보를 지지한다’는 전국위 이후 대표단의 결정도 섣부른 결정이고 당의 조직적 논의 맥락을 혼동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