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자이언츠, 무엇이 어떻게 바뀔까
    [프라우다의 야구야그] 부산 자이언츠의 내년 전력
        2012년 11월 06일 10:2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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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이언츠의 신임 감독으로 김시진 감독 영입이 최종 확정되기 전에 보내온 글이다. 김시진 감독 외의  선수 얘기는 여전히 현재형인 프로우다의 지적이고 걱정이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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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쓸데없는 걱정이길 바랬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자이언츠 양승호 감독이 우승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자진사퇴하였고 구단은 사의를 받아들였다, 고 한다.

    아무리 둘러대도 이건 해임이다. 비밀번호를 찍던 팀을 단번에 가을야구판에 참가시키고 주눅들어있던 선수들에게 no fear를 외치며 삼진을 먹어도 좋으니 자기 스윙을 하라던 감독을 3년만에 전화 한 통으로 해고했던 자들이 그 후임을 다시 우승을 못 했다는 이유로 내쳤다.

    불과 2년 전, 그 분들은 한국 최고의 타자에게 ‘수비 실책이 많았다’는 이유로 선수가 제시한 연봉을 10% 삭감한 액수를 제시하여 결국은 받아들이게 한 적이 있다.

    그런 구두쇠 구단이 전력 보강을 위해 거금을 들여 FA를 둘이나 영입했으니 우승해야 한다고? 그 선수들, 한 명은 시즌 내내 삽질을 했고 한 선수는 부상으로 시즌 막판에 합류하는 바람에(다행히 훌륭한 경기를 보여주긴 했지만) 다른 불펜 투수들이 고생했었다.

    ‘우승’은 구단주나 단장 혹은 프론트만을 위해서 하는게 아니다. 선수와 팬들이 있다. 금년 시즌, 없는 전력 짜내서 이만큼 한 것이면 정말 잘 한거다.

    아마도 아시아시리즈가 끝나면 신임 감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팬으로서의 솔직한 바램은, ‘우승할 수 있는 감독’보다는 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그래서 결국엔 우승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팀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신임 감독으로 왔으면 좋겠다. 삼진을 먹어도 자신있게 자기 스윙을 하라고 주문하는, 작전질 한다고 경기의 흐름을 끊지 않는 사람이면 좋겠다. 과연 그런 인물이 있긴 할까.

    코치진도 감독과 함께 개편되어야 할 것이다. 원래는 이게 정상인데, 모든 팀이 항상 이렇진 않다. 좀 더 경험있는 투수코치와 금년엔 사라진 장타를 되살려줄 타격코치, 그리고 훌륭한 2군 감독이 필요하다.

    2013 돌아오는 선수

    군입대했던 유격수 박기혁, 투수 나승현, 조정훈이 복귀한다. 박기혁은 광주 아시안게임 몇 개월 전 주루중 발목을 다치는 부상을 입어 결국 대표선수가 되지 못한 채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했었다. 나승현은 자이언츠가 류현진을 제치고 먼저 선발한 선수인데 계속 불안한 투구를 보이다가 경찰청으로 입대하여 퓨처스리그에서 야구를 계속 했지만 그다지 성적은 좋지 않은 편이었다. 조정훈은 2010년 하반기에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아웃되면서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한 바 있다.

    조정훈은 공익근무요원 근무 기간 중 재활에 집중했었으며 2013년 하반기에나 정식으로 전력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기혁은 부상에서는 회복되었겠지만 최근 몇 개월간은 저녁시간에 운동을 시작했다고 하나 몸상태에 따라 합류 시점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나승현은 계속 경기를 했지만 성적이 좋진 않았으며(2012년 44경기 3승 5패 3홀드 17세이브 평균 자책점 4.68) 내년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2013 빠질지도 모를 선수

    NC 다이노스가 기존 8개 구단에서 20인 보호명단에서 제외된 선수 중 1명씩을 데려갈 수 있다. 12일까지 8개 구단은 보호선수 명단을 제출하고 다이노스는 15일까지 데려갈 선수 1명씩을 지명할 수 있다. 누가 될 지는 모르나 분명 한 명 갈 것 같다.

    2012 시즌 종료 후 3명의 선수가 FA자격을 얻게 될 것이고 NC다이노스의 선수 선발때문에 이들은 모두 FA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홍성흔은 지명타자 및 조성환과 함께 팀의 리더 역할을 하는 선수로 반드시 잡아야 할 것이다. 다만 2013년에 만 36세로 그동안 몸관리를 잘 해왔고 아직도 훌륭한 경기를 하고 있지만 4년 계약을 하기는 쉽지 않을수도 있다. 김주찬은 절대 놓치지 않아야 할 선수이다. 지금까지 연봉 협상에서 맨 마지막까지 구단과 줄다리기를 해 온 경력이 있으며 빠른 발과 좋은 타격, 발전한 수비 덕분에 영입을 시도하려는 구단이 많을 것이다. 아마도 롯데와의 우선 협상이 깨지면 다른 팀으로 갈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자이언츠의 사직야구장 전경

    강영식은, 왼손투수임에도 (차라리) 오른손 타자에 강하고 일 년에 딱 일 주일쯤은 미친다는 강점은 있지만 여전히 불안한 제구 및 노련하지 못한 경기 운영 등으로 과연 얼마나 유리한 조건에서 현 소속 구단과의 협상을 진행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내년 투수진 구성은?

    선발투수가 가장 큰 문제다. 송승준 고원준 말고는 현재로서는 선발 자원이 없어보인다. 이용훈이 금년과 같은 호투를 펼쳐준다면 선발투수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외에는 적당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가능성이 있는 후보로는 진명호, 이승호 정도? 진명호는 금년엔 롱릴리프로서는 제 역할을 다 해준 것 같지만 선발로 자리를 옮기면 아마도 심리적 압박 등에 의한 제구 난조 등으로 불안한 모습을 여러차례 보여왔다. 이승호는 시즌 내내 구속이 올라오지 않아 2군에서도 9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으며 1군에서는 플레이오프때의 롱릴리프 말고는 인상적인 피칭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반기에 돌아오는 조정훈이 선발투수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시즌 초반은 누군가 다른 선수가 맡아주어야 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야수진을 생각할 때 내년도 금년과 마찬가지로 외국인 선수 2명을 모두 투수로 선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불펜 구성은 일단 금년과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른손 최대성 진명호 김사율, 좌완 이명우 강영식 이승호, 사이드암/언더핸드 김성배 정대현에 스프링캠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2010년 혜성같이 나타났다가 작년에 부상/부진으로 2군 경기에서도 거의 볼 수 없었던 사이드암 이재곤과 간간이 등판했던 김수완이 살아나주면 좋겠다. 금년에 첫 선발승을 얻어낸 이정민과 시즌 초 독특한 투구폼으로 상대 타자를 교란했던 산체스 김성호도 함께. 나승현은, 글쎄. 조정훈은 초반엔 불펜으로 합류할 것 같기도 하고.

    포수는 여전히 2인 체제, 그러나 그 이후는?

    선발 강민호, 백업 용덕한,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포지션의 문제는 2013년 이후, 장성우가 경찰청 복무 후 돌아오고 강민호는 FA 자격을 얻는다. 사직구장과 부산에서의 강민호의 인기를 한 번이라도 겪어본 사람이라면, 강민호가 다른 팀으로 옮겨가게 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두 선수가 있다 하더라도 강민호를 대신할 수는 없으므로 아마 구단측에서는 잡으려 할 것이다(강민호를 노리고 있었다는 모 구단에서 드디어 현재의 선발포수를 대신할 후임을 찾은 것 같기도 하다, 다행이다). 그렇다면 돌아온 두 선수의 교통정리가 필요할 것이다. 강민호의 나이를 생각한다면(85년생) 지명타자만으로 역할을 한정하는 것은 좋지 않아보이지만 종종 홍성흔과 함께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야수는 어떨까?

    내야에서의 선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고정 백업이 없었던 1루수도 내년에는 박종윤 단독보직으로 운영되진 않을 것이다. 선발 2루수는 조성환이지만 적어도 2013년에는 후임 선발이 확정되어야 할 것이다. 3루수는 황재균이 독보적인 선발 멤버지만 2014년 혹은 그 다음해엔 아마 군입대를 해야 할 것이다.

    박기혁이 돌아오면서 유격수 자리는 현 선발 문규현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상대적으로 수비 능력이 열세라고 알려졌었던 문규현은 지난 2년간 꾸준한 선발 출장으로 기량이 매우 향상되었고 결코 박기혁보다 못하다고 할 수 없는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게다가 타격이 좋지 않았던 박기혁에 비해 문규현은 타격도 조금은 한다. 한때는 ‘문대호’라고 불리기도 했던 그다. 여기에 부상으로 초반에 시즌아웃된 내야수 신본기까지 경쟁에 뛰어든다면 양상은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해진다.

    1루에서는 박종윤과 다른 선수(가장 열심히 찾아야 할 포지션이다), 2루 차기 선발로는 포스트 시즌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준 박준서와 종종 인상적인 경기를 보여주었던 정훈, 3루수는 유격수와 묶여 문규현, 박기혁, 신본기, 손용석이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외야수는 백업 인원 보강이 시급하다. 좌익수 김주찬이 FA 선언 후 팀에 잔류한다면 그나마 금년같이 꾸려갈 수는 있겠지만 만일 그가 다른 팀으로 이적한다면 당장 그 자리를 메울 선수가 필요한데, 현재 외야수중엔 적임자가 없어보인다. 이승화는 수비는 잘 하지만 타격이 바닥이며 황성용 김문호 이인구 역시 타격이 불안하다. 정대현의 보상선수로 잠시 ‘들렀던’ 임훈이 있었더라면 사정은 달랐을 것 같긴 하지만 그는 이미 가고 없다.

    중견수는 아마도 전준우로 시작할 것 같은데 금년과 같은 경기를 계속 하다가는 주전 자리도 보장받지 못할 것이다. 외야수 중 공수 양면에서 가장 뛰어난 실력을 보이고 있는 손아섭은 내년에도 금년에 못지 않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

    외국인 선수는?

    우완 사도스키는 아마도 내년엔 재계약이 어려울 것 같다. 슬로우 스타터임을 감안한다 해도 2012년의 성적(특히 초반)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아마도 묵직한 공을 만들기 위한 지난 비시즌동안의 몸불리기가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았다, 투구 밸런스가 흐뜨러지면서 오히려 치기 쉬운 공이 되어버린데다가 제구 난조 등으로 초반 투구수가 너무 많아져 5회를 넘기지 못한 경기가 많았다.

    그에 비해 좌완 유먼은 꽤 놀라운 피칭을 해주었다. 시즌 후반에 잠깐 나타났던 부상은 다행히 빨리 회복한 듯 하다. 그러나 경기 초반 직구 위주의 승부가 많아 직구만을 노리고 들어온 타자들에게 장타를 허용하는 경우가 많아(유난히 자신의 직구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내년에는 초반 볼배합을 다양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먼의 더 큰 문제는 금년의 호투로 인해 일본 몇몇 구단에서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어쨌건 내년의 외국인 선수 두 명은 모두 투수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3년간 낮선 땅에서 혼자 생활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남겼던, 그러나 금년 시즌 말 뜻하지 않은 부상 및 의료사고로 컨디션이 나빠진 사도스키 투수의 쾌유를 기원한다. 여러가지로 서운한 일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툭툭 털고 좋은 기억만 가지고 가길.

    필자소개
    뒤늦게 야구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 동네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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