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공산당, 마오쩌둥사상 삭제?
    [중국과 중국인]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중국 특색의 자본주의?
        2012년 11월 05일 02:11 오후

    Print Friendly

    마오쩌뚱 이후의 중국공산당?!

    편집인의 독촉에 쫓겨 뒤늦게 원고를 작성하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 자료를 찾으면서 인터넷으로 중국 뉴스를 듣고 있는데 때마침 오늘(11월 4일) 폐막한 중국공산당 제17기 중앙위원회 제7차 전체회의(中国共产党第十七届中央委员会第七次全体会议)에 대한 내용을 보도하고 있었다.

    새로 충원된 두 명의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대한 소개와 보시라이에 대한 당적박탈 등에 관한 내용 이후 당의 강령(章程) 수정안에 대한 보도를 듣던 중 귀가 의심스러웠다. 혹시 잘못 들었나 싶어 다시 좀 더 기다렸다 다시 한 번 들었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익숙한 한 구절이 들리지 않았다. 다시 신화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7차 전체회의 결정문을 읽어 내려갔다.

    중국공산당 17기 중앙위 7차 전체회의 장면

    강령의 전문 중 당의 지도이념을 명기한 부분에서, 중국공산당은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뚱사상, 떵샤오핑이론과 “3개 대표” 중요사상을 행동지침으로…(中国共产党以马克思列宁主义、毛泽东思想、邓小平理论和“三个代表”重要思想作为自己的行动指南)라는 문장에서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뚱사상’이 ‘중국특색의 사회주의’라는 단어로 대체되고, 후진타오의 과학발전관이 새롭게 당의 강령에 추가 된 것이다.(…中央政治局高举中国特色社会主义伟大旗帜, … 以邓小平理论和“三个代表”重要思想为指导,深入贯彻落实科学发展观,…)

    마오쩌뚱사상은 당의 강령에서 삭제되고 후진타오의 과학발전관이 추가될 것이라는 몇몇 언론들의 예측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후진타오의 과학발전관은 그의 또 다른 정치 주장인 ‘조화로운 사회’(和谐社会) 건설과 함께 이미 17차 당 대회 강령에 문구상으로는 표현되어 있었지만, 이제 떵샤오핑이론과 3개 대표론을 계승하는 당의 지도이념으로 확고한 위상을 확보하게 되었다.

    그러나 후진타오의 과학발전관이 당 강령에 명기된 것보다 더 중요한 사건은 역시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뚱사상의 삭제라 할 수 있다. 과학발전관은 기껏해야 개혁개방 이후의 자본주의적 발전을 좀 더 합리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표명에 지나지 않는다면,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뚱사상의 삭제는 중국공산당이 개혁개방 정책의 실시와 소련을 비롯한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의 몰락 이후 선호해 온 ‘집권당’이라는 가치중립적인 표현과 그에 걸 맞는 정책들을 좀 더 자신 있게 펼치기 위한 사전조치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전임 쟝쩌민의 자본가들에 대한 입당 허용조치 이후 시기 중국공산당의 변화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추측들이 제기되었으며, 당 내에서도 다양한 검토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오는 8일부터 개최되는 당의 18차 대회에서 최고 지도자로 선출될 것이 확실한 시진핑(1953년생)과 리커챵(1955년생) 모두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출생한 세대여서, 이들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19차 당 대회(2017년 예정)를 전후해 당명의 개정까지를 포함한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었다.

    특히, 2002년 집권 이후 조화로운 사회 건설을 내걸고 개혁개방 정책의 성과를 일반 대중들에게 좀 더 공평하게 분배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그 결과 당내 좌파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온 후진타오가 자신의 임기 말에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은(물론 정치국과 상무위에서의 토론을 거친 것이기는 하겠지만) 아직 확고한 기반을 확보하지 못한 차지 지도부의 부담을 덜어주고 동시에 직면한 사회-정치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인다.

    1945년 중국공산당 제7차 전국대표대회부터 당의 지도이념으로 부동의 위치를 차지해온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뚱사상의 당 강령에서의 삭제는 중국공산당은 물론 중국인민들에게도 새로운 선택을 요구할 것이다.

    특히 탁월한 유격전술과 농촌을 기반으로 도시를 함락시킨 중국식 혁명 전략으로 중화인민공화국을 건설하고 또 건국 이후 대외적으로는 한국전쟁에서의 북한 지원과 중소대립 그리고 대내적으로는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 등 전 세계를 뒤흔든 마오쩌뚱의 흔적을 지우고 새로운 출발을 하기 위해서는 중국공산당과 중국인민 모두에게 적지 않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당 강령의 수정안에서 주장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적지 않은 중국전문가들이 중국 특색의 자본주의라고 비꼬는)란 무엇인가?’ 또 ‘어떻게 이것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마오쩌뚱의 흔적을 지워내고 혁명 정당에서 집권당으로 변신해 가고 있는 중국공산당이 천안문 광장에 누워 지켜보고 있는 마오쩌뚱과 13억 중국인민, 중국공산당에게서 뭔가 새로운 해답을 찾기 위해 애쓰는 전 세계의 좌파들 그리고 역사의 종언을 선언한 자들 등 모두에게 행동으로 제시해야 할 것이다.

    필자소개
    중국의 현대정치를 전공한 연구자. 한국 진보정당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페이스북 댓글